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단말 2종을 써보고 나서 느낀점

안드로이드 단말 2대를 사용해보다.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두 대 가지고 있다. 각 기기에 대해서는 기회가 되면 설명하도록 하고 안드로이드를 사용하고 나서 든 몇가지 생각에 대해서 기술해 보도록 한다. 이 글에선 우선 ‘안드로이드의 흔한 상식’인 ‘오픈’에 대한 얘기를 한번 짚고 넘어가도록 하곘다. 사용성에 있어서의 장단점은 역시 별도의 글에서 논하고자 한다(글에서 논하는것과는 별개로 개인적으로 안드로이드의 몇가지 개방적인 구조는 정말 맘에 들어하고 있음을 참고하고 읽어주면 좋겠다).

무얼 위한 오픈인가?

개인적으로 안드로이드 단말에 대해서 몇가지 생각이 있다. 흔히 안드로이드 지지자에게서 들을 수 있는 오픈에 대해서, ‘진정한 오픈’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령 생각해보자 언제부터 구글에서 규제( How Google Controls Android: Digging Deep Into the Skyhook Filings)하는 것이 우리가 Firefox 브라우저나 Linux, LibreOffice.org 같은 ‘진정한’ 오픈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인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안드로이드 지지자의 ‘오픈’은 단지 OEM과 제조사의 구미에 맞는, 즉, 다시 말해 구글의 이해만 적당히 충족 시켜 주면 얼마든지 커스텀 할 수 있는 무료 에코시스템과 플랫폼을 지칭하는것, 그리고 하드코어 사용자들을 만족 시킬 수 있는 커스터마이제이션이 오픈일 수 있다.

‘오픈’의 댓가는 무엇인가?

그렇다면 그 ‘오픈’의 댓가는 무엇인가? 스카이프 안드로이드 앱의 보안 위협은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하는가, 물론 나는 앱간의 경계가 없어서 자유롭게 데이터를 주고 받는–마치 내게 Windows Mobile(옛 PocketPC)의 향수를 일으키게 하는–자유로운 시스템은 물론 파일 데이터를 한 앱을 통해 받아 놓고도 다른 앱에서는 그 존재 조차 모르는–물론 그러한 제약은 iOS 4.2에서(예전에 비하면)많이 좋아졌지만– 지독한 iOS에 비하면 상당히 편리해 보인다. 심지어 iOS에서는 앱이 커널 레이어 접근도 제한하기 때문에 최적의 속도로 브라우징하기 위해서는 커널을 통해 가속을 지원하는 사파리를 이용해야 한다. 물론 그러려면 앱은 떠나야하고.. 그건 그렇다 치고 내가  윈도우 모바일 전화기를 쓰면서 항상 했던 지론이 있었다.

PDA폰(당시에는 스마트폰 보다는 이 표현이 널리 쓰였다) 을 주 전화기로 쓰지 않습니다.

당시 고등학생도 안되었던 녀석이 쉽게 말해 나는 절대로 세컨드 폰으로만 스마트폰을 인정하겠다–다시 말해 휴대폰을 두대를 가진다는 선언을 하니 얼마나 기똥차겠냐만, 당시에는 다들 고개를 끄덕였던것이 윈도우 모바일 전화기는–지금의 옴니아 논쟁에서 볼 수 있듯이–대단히 불완전하고 불안정한 것이었다. 후반에 가서야 좀 나아졌지만 말이다. 한마디로 나는 ‘도대체 전화기를 리부팅하고 레지스트리 때문에 포맷(하드리셋)하는 것을 견디지 못하겠다’라고 선언한 적이 있다. 만약 그것이 인터넷이 가능한 다기능 디바이스고 그걸 하기 위해서 이동전화 계약이 필요하지 않았다면, 혹은 음성 플랜을–지금의 OPMD나 iPad USIM처럼 뺄 수 있었다면, 얼마든지 그랬을 것이다. 돈 낭비다. 라고 생각했다. 뭐 당시에는 이동통신사의 수익의 대부분은 음성과 문자메시지, 기본료로 나왔기 때문에 절대로 미치지 않고서야 그럴리 없었겠지만. 해서 나는 거의 피쳐폰 수준의 안정성을 하면서도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확장성, 그리고 고성능 웹 브라우징을 가진 아이폰을 손꼽아 기다렸다.

