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초에 스마트폰이 미치는 인간 관계의 영향에 대해 걱정한 적이 있다. 재미있게도 그 논란이 바로 논란거리가 되는걸 보면서 재밌게 생각한다. ‘아, 이제 다른 사람도 드디어 시달리기 시작했군…’
실제로 아이폰을 비롯해서 블랙베리를 쓰고 있는 저로써는 수많은 소셜 네트워크의 커뮤니케이션의 홍수에 빠져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물론 그것이 싫은 것만은 아닙니다. 전화기를 들고 있으면 수십, 수 백, 수 천, 아니 수 만 km 떨어져 있는 분과도 언제나 용이하게 손에 닿을 수 있기 때문이죠. 수단도 많아지고 거리도 늘어났으니 마치 천리안을 가지고 있는 듯하고 ‘어디로든 문’을 가진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소셜에 의지하고 알람에 의지하다보니 너무 휴대폰을 끼고 있게 되는 것 아닐까. 실제로 살펴보니 항상 손에 휴대폰을 끼고 있다가 틈이 나면 트위터를 읽거나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보거나 하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과연 언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폰, 스마트패드는 우리에게 축북인 것일까요? 조금은 어긋난 인용이 아닌가 싶지만 일본 드라마 ‘춤추는 대수사선’의 주인공 아오시마 슌사쿠(오다 유지 분)이 했던 명대사가 떠오릅니다.사건은 회의실에서 일어나지 않아 현장에서 일어난다!
인간관계는 전화기에서 일어나지 않지요. 좀 더 얼굴을 보고, 좀 더 목소리를 듣고 싶네요.
확실히 스마트폰은 우리에게 정말로 많은 편리함을 주었다. 제가 처음 아이폰을 받았을 때 이렇게 말했다.아이폰을 이용하면 블로그를 어디서나 쓰고, 메일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고, 동영상을 시청하며, 트위터를 통해서 교류를 하고, 정보를 검색하는 일들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그런 일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한번 맛을 들이게 되면 마치 휴대폰을 쓰다가 공중전화를 쓰지 못하는 것처럼, 더 이상은 되돌아 갈 수 없게 됩니다.
아이폰을 이용하면 블로그를 어디서나 쓰고, 메일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고, 동영상을 시청하며, 트위터를 통해서 교류를 하고, 정보를 검색하는 일들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그런 일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한번 맛을 들이게 되면 마치 휴대폰을 쓰다가 공중전화를 쓰지 못하는 것처럼, 더 이상은 되돌아 갈 수 없게 됩니다.
제가 아이폰을 산다고 하자 친구가 말렸습니다.
‘왜 사냐’였습니다. 나는 대답했습니다. ‘어디서나 인터넷과 소통할 수 있잖아?’ 친구는 대답했습니다. ‘인터넷을 왜 항상 해야하는데?’ 라고 했습니다. 친구는 상당한 현실 주의자였기 때문에, 인터넷보다 현실 세상을 중시하는 편이고 저는 너무나도 어릴 시절부터 네트워크와 인터넷을 접해 왔기 때문에 인터넷을 이용하는것이 생활이 되어버린 케이스였기 때문입니다. 마치, 현실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사람들과의 끊임없는 교류가 필요하듯이, 현실이 되어버린 인터넷에서 역시 교류가 계속되어가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아이폰이었습니다. 수시로 트위터로 전파하고, 블로그를 작성하고, 사진을 전송하며 카페와 블로그, 웹사이트의 정보를 읽을 수 있습니다. 도대체 ‘왜 그걸 항상 해야 하는가’ 라고 하면 할말이 없지만, 그 시간이 가령 전철 이동 시간이나 영화를 기다리는 시간, 쉬는 시간 같이 남는 시간이라면 시간을 활용하는 측면에서 유용하지 않을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지금은 아이폰을 사서 쓰고 있는) 이 친구의 말이 어느 정도는 맞다고 생각이 된다. 참고로 맨 위에 링크한 글에 댓글로 찬성을 한 친구가 바로 그 친구이다. 과연 이 친구가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만 대학원에 진학해서 워낙 바쁘게 지내고 있는터라 물어볼 틈이 없다. 내가 처음에 아이폰을 기다렸던 이유는 사실 거창한 것 없었다. 아이팟 터치에 전화기가 달렸으면 좋겠다 였다. 음악을 듣고 있는데 전화가 오면 못받으니까, 아예 전화기가 달린다거나 아니면 아이팟터치하고 전화기를 둘다 들고 다니기 귀찮으니까, 웹브라우징을 바깥에서도 하고 싶으니까.. 트위터를 바깥에서 하고 싶으니까.. 그런거였는데..
처음에는 아이팟이 전화기에 통합되니까 좋았는데 막상 아이폰이 전화기가 되서 아이폰에 음악을 넣고 아이폰용 헤드셋을 사용하며 음악을 들으니 이게 또 문제가 생겼다. 음악이나 동영상에 한창 빠질 때 갑자기 음악이 페이드 아웃되면서 전화가 오거나 푸시가 띵동 울리는 것이다. ‘아 짜증나!’ 그러면서 가끔은 그냥 바보같은 아이팟이 그리워 질때가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아이팟을 꺼내 듣다보면 전화기가 울리는게 아닌가 노심초사하게 되는.
해서, 남들보다 훨씬 이 문제를 깨달은 나의 대답은 어떻냐고? 이렇다. 2008년에 피쳐폰을 두고 쓴 글이지만… 보통 결국 피쳐폰과 다를게 없다. 진동모드로 해두거나 꺼두고 켜둔 상태에서 전화는 씹고 끈질기게 전화가 오면 “지금 사람 만나는 중 입니다. 나중에 다시 걸죠” 하고 끊고(중요한 상대인 경우 양해를 구하고 짧게 통화하고 끊는다, 내용은 대개는 위의 대사인 경우가 많다.). 문자와 메신저는 씹고. 멘션과 메일은 오기나 말기나. 울리면 “뭐 왔나보지.”
중요한건 내 사정 좋을 대로 처리하는 것이다. 내가 돈을 내고 내가 편리하게 사용하는 기계이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내 현실이 중요하다. 나는 남는시간에 만지작거릴 뿐이다. 홀로 있을 때라던가 사람을 기다릴 때라던가, 병원에서 순번을 기다릴 때라던가… 가끔 나랑 만나면서 전화기를 만지면서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푸시를 처리하는 사람을 보면 결례랄것 까진 없지만 씁쓸하게 여겨지긴 한다. 오죽 바쁘면 그러겠냐 싶지만 하면서. (그러면서도 나는 홀로 있는 시간에는 전화에서 내는 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