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글 iPad 2를 받아들고 게임을 하고서, 닌텐도에게 조언을 하다에서 뜬금없이 닌텐도보고 ‘아마존을 닮아라’ 라고 한것에서 약간 뜬금없이 생각하실 분들이 좀 계실지 모르곘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미래는 하나입니다. Digital과 Logistics를 아우르는 Fulfillment를 이루는 회사만이 성공하는 시대가 도래합니다. 이른바 Fulfillment Company의 시대입니다.
The Era of Total Fulfillment Company
과거에는 고객은 하드웨어를 박스로 구매하거나, 소프트웨어를 박스로 구매하거나 혹은 다운로드를 받거나 하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고객은 주문을 하거나 결제를 하고 박스를 받거나 소프트웨어를 전달받고 끝났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개념이었습니다.
이제는 고객은 단순히 박스를 전달 받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박스 전달 받은 것은 고객의 경험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iPad를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Apple Online Store에서 주문을 하면 국내에서 결제를 확인해서 싱가포르에 있는 직원이 주문을 처리해서 중국으로 주문을 송신하면 그 주문대로 생산을 개시합니다. 제가 고른 사양대로 정해져 온 iPad는 주문 시점부터 출고 시기가 예측이 되고, 중국에 주문이 송신된 순간 출고 날짜의 전후(window)가 정해집니다. 중국에서 생산이 완료될 즈음 생산회사에서는 송장 준비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준비가 되자마자 통관되어 24시간 이내에 고객의 손 안에 떨어지게 됩니다. 전통적인 제품이라면 여기서 끝입니다. 가령 닌텐도 라던가… 하지만 iPad는 고객에게 막 ‘배송 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무엇이 이것을 가능하게 했을까요? 간단합니다. 아이패드를 켜고 사용자는 iTunes를 활성화하고 Apple의 거대한 App Store와 (사용이 가능하다면) iTunes Store를 쇼핑할 수 있게 됩니다. 본인이 가진 iPad의 스토리지를 Apple이 잘 큐레이트한, ‘안전한’ 앱 목록에서 골라서 채워서 쇼핑할 수 있습니다. iPad나 iPhone을 사용하는 이상 애플은 끊임없이 고객에게 컨텐츠를 디지털이라는 통로를 통해서 배달해주고 있습니다. 이를 디지털 풀필먼트(digital fulfillment)라고 부릅니다. 여기에 물류에 의한 배송을 fulfillment라고 합니다. 해서 저는 토탈 풀필먼트(총 만족)의 개념으로 보고 이를 창출하는 회사를 Total Fulfilment company라고 부릅니다.
왜 우리는 애플을 마법을 창조하는 회사라고 할까요? 상자를 열때 두근거리는 회사라고 할까요? 전원을 넣고 앱을 작동시키는걸 보면서 눈을 휘둥그레 뜨며 놀라는 것은 바로 이런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배송되어 와서 소프트웨어를 넣어서 작동하는 과정 자체가 고객에게 ‘아직 끝나지 않았다’ 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왜 피쳐폰은 1년만 지나도 버리는데 아이폰은 이 기능 저기능 새로 시도할까요? 약정때문에? 마찬가지입니다. 끊임없는 소프트웨어의 큐레이팅과 발굴은 앱 개발자에게도 이득이지만 사용자에게도 새로운 경험을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매년 ‘올해의 앱 상’도 하고 각종 분야의 앱 상도 하면서 여러 특색에 맞는 앱을 소개하면서 사용자가 앱을 만나고, 개발자를 만나고, 개발자가 사용자를 만나게 합니다. 이렇게 에코시스템이 순환합니다. 마법이 시작됩니다.
기업 물류를 들어 흔히 동맥이라고 일컫는데 저는 거기에 첨언하여 디지털 네트워크의 망을 정맥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물류만 있어서는 절대로 이제는 기업은 순환할 수 없습니다. 대단히 유명한 순환 실패 사례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수많은 옴니아 유저들이 들고 일어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저도 그냥 입다물고 있었지만 옴니아1 사용자중 한명입니다). 무수하게 많은 피(하드웨어)가 심장에서 뿜어나왔는데, 결국 디지털 풀필먼트는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피가 막혀 터졌습니다. 결과 고객의 총체적인 만족은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형편없이 떨어졌습니다.
사실 닌텐도를 비롯한 다른 회사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도 바로 이것입니다. 애플 말고 이것을 잘하는 회사는 아마존이외에는 없습니다. 지구상에 애플보다 잘하는 회사는 아마존 이외에는 없습니다. 아니 어쩌면 애플보다도 잘하는 회사가 아마존일수도 있습니다. iTunes나 iOS에서 클릭이나 탭 한번으로 구입하는 걸 1-Click®이라고 합니다. 아마존의 상표입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쓰이던거죠. 현재 Apple의 COO인 Tim Cook은 창고 기반의 물류를 유지하던 애플을 외주 물류기반 JIT흐름의 회사로 탈바꿈 시킨걸로 유명하죠. 사실 그 이전에 제프 베조스는 더더욱 물류와 연이 깊습니다. 이제는 그 물류를 떠나서 웹, 웹을 넘어서 클라우드까지 넘보고 있는 야심가가 되었습니다만(가령 아마존의 추천 메일은 참 놀라울 정도로 사고 싶은걸 족집게처럼 골라서 보내서 구독을 끊기가 싫게 만들죠).
암튼, 서버자원은 빌리면 됩니다. 이제 서서히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에 눈을 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아마존도 이젠 서버를 빌려줍니다. 많은 물류회사가 물류자원을 “빌려주기” 시작했습니다. 자금력만 있다면, 물류망이건, 컴퓨팅 자원이건 네트워크는 전 지구를 예측할 수 있는 규모로 커버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무엇을” 이라는 것입니다. 박스를 열었을때 설레임과 전원을 열어서 꾸준히 즐길 수 있는 즐거움, 그게 중요합니다. 어쩌면 설레임은 좀 모자를진 모르지만(실제로 킨들 박스는 정말 기대를 철저히 배신하죠), 킨들이 꾸준히 주는 즐거움입니다. 왜 사람들이 그리도 아마존 태블릿에 그렇게 기대하는 것일까요? 말씀드렸다시피, 애플말고 더 잘 할 수 있는 회사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아마존밖에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