‘휴대폰에 백신을 깔아야 할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그 2000년대의 지론을 지금 2010년대에 옮겨온다면 어떻게 할까, ‘나는 도대체 휴대전화에 백신을 깔아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 라는게 아닐까? 2010년대 들어서 고전적인 의미의 ‘바이러스(computer virus)’는 거의 남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순진하게 자신을 복제해서 데이터를 날리는 그런 용도의 일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컴퓨터 보안 업체는 대신에 보안 헛점을 이용하거나 기타 수단을 사용한 멀웨어(malware)를 막는데 노력한다. 보안 헛점을 이용한거야, 간단하다 소프트웨어의 결함이다. 사람이 만든 소프트웨어에 있어서 보안상의 헛점이 없을 수 없고, 데이터를 취급하고, 인터넷에 연결된다면 멀웨어가 접근을 하던 파괴를 하던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그걸 막기 위해서 제조사도 노력하고 보안 업체도 노력한다. 특히 오픈소스 기여자들은 전세계적인 노력을 통해 ‘집단지성’적인 신속하고 정확한 해결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누구나 열람할 수 있고 누구나 문제에 대한 제기하고 수정을 제출 할 수 있기 때문에 ‘진짜 오픈’인것이다. 그래서 내가 안드로이드에서 ‘오픈인거야?’라고 의문을 제시한것이고. 두번째는 이게 심각한데, 합법성(legitimacy)를 가장한 소프트웨어들이다. 안전할거라고 생각했으나, 이로운 영향을 줄것이다, 내지는 해가 없을 것이다. 라고 생각했거나 그럴것이라고 생각되는 곳에서 만든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우리는 소프트웨어를 까는데, 그 모두를 속이는 소프트웨어가 이 범주에 들어간다.

사실 비단 안드로이드 마켓 뿐 아니라 애플의 App Store 이외의 마켓의 대체적인 문제라고 보여지지만 내가 겪은 황당한 사례는 KBS 뉴스를 쳤는데 KBS 뉴스와 함께 성인용 앱이 같이 검색되고, BBC를 치자, BBC와는 상관 없는 앱이 BBC 공식 앱인것처럼 행세하고 있더라는 걸 볼 수 있다. 그런 예는 수두룩하게 나온다. 단순히 앱이 폭증했으니 ‘이젠 안드로이드도 iOS에 견줄 수 있습니다’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상황인것이다. 마켓 얘기가 본론이 아니니 여기서 줄이겠지만 이런 상황에서 울타리가 없는 것은 다시 말하자면 얼마든지 사칭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가령 iOS App Store에도 Angry Bird Cheats 같은 앱들이 왕왕 있다. 그렇지만 당장 그 앱을 받더라도 사용자가 입게 되는 손해는 거의 예측 가능할 정도로 크지 않다. 시스템 레벨로 건드릴 수 있는게 거의 없으니 옴붙었네하고 욕지거리 하고 애플에 컴플레인 레터하면 유료앱이면 환불해준다–물론 그런 앱을 만날 확률은 장담컨데 안드로이드 마켓에 비하면 현저히 낮다. 나는 안드로이드 마켓을 3분 써보고 마켓을 단념하고 QR리더를 받아서 앱 리뷰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QR코드를 찍어서 앱을 다운받았다. 만약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악성 프로그램을 만난다면, 구글이 이걸 리모트로 지울때까지 속수무책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백신이 나오고 있고, 실제로 백신이 깔려 나오는 전화도 국내에는 있다.

파편화는 있다니깐요.

