실시간 TV는 죽었습니다

사실 의도한 것은 아닙니다. 거실의 텔레비전이 죽어버렸습니다. 그냥 죽어버렸다. 라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켜지지 않으니까요. 그렇게 되면서 드라마 광인 우리 어머니가 매우 난감하게 되었습니다. 드라마를 하루라도 보지 못하면 안되는 양반이니까요.

문제는 의외로 심플하게 해결 되었습니다. 텔레비전을 사면 되는 문제긴 한데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맥북 프로를 사용하기 전에 쓴 랩톱을 놓고 pooq(푹)과 tving(티빙)에 가입했습니다. 그리고 왈라! 문제는 해결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처음에는 실시간 사수를 했습니다. 그리고 남는 시간에 VOD를 봤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하루는 푹의 타임시프트 기능을 가르쳐드리니 아주 재미있는 변화가 생겼습니다.

어머니는 실시간 방송을 실시간으로 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주말 몇시가 되면 반드시 채널을 맞추던것이 나중에는 기억이 나는대로 켜서 타임시프트로 처음으로 돌려서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 기능에 익숙해지시니 방송을 잠시 멈췄다 볼 수 있기도 하고, 되돌려 보거나 처음의 광고나 중간 광고를 빨리 넘겨 보시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실시간 TV는 죽었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텔레비전 앞에 정해진 시간 앞에 앉아 보는 것이 시대착오적인 일이 되어가고 있구나. 그렇게 생각한 것입니다. 심지어 우리 어머니도 그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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