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라는 ‘직업’은 사실 자신의 이름를 파는 직업이다. ‘나의 지혜를 웹에 덜어서 자랑함으로써 자신의 이름을 파는’ 직업인 것이다. 지금까지는 사생활을 추구하기 위해서 ‘푸른곰’이라는 가명을 사용하고 있으나 언제 내 실명을 사용해서 프로로 돌아갈 지 모르는 노릇이다.
이름을 파는 직업에서 당연히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자신이 어떠한 평판을 얻느냐는 것이다. 나는 자체적인 분석툴을 쓰기도 하고 Google Analytics 툴을 쓰기도 하고 각 페이지의 소셜 툴을 통해서 얼마나 많이 공유되었는지를 살펴보기도 한다. 특히 어떤 페이지가 많이 검색되었는지와 어떤 페이지가 많이 공유되었는지는 그 페이지가 얼마나 인기있었는지 얼마나 유익했는지를 살펴보는 지표가 된다. 그런데 한 페이지가 눈에 띄었다. 바로 투니버스판 도쿄 매그니튜드 8.0의 더빙에 관한 트위터 코멘트였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프로필 사진과 이름은 삭제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단순히 더빙판을 까려는게 아니다.
보통 ‘더빙판’에 대한 비판이라고 하면 흔한 오타쿠의 난리로 여겨지기 일쑤라 나로써도 참, 깨름직하다. (본문 중)
우선 첫째로 본문에서도 말했듯, 전반적인 품질은 우수했다. 다만 그 장면의 질이 기대를 저버렸기 때문에 그를 비판한 것이다.
물론, 나는 마지막회 연기를 보면서 잠시 눈시울이 시큼해졌다. 분명 성우들은 매우 훌륭한 연기를 했다. 그러나 이 장면을 보면서 마음이 차가워졌다.
나는 완벽을 추구한다. 특히 프로의 작업이라면 더더욱 완벽을 추구해야 한다고 믿는다. 블로그 글 하나를 작성하면서도 조사를 거듭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영영 Draft 상태에 머물거나 Trash로 들어가기도 한다. 이 ‘까는 글’ 하나만 하더라도 수 차례의 초고작업과 수정과 작성을 통해 몇 시간의 집중을 거친 작업 끝에 작성된 글이다. ‘이렇게 디테일하게 까는’ 글은 결코 쉽게 나오지 않는 것이다.
나는 남의 부탁을 매우 신중하게 받아들이는 편이다. 완벽을 기할 수 없다면 나는 그 일을 맡지 않는다. 물론 나와는 달리 녹음 현장의 프로페셔널은 타협을 해야할 때가 있다. 비용과 시간과 능력의 효율 밸런스를 조절해야 한다는 말이다. 단순히 완벽만을 추구하는 것은 아마추어의 사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디테일에 대한 완벽주의, 그것이 무언가 다른 것을 낳을 것이라고 믿는다. 여기에 이런걸 붙이는게 구차하게 느껴지지만, 내가 스티브 잡스와 애플, 그리고 한창 때의 소니를 좋아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것이 ‘그렇게 디테일하게 깠던’ 이유이다. 나는 그만큼 투니버스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 투니버스 태그를 검색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