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iPod(아이팟)을 꺼내보다

낡은 iPod(아이팟) 5세대를 꺼내보았다. 방전이 되어 충전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새 곡을 채워넣고 곡을 듣기 시작했다. 조작계통이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조금 착오가 있었지만 금방 다시 익숙해졌다. 왜 애플이 찬사를 듣는지 알 것 같았다.

나는 운동을 할 때나 시간을 때울 때나 아이팟을 사용했다. 그런데 한가지 불만이 있었다. 전화가 올 때, 음악의 소리 때문에 전화를 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부재 중 전화의 상대에게 “아, 미안해요, 음악을 듣고 있었어요.”가 내 버릇이었다. 심지어 택배의 문을 두드리다가 전화까지 한 배달원에게 마저 그래서 물건을 받지 못한 적이 있다. 그래서 나는 순전히 그것 때문에 아이팟을 겸한 휴대폰인 iPhone(아이폰)의 등장을 매우 기다렸었다.

아이팟을 다시 사용하고 나는 잠시 밀폐형 이어폰, ER-4가 주는 음악과 나만의 정적과 같은 조용한 공간에서의 교류와 함께 약간의 불안함에 빠진다. ‘전화가 오면 어떻하지?’라는 생각. 아이팟은 아무런 경고가 없다. 푸시도 알림 메시지도 없고 전화벨도 울리지 않는다. 물론 초인종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단지 묵묵하게 플레이리스트 끝까지 음악을 재생할 뿐. 음악 플레이어의 본분을 다할 뿐이다.

어느새 나는 소파에 누워 눈을 감고 베개에 머리를 파묻고 눈을 감는다. 초인종이 울리면 어떠랴, 전화는 나중에 변명하면 된다. 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진다. 음악과 나는 나는 아이폰이 생긴다면 편리할 것 같았는데 어쩌면 여유를 잃어버리게 만든 원흉이 아닐까, 음악을 들으며 앱을 만지고 웹을 검색하고 푸시메시지의 벨이 음악을 끊고. 전화가 음악을 도중에 끊고…

확실히 아이팟 5세대는 구형이다. 곡을 한 두곡 스킵하다보면 하드가 돌아가서 읽어야 한다. 배터리도 플래시드라이브를 쓴 기종에 비하면 턱없이 짧다. 근데 왜일까? 오로지 음악을 위한, 아이팟 클래식이 오늘 따라 끌린다. 그건 잃어버린 여유에 대한 반작용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