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해서, 블로그와 14년.

일기를 쓰는게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그걸 꾸준히 하기는 참 쉽지가 않죠. 블로그도 일종의 일기라고 할 때, 제가 자랑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것이 이 블로그를 14년간 했다는 것입니다(사적인 내용을 담은 초기의 글을 지워서 실제로 겉으로 볼 수 있는 글은 좀 더 뒷 시간입니다). 지난달에 1월 만기인 purengom.com 도메인을 1년 연장했는데, 처음 등록한게 2005년이더군요. 대충 14년 되었습니다.

Why a mac? 이라는 글을 18년 말에 썼는데 알고보니 14년에도 10년에도 06년에도 썼다는걸 알았습니다. 대단하지 않습니까? 내용과 이유가 전부 다 다릅니다. 읽어보면 참 대단하지 싶습니다. 12년 쯤에 애플 코리아에 불려간 적이 있고, 몇년전 모 맥 동호회에서 맥 관련 블로그로 추천을 받아본적이 있어서 지금도 그 게시물을 통해서 유입이 종종 있습니다만. 저는 그러면서도 “왜 내가 애플 블로거지? 맥 블로거지?” 싶었었습니다. 그런데 4년 주기로 4번이나 맥을 쓰는 이유를 적었으니 저도 모르게 애플 블로거, 내지는 맥 블로거라고 불리우는 존재가 되었구나. 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렇게 글을 써놓으면 제가 글을 쓰는 시점에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내가 무엇을 보았는지 기록이 남는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아이폰이 발매된게 2009년 11월 말입니다만… 10년전에 첫 아이폰을 썼을때 남이 아니라 제 생각을 볼 수 있는 곳은 여기 밖에 없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저는 정말 글을 참 못씁니다. 오죽하면 아버지께서 제 글을 보고 나서 “네 글은 초등학생때 썼던 작문이 가장 낫다”라고 하실 정도니까요. 그렇지만 이렇게 14년을 했습니다. 정말 누구나 할 수 있는게 블로그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할 수 있으니까요(웃음). 그래도 역시 정말 좋은 블로그, 잘쓴 글을 보면 많이 부럽습니다.

블로그를 해볼까 하시는 분은 생각보다 많이 계십니다. 그렇지만 정말 할 수 있을까? 라는 망설임을 가지고 계신 분도 많습니다. 사실 저도 아이디어가 고갈되어서 도대체 뭘 써야 한다냐 싶을 때가 많이 있고(그 와중에 방금 ‘이걸 블로그에 써야지’ 했던걸 잊어버려서 당황스럽습니다) 그러다보니 방치했다가 썼다가, 하면서 유지를 하고 있습니다. 14년이라, 참 오래 버텼으니 용합니다. 문닫지 않게 한 것만으로도 상 받아야 하는거 아닌가요?(웃음) 그러니까 여러분에게도 자신있게(?)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그냥 생각이 날때라도 좋으니 뭐든지 쓰는게 중요합니다. 뭔가 글쓰기 강좌 책 같습니다만(웃음)…

글쓰기 책이 서점가에 봇물을 이루듯이 나오고 베스트셀러도 많이 되고 그렇습니다만… 당장 바로 글을 써볼 수 있는 좋은 공간이 블로그입니다. 뭐든지 써보자. 그렇게 14년을 버텼습니다. 여러분도 블로그를 시작해보시는건 어떻습니까?

추신. 14년이나 뻘글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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