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메리츠화재의 광고를 보면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보험회사라는 카피를 사용하며 90년된 보험회사라는 점을 강조한다. 나는 갸우뚱 한다. ‘음? 도대체 어떤 회사로 시작된 것인지? 메리츠 화재의 시작은 둘째치고 이름을 바꾸기 전의 전신을 들어본적이 없는데’ 라고 말이다.
일본우선(日本郵船;닛폰유센)이라는 회사가 있다. 흔히 말하는 미츠비시 자이바츠(재벌)의 계열 회사였는데, 뭐 이름 그대로 메이지유신 직후에 증기우편선을 불하받아 성장한 회사이다. 나는 그 이름 그대로 뭐 그냥 배 띄우는 회사겠거니 싶었는데 아, 글쎄 이게 NYK Line이라고 세계 유수급의 선박 회사였던 것이다. 허허. 그니까, 다시 말해 그냥 통통배를 띄우는 것 같은 이름을 가진 회사가 세계적인 배를 가진 거대 회사였던 셈이다. 헤에~
나는 여기서 의문을 갖는다. 만약 이렇게 성장한 회사라면 이름을 바꿀만도 한데 왜 바꾸지 않았을까? 우선이라는 것은 이미 역사로 사라진 물건이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성장한 마당에 일본우선이라는 것은 웃기는 이름이다. (Nippon Yusen Kabushikikaisha-일본우선주식회사, 하도 기니 줄여서 NYK 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
우리는 멀쩡한 공기업의 이름, 가령 주택공사 같은 것도 의미불명, 역사 불명의 LH니 뭐니 두자리 영어로 바꾸고 있지 않은가?
미국이나 일본을 보면 창립자의 이름을 딴 회사도 많고, 특수한 명명을 한 경우도 많아, 수십년에서 수백년을 이어오는 경우도 흔하다. 그 이름 자체가 신뢰의 상징이 되어 역사가 되어온다. 몇십년 이어온 회삽니다. 라고 말로 해봐야 이름을 바꿔봐야. 갸웃거릴 뿐이다. 제일제당은 알아도 CJ는 응? 하는 건 다 그런거다. 물론 이 경우에는 제일제당의 이미지를 버리려고 일부러 그런 경우라 좀 특별한 케이스지만 말이다.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