그 다음으로 생각해 볼 문제가 경험의 파편화이다. 또 파편화냐? 하면서 혹자는 대다수의 사용자가 2.x를 사용해!라는 차트를 들이밀지 모르겠다. 아, 네 잘 알겠습니다.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만 문제는 버전이 아니라는걸 이 사람들이 더 잘 알텐데, 왜 입다무냐는 거다. 가령 내 첫번째 안드로이드 폰인 넥서스 S는 아무런 커스텀이 올려지지 않은 안드로이드 단말이었다. 내가 이 단말을 쓰면서 만약 불편함을 느꼈다면 ‘이것은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면서 느낀 불편함’, 즉, 이질감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똑같은 안드로이드 2.3.3 빌드를 사용하는 갤럭시 S2를 샀는데 몇가지 코어 부분을 제외하면 제조사가 페이스리프트를 해서 ‘이걸 같은 완벽히 플랫폼으로 보아야 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령 키보드만 하더라도. 물론 이건 변동의 여지가 있다만, 아이폰의 키보드나 구글 한글 키보드는 쉬프트를 누르고 떼지 않고 슬라이드해서 ㅅ을 누르면 ㅆ이 입력된다. 헌데 삼성 키보드는 반드시 쉬프트를 누르고 뗐다가 ㅅ을 눌러야 ㅆ이 입력된다. 이런 예가 또 있다. 이 일 이후로는 삼성 키보드는 아예 사용하지 않아서 시험해보지 않았으나 구글 키보드는 사실 T부분을 누르고 아래로 끌면 ‘수납’된다. 몇몇 메이커는 이걸 ‘따라하고 있다’ 그런데 몇몇 메이커는 안한다. 그럼 단순히 안드로이드라는 플랫폼만 믿고 메이커를 바꾼것만으로도 상당한 경험의 변화가 온다. 나는 분명히 같은 안드로이드인(심지어는 메이커도 같다) 넥서스 S에서 쉬프트를 누르고 슬라이드해서 쌍시옷이 입력되었으니 갤럭시S2의 키보드도 그럴 것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갤럭시S2의 삼성키보드는 그렇지 않았다. 물론 안드로이드의 ‘오픈함’은 키보드를 변경할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에 나는 넥서스S의 그 ‘구글 한글 키보드’를 설치해서 씀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지만. 어찌됐던 이 사례는 단순히 ‘이젠 거의 대부분이 같은 버전대를 씁니다’라는 걸로 해석할 수 없는 파편화 현상이다. 왜 애플이 ‘병적일 정도로’ 제한하느냐에 대한 반증일 수도 있다.

한편, 이 파편화 문제가 나왔으니 한번 얘기해보자, 애플의 로케이션게이트가 났을때 사람들은 애플의 미적지근하고 느릿느릿한 대응을 문제 삼았다. 허나 애플에서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자마자 며칠안에 4.3.3 업데이트가 나와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 업데이트는 ‘본인이 원하지 않는경우를 제외하면’ 모든 대상기기에 즉시 적용될 수 있다. 반면, 구글에서 비슷한 시기에 발표한 화상채팅 기능을 포함한 구글토크를 내장한 2.3.4의 경우는 어떨까? 대개는 2.3 조차도 사용하지 못한다. 레퍼런스라는 넥서스S 조차도 아직 한국에서는 캐리어측 사정으로 2.3.4가 사용할 수 없는 상태라 해외에서 구한 롬 파일을 업로드 해야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또 한번 같은 넥서스S에서도 ‘경험의 파편화’ 현상이 발견되는 것이다. 같은 2.3인데 같은 제조사인데 같은 단말기인데, 사용자가 어디 사느냐에 따라서 ‘롬질’을 할 적극성이 없다면 OTA로 같은 경험을 할 수 없다.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은 애플이 OTA 업데이트를 고려한다라고 하자, ‘이건 우리는 이미 하고 있는데’라고 말한다. 아, 그렇군요. 그래서요. 내 넥서스S는 여전히 2.3.3이다. 중요한건 OTA가 아니라 메이커의 문제 아닌가. 업데이트를 해줘야 OTA던 케이블을 꽂던 할거 아닌가?

