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독과점의 실태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십대인 동생도 오십대인 아버지도 웹 브라우저 창에 주소를 치지 않고 홈페이지로 설정된 네이버의 검색 창에 사이트 이름을 치고 들어가고, 뭐를 알아보던 사던 읽던 보던 컨텐트를 생산하는 사람이 아니라 네이버의 서브 사이트를 통해 봅니다.
이제 사람들은 너무나도 네이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지식검색 가두리검색을 통해서 네이버가 보여지는 사이트를 보여지는 정보를 인터넷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심지어는 네이버 바깥의 정보를 마치 자신의 정보인 양 네이버 내에 올려서 정당한 저작자가 트래픽과 네티즌의 반응을 얻지 못하는 웃지 못할 촌극[footnote]워낙 많아 링크를 걸기 힘듭니다. 도아 님의 블로그에서 네이버 태그를 검색하시면 쉽게 아실 수 있습니다.[/footnote]이 벌어지는 것은 다반사이지요. 저 또한 제가 쓴 글이 버젓이 도둑 당한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미지는 전부 일일히 다운로드 받아서 퍼갔더군요. 트래픽을 덜어주었으니 양심은 있는거라고 봐야 하나요?
어찌됐던 네이버만이 정보의 한계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던것은 한 두해 전의 일이 아닙니다. 저는 고집스럽게 구글을 병용했습니다. 물론 그럴때마다 NHN의 ‘알바’들이 얼마나 고생들을 하는지 절감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저는 저작자의 정당한 저작물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뿐 아닙니다. 네이버 바깥의 수많은 블로그와 해외 사이트, 그리고 커뮤니티들은 네이버와 달리 자신을 열어두고 검색이 가능하므로 알바들과 검색 광고가 넘치는 네이버의 검색 결과보다 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구글은 Sponsored Link를 이용해 먹고 삽니다. 하지만 그것은 정보 검색 과정에서 선택적으로 눌러볼 만한 정보이며, 신문에 광고가 끼어 있듯이 정해진 위치에 정해진 양만 반드시 광고라는 눈에띄는 구분과 함께 나옵니다. 컬럼이 다르거나 아예 색이 다르므로 눈에는 띄지만 반대로 무시하자면 더 쉽게 무시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정보는 순전히 컨텐트와 생산자의 질에 의지해서 올라오므로 훨씬 쉽게 많은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네이버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일단 수많은 검색광고와 서비스 링크들이 가로막고 있고, 이들은 혼재되어 있고, 도움이 될만한 웹페이지는 거의 없습니다. 지식in이나 블로그, 외부 동영상 서비스 업체에서 제공받는 비디오를 제외하면 과연 내가 이걸 쓸까 싶을 정도인 경우가 많습니다.
구글은 컨텐트 생산자(여기에는 개인, 기업, 단체 등 모든 웹 생산자가 포함됩니다. 저도, 여러분도 포합됩니다)가 만들어놓은 컨텐트 ‘자산’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반면, 네이버는 사용자와 NHN의 에디터 그리고 계약한 컨텐트 업체가 입력한 정보를 바탕으로 성장합니다.
최근 구글로 검색해보면 한글 검색의 질이 부단히 좋아진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물론 구글 코리아의 노력도 있겠지만(어지간한 오타나 띄어쓰기, 빈번한 표기법 차이 정도는 알아서 교정 ex: 아이팟 나노라고 입력해도 iPod nano를 찾아주거나 위키피디아를 검색해도 위키백과(wikipedia)를 찾아줌, 다음의 문학속 세상을 소설속 세상으로 알고 쳐도 제대로 찾아줌) 그만큼 비-네이버 자산도 늘어나고 있다는 이유도 됩니다. 이글루스나 텍스트큐브, 티스토리 등의 국산 플랫폼이 성공적으로 확산되어 이젠 어지간한 분야에는 전문 블로그를 네이버 바깥에서 틀림없이 찾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젠 네이버를 쓰지 않아도 어지간한 문제에 대한 대답을 얻을 수 있고 전혀 불편하지가 않습니다.
제 블로그는 메타블로그에서는 그다지 인기가 없습니다. 제 글이 그다지 좋지 않은 까닭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됐던 제 블로그의 방문자의 대부분은 검색을 통해서 방문하십니다. 네이버-구글-다음 순으로 유입되는데, 구글에서 검색을 하다보면 깜짝 놀랄정도로 좋은 정보를 발견하게 되기도 하고, 또 그 블로그를 천천히 살펴보면 정말 좋은 정보가 많다는걸 알게됩니다. 이 블로그는 RSS를 통해서 구독할 수 있고 iGoogle을 통해서 구글 홈페이지에 올려 최신기사를 홈페이지에 표시 할 수도 있습니다. 네이버에서는 오픈캐스트라고 해서 이제 걸음마를 뗀 이 서비스가 이미 구글에서는 지원되는 서비스였습니다.
