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치야마선 열차 사고가 있다. 2004년 4월 25일 효고현(오사카 부근)에서 JR 서일본 소속 열차가 70킬로미터 제한 구간인 커브를 시속 110킬로미터로 운전하다 열차가 탈선, 이어서 뒤따르는 칸이 속속 탈선하면서 선로옆 아파트를 들이받아 운전수를 포함해 106명이 사망하고 통행인을 포함하여 563명이 부상하는 대 참사였다. 올해로 10주기가 된다.
이 사건에 대해서 허핑턴포스트에서 에디터로 있는 요시노 타이치로 씨가 재미있는 글(한국어니 안심하라)을 써냈다. 바로 세월호 사건을 다루는 우리의 모습을 되묻는 것이다. 그는 세월호 선장 한 명에게 뒤집어 씌워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실상, JR 서일본은 여러 사철과 경쟁에 몰려 있어 속도와 정시 경쟁에 몰려있었으며 그것을 상당히 압박하고 있었다. 다이어(시각표) 또한 속된말로 ‘빡센’ 수준이었고 이걸 어기면 페널티가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만회해보기 위해 과속을 하지 않았을까라는게 중론인 듯 하다. 이후 이런저런 일이 있고나서 그런 ‘빡센’ 운영은 좀 나아졌다(경쟁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무엇보다도 특기하고 싶은 것은 JR 서일본의 홈페이지인데 JR 서일본 후쿠치야마선 사고에 대한 사과문과 사고 개요, 사고 후 대책에 관한 내용이 홈페이지에 잘보이는 위치에 늘 떠있었다는 사실이다. 10년간! 애플로 따지면 아이팟 3세대를 지금도 홈페이지 전면에 띄워놓고 있는것과 똑같다. 그때는 마이크로소프트도 XP와 오피스2003을 팔았을때지.
홈페이지가 바뀌어도 이 내용은 항상 처음에 있다. 그냥 보여주기 위해서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얼마전에 담배회사가 승소한 담배소송에서 거론된 담뱃갑의 금연문구처럼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잊어 버린다.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를, 성수대교 붕괴 추락을, 삼풍백화점 붕괴를, 서해 훼리호 침몰 사고를. 차라리 담뱃갑의 문구처럼이라도 좋으니 박아뒀으면 싶은 심정이다.
몇 명의 희생양을 만드는 것은 쉽다. 돌팔매질하고 피흘리는 이를 보며 보상감을 얻으며 위안을 얻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사자는 돌아오지 않으며 앞으로 일어날 잠재적인 사고를 막는데 실질적이지 않은, 극히 미미한 도움 밖에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