— 2011/5/22 추가 : SKT향 SHW-M200S를 쓰고 있었는데 잠시 시험을 위해서 KT USIM을 등록하니 OTA가 떠서 다운로드 가능했다. 그리고 참고로 그 동안 2.3.4 이하 모든 버전에 해당하는 치명적인 Wi-Fi 버그가 나왔는데 이를 해결할 방법은 현재로써는 없다….

생각해보자, 애당초 메이커에서 UI를 손보고 캐리어의 요청에 맞춰 커스텀된 소프트웨어를 넣는등 각종 튜닝을 할 수 있게 된 마당에 업데이트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는게 과욕이고, 또 그 상황에서 일관된 사용자 경험을 기대하는 것이 과욕이다. 더 큰 문제는. 심지어는 같은 제조사에서도–물론 아직 세대를 거슬러 사용해보지 않았으니 바라보기만 했다만–버전이 흘러서도 어느정도의 정립된 일관성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좋게 말하면 버전 업이고, 나쁘게 말하면 갈아엎기가 이뤄지면서 학습을 요한다. 문제는 그 갈아엎기와 버전업의 주체가 구글, 제조사, 캐리어에, 더해서앱 제조사까지 다양하다는 것이다. 애플은 XCode라는 개발툴과 함께 UI에 있어서도 API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앱 모양은 제각각이어도 커다란 틀에는 변화가 없다. 왼측 상단에 돌아가는 버튼이 있고, 우측하단에 결정버튼이 있고,  하단에 탭이 있고  등등 ‘지독하게 더럽게 폐쇄적인’ 이 구조는 사용자에게 일관된 경험을 준다.

돌려서 생각해보면

혹시 이 글을 읽는 안드로이드 애호가는, 상당히 흥분을 금치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미 이 부분을 읽기도 전에 댓글을 달지 모르겠다. 하지만 어찌됐던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돌려서 생각해보자. 파일을 공유하고 액세스할 수 있으며 앱을 걸쳐서 액세스 할 수 있는 기능은 돌려서 생각하면 사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iOS가 하지 않는 일이다. 또 한편으로 ‘기기 마다 저각각으로 다른 경험’도 iOS 단말이 하나의 브랜드에서 나오는 휴대전화라는걸 감안하면 ‘저마다의 휴대전화라고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는 점이다.

허니컴에 와서 UI를 비롯한 부분에 구글이 제어에 들어가고 라이센싱에 억제를 시작했다는 점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내 생각에 상당한 세를 가진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정돈을 시작한다면 상당한 위력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마는. 내 개인적인 견해로는 같은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할 때, 풀었던걸 조이는것 보다는 조이는걸 푸는 것이 항상 쉽고 단순할 때가 많다. 물론 애플은 쉽게 iOS의 빗장을 훌러덩 열진 않겠지만, 멀티태스킹을 도입할때 그랬고 파일 공유(File sharing)기능을 도입할때도 볼 수 있듯이 천천히 바꾸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양강 구도(‘대항마’)를 만들기를 좋아해서 이 글 자체도 결국 iOS vs. 안드로이드로 생각될 수 있으나,  사실 생각해보면, iPhone은 안드로이드를 채택한 수 많은 휴대전화와 비교를 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이 글을 차분히 잘 읽었다면, 결국 수많은 안드로이드 단말에서 제공하는 경험이 저마다 ‘꽤’ 다르다는 것을 알것이다. 결과적으로 (특히 안드로이드 기기의 경우엔) 운영체제가 아니라 개개의 단말이 제공하는 총량적인 가치나 특성, 성능을 가지고 평가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iOS 대 안드로이드가 아니라 iPhone과 드로이드, iPhone과 갤럭시 S2 이런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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