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은 이상한 족속이다. 자살하는 이에게 죽는게 그렇게 값싼게 아니라면서 그 비싼 댓가를 치른 사람들의 ‘댓가’를 깎아먹지 못해서 안달이다.
자기는 그까짓걸로 안죽는다는둥, 자기는 그런거 버텼다는 둥, 부모한테 대못을 박는다는 둥. 자살을 막 한다고 손찌검하기 전에 주위에서 죽을 정도로 고민하는 사람한테 위로는 해봤는가?
최진실이든 안재환이든 이 학생이든 주변 사람한테 대못하나 박고 갔지만, 결국 그거 그 주변사람들의 잘못이란걸 부인하고 망자의 고민이란 부채를 물려받길 거부하는게 한국인이다.
단순한 이유로 죽었다고 비난할 정도로 쉬운일로 죽었다고 떠드는 한국인들은, 그만큼 조금만 마음을 써서 막았으면 살았을지 모르는 사람이라고 자인하는 것이다. 결국 등이야 직접 안떠밀었지 낭떠러지로 기우는걸 눈뜨고 본게 우리라는 거다.
그럼 우리는 그네들이 죄를 진양 힐난해도 되는건가? 우리가 잡지 않은 태만함에 죄는 없는건가? 눈이 먼 사람이 낭떠러지로 걸어가는 것을 잡아주지 않아 떨어졌을때 ‘눈뜬’ 우리에게 책임은 없는가? 나도 한국인이지만, 정말 웃긴게 한국인이다. 한국인들은 그 죄를 망자에게 욕하면서 배설하고 해소하려는 희안한 종족인것같다.
당신은 자살 안한다고? 큰소리치지 말라. 아무리 강인한 정신을 가진사람도 정도의 차이지 죽을생각 한번 안해보면서 살 사람 없다. 수억을 사기먹고도 재기했던 우리 아버지도 그러길 그 강인한 당신 역시 솔직히 고민 많이 해보셨단다. 단지 그 기로에서 산자와 망자의 갈림은 그 순간에 한가닥 얇은 줄 하나 잡고 번뜩이며 정신 차리고 살아가는거 냐 아니냐 아닌가?
하지만 재수 없으면 놓칠수도, 슬픔이든 뭐든간에 눈앞에 뵈이는게 없어서 못잡을 때가 있고, 그때 누군가 안잡아주면 죽는다. 고리대때문에 죽었다 그러면 고리대 빚을 지게 만든 시스템을 생각해야하고, 가난때문에 죽었다면 빈곤에 쩔게 만든 이유를 고민해야하는데. 이놈의 나라 국민은 그까지 빚 열심히 일해서 갚으면 되지. 그까짓 가난, 좀 아끼고 더 일하면 되지. 욕하고는 그 사람들이 고민하며 남긴 부채는 부실채권으로 만들어서 휴짓조각으로 만들어버린다. 또 고리대는 사람을 수도 없이 죽여놓고도 내일 역시 번영할것이고, 빈곤에 대한 빈곤한 사회보장은 또 누군가를 코너로 몰겠지. 그리고 또 그 죽음을 씹어대고. 3곡짜리 싱글 CD를 디스크 리피트 하는 기분이다.
사람은 죽는다. 하지만 한국인은 죽는걸 싫어하나 보다. 특히 자살로는. 나는 이런걸로 죽지 않아 이런 강박때문에라도 삶이 더 퍽퍽할것이고, 자살율이 모르긴 몰라도 더 올라갈거다. 댓글만 해도 어떤가 말이다. 누구 자살했다는글 보면 단골 안주거리가 다 자기도어쨌지만 살았다. 등등 아주 서바이벌 스토리를 엮으면 리더스 다이제스트는 몇년간 사연모집할 필요가 없을것 같다.
그거 보는 자살 예비자들은 어떤생각하는지 아나? 남들은 다 일해서 갚았다는데 남들은 가난해도 산다는데 나는 뭐냐고. 최진실 재산 수십억인지 수백억인지인데 죽었데. 남들은 이래도 저래도 다 산데 근데 나는 안되네… 더욱더 자기 비하에 들어가고 그 코딱지만한 에고(ego)가 무너지면 또 목 하나 줄타기하는거야 시간문제다. 제발 부탁이다. 남 죽었으면 애도나하지 또 다른 자살의 불쏘시개가 되지는 말아라.
잡아라. 부질없다고 생각하는거에 죽었다는건, 그 주변의 사람들이 그 부질없는것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로인해 그 주변 사람이 괴로워하는게 오롯이 망자의 몫이 되는건 망자를 두번죽이는 얘기다.
….. 나 자신이 자살을 시도하려다 경계에서 살아난 경험에서하는 소리다. 혹시 죽으려는 사람이 있거든 죽지 마라. 주변사람을 바지끄댕이라도 붙잡고 살아남아라.
….. 나는 그래도 나를 잡아준 좋은 친구와 부모님이 있어서 행운아였다. 그걸 앎과 동시에 사는것에 햇빛이 비치더라. 당신도 행운아일지 모른다. 당신 주변사람도 당신 때문에 행운아라고 느낄지 모른다. 관심을 가져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