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에, 아직은 많은 가정에 컴퓨터가 사용되지 않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PC통신을 시작한것은 95년의 일로, 천리안에 가입하면서부터입니다. 그 당시에 PC통신에 가입을 하려면 ID를 전화나 팩스로 신청을 하는 것이 가장 빨랐지요. ID는 별달리 이유가 있지 않다면 개인당 1개고,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연락처를 입력해야 했습니다. 이후에 하이텔이나 나우누리 등에도 차례로 가입을 했습니다만, 천리안은 분당 20원이라는 종량제 때문에, 정액제인 하이텔 쪽이 훨씬 활발했던 기억이 납니다(물론 후반에 가서는 천리안도 시간 정액제와 완전정액제로 바꾸면서 역전됩니다만).
지금의 아고라 격이라고 할 수 있는게 큰마당(PLAZA) 였겠죠. 아마 GO PLAZA 아직도 기억하시는 분 많을겁니다 ^^; 모든 게시판에는 글을 쓰면 실명(ID)가 표시되었습죠. 지금이야 영문이나 국문 심지어는 일문으로 된 닉네임을 사용하시는 경우가 있었지만, 그 당시에는 ID가 글자 그대로 자신의 아이덴티티였습니다. 나중에 한글ID를 쓸수있게 되면서 많은 좋은 이름이 사용되기 시작했죠.
아무튼 그때도 지금으로 따지면 악플이 있었고, 인신공격이 있었고, 사칭이나 물건 떼먹는 사기도 있었고(심지어 PC통신상으로 청와대를 사칭한 사기사건도 있었음, 당시 청와대의 천리안 ID와 비밀번호가 노출되었었음; 김재열 사건), 약간 위험한글(안기부 입장에서볼때;천리안 <현대철학>동호회 사건)을 다루던 동호회는 정부 압력으로 폐쇄도 되고 운영자나 글쓴이가 끌려가기고 하고 그랬죠 ㅡㅡ;
그 당시에는 정부기관이 요청하면(심지어 일개 기업이 소송을 이유로 정보를 받아가 형사고발한 사건이 있음;동서게임채널사건) 가입자 정보를 주고 운영자들의 직권으로 게시판의 글을 삭제하거나 자료실의 자료를 검열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있었더랬지요.
그 당시에도 역시 홈뱅킹의 암호를 노려서 무단 이체를 하는등 ‘첨단’범죄가 있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그 당시에는 1인 1 아이디에 100% 실명으로 돌아가던 세상이었습니다. 뭐 지금만 하겠냐만은 그때도 여러 병폐가 있었다는 겁니다. 오히려 당시 하이텔의 가입자수나 오늘날의 인터넷 사용자 수를 사용해보면 이정도도 크게 놀랍지는 않습니다. 현행 방법으로도 충분히 찾아서 처벌 가능합니다.
에. 뭐 아무튼 그게 악플러던 정권에 비판하는 사람이던 사람 잡아들이기는 쉽겠군요; 속내는 그거겠죠.
감사의 글
이 글에 인용되고 있는 사례는 모두 김중태문화원의 운영을 하고 계시는 김중태님이 1995년 펴내신 ‘김중태 통신 이야기(혜지원)’에서 발췌합니다. 제게는 커다란 도움이 된 책으로 김중태님께는 항상 감사드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