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모토롤라 모빌리티가 휴대폰 사업을 철수했다. HTC에 이은 두번째이다. 내가 이것에 대해 트윗하자, '경쟁력 없는 회사가 나갔다'라는 발언이 있었으나 나는 이런 동향에 매우 경계하고 있다. 일단 우리나라에 올해 외산 휴대폰이 단 한 종 발매 되었으며, 삼성이 거의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엘지와 함께 독과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혹자는 우리나라의 시장이 선진적이고 소비자가 선구적이며 그것을 따라오는것은 세계적인 능력을 가진(실지로 세계적인 점유율을 가진) 우리나라 회사밖에 없고 그나마 살아남은 외국회사인 애플 정도가 살아남는 것에는 이유가 있지 않느냐 라는 것이다. 한편, 야후!의 한국 서비스의 종료를 두고도 한국 고객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는 것이다.
일단, 본질적인 요인 모토로라나 HTC, 야후! 본사의 경영적인 문제를 나중에 두더라도 우리나라가 과연 우리나라가 선구적인 시장인지, 테스트베드이며 매력적인 시장인지 생각해 볼 가치는 있다. 그리고 나서 그들의 경영적인 문제를 논해도 늦지 않다. 왜냐하면 시장이 중요하면 시장이란 장벽의 열쇠구멍에 열쇠를 깎던 주물을 뜨던 하는 것은 문을 따는 쪽이지 열쇳구멍이 열쇠에 맞추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돈이 된다면 열쇠를 깎아서라도 따고 들어온다. 그러나 도저히 열쇠를 딸수 없거나 말도 안되게 열쇠구멍을 설계하면 열쇠를 따는것을 너도 나도 포기하고 문 안쪽은 고립되고 만다. 적당히 문열쇠를 느슨하게 그리고 논리에 맞게 맞춰야 하는 까닭이다.
예를 든 회사들은 경영적인 판단으로 철수했다. 명분은 비경쟁력인 시장에서 철수하여 경쟁력있는 시장에 집중한다였다. 하나같다. 그럼 경쟁력있는 시장은 무엇인가? 물론 잘팔리는 시장이 경쟁력있는 시장이겠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을 해본다. 내가 외국 기업이라면 외국기업이 우리나라에서 기업하기 쉬울까?라고. 페이스북은 지리법에 의해 30여년전 지도를 이용하고(물론 이 기사는 문제가 있다. 필자가 사는 도시는 20여년전에 '인공적으로' 지명이 생겼지만 잘 표시가 된다) 구글 플레이와 아이튠스는 여성가족부의 게임규제에 게임 카테고리 제공을 한동안 제한 받았으며(만약 이게 계속되었다면 애니팡은 없었겠지), 또한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온라인 콘솔 서비스를 한동안 제한 받았다. 그리고 그 영향이 불똥이 튀어 윈도우폰의 서비스가 제약을 받다가 임시방책을 찾아내는 웃지 못할일이 벌어지곤 했다. 구글은 한동안 유튜브에서 인터넷 실명제 가지고 정부와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고 지도는 국내에 서버를 두어서 서비스하는 편법을 부리고 있다.
명분은 어디까지나 명분은 경쟁력이 없는 시장에서 빠져나간다였다. 그러나 생각해보라. 잘 팔리지도 않는다. 거기에 규제 투성이다. 그렇다면 나가라고 손으로 떠미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전세계가 어렵고 회사가 하나둘 기울어간다. 그렇다면 먼저 빠져나가는 시장은 명약관화하고 다시 들어올때 머뭇거릴 것 또한 뻔하다.
글쎄 국내 서비스나 상품이 국내 소비자 취향에 잘 맞고 그것이 세계적인 기준으로 봤을때 높은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러저러한 이유로 인하여 한국 소비자들은 전세계에서 가장 적은 선택권을 쥐게 되었다는 것이며 이는 결코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좋던 나쁘던 엘지와 삼성, 그외에도 플레이어에도 선택지는 가격적인 경쟁에서든 성능적인 경쟁에서든 주어져야 하며 네이버나 다음 이외의 서비스에도 선택지는 주어질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를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는지 가만히 생각해볼 일이다. 불필요한 규제, 이를테면 공인인증서나 카드 결제의 불편함, 여성가족부의 말도 안되는 여러가지 규제들. 지리법, 등등.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은 차근차근 해소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점차로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갈라파고스를 만들어 버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