지금 네이버를 홈페이지로 쓰고 있다면, 지금 시작메뉴에서 사용하는 브라우저를 열어서 네이버를 로딩하는 속도를 잘 봐두십시오. 그리고 눈 딱감고 구글을 홈페이지로 만든 다음 브라우저를 모두 닫고 다시 시작해보십시오. 사람들은 구글이 썰렁하고 허전하고 심지어는 빈티난다지만, 코어2Duo에 4GB 램을 돌리는 컴퓨터에서도 속도 차이가 납니다. 지금 쓰시는 컴퓨터가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구글이 얼마나 가벼운지 체감하기는 쉬울겁니다. [footnote]사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구글 코리아가 한글 홈페이지에 플래시를 넣은걸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보기 좋은것 같지도 않거니와 말이죠. 해서 건의를 해본적이 있는데 반영이 될런지는 잘 모르겠군요. [/footnote] 이게 중요한 까닭은 간단합니다. 우리가 인터넷을 하는 이유는 네이버를 탐색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찾는데 있는것이고, 정보를 찾는 것이 주소를 입력해 원하는 사이트를 찾아가서 정보를 본다거나, 어떤 것인지 잘 알지 못하는 정보를 찾아 가는 것이라는 의미라면 구글이 더 빠르고 더 믿음직하게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물론 구글이 모든 것을 제공해주지는 않습니다. 네이버가 잘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저도 이삼주 전까지는 네이버가 홈페이지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브라우저를 설치하면 구글을 홈페이지로 합니다. 네이버가 잘하는 부분이 있으면 네이버를 찾아가면 됩니다. 좋은 정보가 있는 곳을 찾아가듯이 네이버가 좋은 부분은 네이버를 찾아가면 됩니다. 이것이 바로 네이버의 과점을 가장 확실히 해소 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지금 브라우저의 홈페이지를 구글로 바꾸시는건 어떻습니까? 좋은 정보는 네이버 바깥에도 많이 있습니다. 정보는 네이버의 것도 구글의 것도 아닌 생산자의(얘기했듯 여러분도 정보의 생산자이십니다)것 입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정보를 돈을 받고(광고를 넣는 것도 포함하여) 제공하고, 어떤 사람은 그냥 선의로 아무런 대가 없이 세계에 공개합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수입을 얻음으로써 후자의 경우에는 자신이 혹은 자신이 생산한 컨텐트가 세상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믿음과 그를 확인하는 데에서 보상을 얻어 싹이 트고 무럭무럭 자라나게 됩니다. 어찌됐던 그 보상은 세상에 정보를 만들어 낸 이에게 돌아가야 합니다. 물론 어떤 정보를 낳기 위해서는 다른 이의 지식을 얻지 않고서는 안되므로 그것을 독점해야 한다는 소리는 아니고, 트랙백(핑백)과 링크를 통해 이미 자신이 정보를 얻은 부분에 대해서 언급할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예는 위키피디아가 아닐까요? Wikipedia에는 다른 사람이 생산한 정보를 각주 형식으로 인용(citation)해서 추가적으로 관심이 있는 이들로 하여금 찾아볼 수 있게 하고 있지요. 어찌됐던 이 노력 또한 정보를 만들어 낸 이에게 적절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수 있습니다(물론 정확성을 가하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3주간을 네이버에서 구글로 홈페이지를 바꿨습니다. 뉴스를 보고 구글의 메일을 읽고, RSS리더를 이용해서 다른 블로그의 정보를 구독할 수 있습니다. 다른 재미난 정보도 iGoogle을 이용하면 RSS 구독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비록 저는 그것보다는 심플한 기본 구글 화면을 쓰지만 말입니다). 그러다 가끔 즐길거리가 필요하면 네이버든 다음이던 네이트던 가곤 합니다. 그러니 효율이 오르더군요. 왜 다음은 연재만화와 소설을 RSS로 볼 수 있게 하는데 네이버는 안할까요? 답이야 원체 뻔하디 뻔합니다만… 그러고보니 다음이 그나마 덜 ‘네이버 스러워서’ 낫군요. 그게 좋은겁니다. 웹브라우저에는 즐겨찾기라는 기능이 있습니다. 즐겨찾기와 RSS(라이브 북마크)를 이용해보세요, 굳이 한군데 모아둔 사이트가 아니더라도 훨씬 더 나을겁니다.
네이버가 신년을 맞아 홈페이지를 개편했는데, 이 포맷을 거의 2000년대 전반부터 써오던 터라 많은 사용자들이 해메는 느낌입니다. 일단 저 자신도 홈페이지 사용안내를 몇번 보고서도 긁적거릴 정도이거니와, 연일 이렇게 이용하시라고 큰 배너를 틀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하는 말씀입니다.
기왕 새로운 화면에 적응하시는거 구글을 시작 페이지로 하고 사흘만 살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나서 영 못살겠다 싶으시면 다시 새 네이버로 돌아가서 적응하시면 됩니다. 이런 절호의 기회가 더 있나 싶습니다. 한번 네이버 바깥의 세상도 만끽해보세요. 정당한 저작자에게 보상을 해주세요.
이글은 이렇다할 발아점이 없습니다만 도아 님에서 많은 영감을 받아 쓴 글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