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댓글을 읽고서

나로써는 잘 이해가 안가는 것이 있다. 가령 이런 것이 있다 치자,

모든 사람들이 아이폰 4를 처음 봤을때 참 대단하다 했지만 아이폰 5를 보고 나서 아이폰 4 시리즈를 디자인 면에서나 빌딩퀄리티 면에서 한 세대 지나간 녀석으로 보기 시작했다. (중략)그게 애플의 능력(competence)이다.

이상의 글은 내가 지난번에 아이폰의 종말에 관한 글을 읽고 쓴 글의 일부 발췌다. 그런데 이 부분을 언급하며 앱등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비아냥 댓글이 달렸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모든 메이커가 이전 제품을 한세대 전으로 보이지 않게 하지 않느냐. 나는 비아냥을 하거나 욕설을 하는 댓글을 올리지 않으므로 댓글을 감사하게 읽고, 토론하는 댓글을 달까 고민을 했으나 그냥 원칙대로 disapprove했다.

음, 나는 이해할 수가 없는 점이 있다. 왜 유독애플제품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하면 앱등이가 되는가? 가령 생각해보자. BMW의 차, 루이비통의 가방을 들어, 예거 르 꿀트르의 시계, 뱅앤 올룹슨의 오디오가 이래서 좋다 저래서 좋다고 하면 그러려니 하면서 왜 애플의 제품이 좋다고 거기에 나름의 이유까지 덧붙이는데 비아냥이 붙는것인가? 애플 제품이 좋아지고 있다는 논거에 그럼 다른것을 언급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 그게 앱등이가 될 이유는?

나는 틀림없이 애플 제품을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삼성의 제품도 사용하고 있고 맥을 사용하지만 델의 윈도우 PC도 사용하고 있다. 애플의 매직마우스 보다는 역시 로지텍의 애니웨어 마우스가 좋다고 생각하는 파라 맥에서도 윈도우서도 그걸 쓴다. 흑묘 백묘라는 말이 있다. 내가 사는데 편하니까, 내가 이게 좋아서 쓰는 것이고 내 맘에 들어서. 라고 생각하면 된다. 애착이 가는 것이다. 그게 혹자에게는 차가 되고 가방이 시계가 되고 오디오가 된다. 물론 혹자에게는 휴대폰이나 컴퓨터가 된다. 애착을 갖는것을 꾸미고 자랑하고 옹호하고 공격받으면 반박하고 싶은것은 당연한 심리다. 그것은 혹자가 말하듯 잡스를 떠받거나 애플과 자신을 일체화 시키는 것과는 다르다. 실제로 애플이 있기 전에 당신들 보다 나이 많던 사람들은 초창기 인터넷에서 소니냐 파나소닉이냐 엠피3냐 미니디스크냐 가지고 자존심을 세우고 각을 세우곤 했으니까. 그게 애플이 되고 삼성이 되는것도 사실 새삼 놀랄것은 아니긴 하다. – 대체 이 유치한 짓거리가 대상만 바뀌어서 십년이 지나 싸우는걸 보면 한심스럴 따름이다. 오히려 더 천박해지는걸 보면 우습고. 그땐 최소한의 양심과 예절이 있었지.

아무튼 되지도 않는 앱등이라는 천박한 표현을 써서 공격하는 사람들은 똑같이 자신이 애착을 갖는 무언가에 대해 공격을 당해보아야 할 것이다. 칼로 흥한자 칼로 망하고 당해봐야 그 맛을 안다고 직접 겪어봐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