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 신문을 읽는데 MBC의 아나운서였던 이인혜씨가 MBC를 퇴사, 이명박 행정부의 부 대변인이 될 예정이라지요. 개인적으로 이인혜 아나운서의 시원시원한 보이스와 딱딱 끊어지는 말투가 좋아서 이름을 기억하는 몇명의 아나운서중 하나입니다만…. 이번에 결국은 정치를 하는군요.
정치를 배워서 타락한 MBC 출신이 얼마나 있었나요(KBS나 각 신문사 출신도 있습니다만 유들유들하게 정치를해서 그런지 그닥 떠오르는 사람이 없어, MBC 출신 수준에는 못미칠겁니다)… 가깝게는 지난 대선에서 미끄러졌던 정동영씨나 출신 때문에 당연히 정씨와 노 대통령 측근에 붙어 있어야했던 박선영 전 우리당 대변인도 생각이 납니다.
저는 그러한 중요한 자산인 언론인이, 역시 사회적으로 중요한 의사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외우듯이 언론인도 5공 6공때 국민교육헌장 외우게 하듯 언론인의 사명 자세를 달달 외워 머리에 박히도록 강제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늘날처럼 고등교육이 일상화 된 상황에서는 퇴색되었지만 언론인은 국민을 계몽시켜주는 최전선의 지식인이었습니다. 그런 언론인을 낳기 위해서는 회사는 많은 돈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결국 그돈 다 시청자가 주는 돈입니다. 게다가 언론인은 국가의 자산으로 한정된 전파와 지면을 독점하는 사람이며 그것을 생업으로 하며 훈련 되온 사람입니다.
그게 얼마나 중요하냐면 우리나라에는 두번의 정변(쿠데타)가 있었습니다만 두 쿠데타의 제1보는 중앙 기관과 군 수뇌부 그리고 주요 언론기관의 장악으로 시작됐습니다. 쿠데타가 성공하면 방송국과 신문사를 접수하고 접수 사실과 강령을 밝히는 걸로 시작하는데, 그 보도는 모두 언론인이 해왔습니다(언론인을 보는 측면에 있어서 이점은 아쉬운 점입니다. 헌데 머리에 총구를 겨누는데 거기에 저항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국가와 헌정을 짓밟고 요직마다 자신들의 사람으로 장악을 했던 사람들이 언론인 들은 어떻게 하질 못했습니다. 기껏해야 검열과 강압에 의한 해고를 통해서 입을 틀어막고 펜을 꺾은 정도였죠. 언론을 다루는 것에는 전문성이 필요하고, 높은 스탠다드와 규율에 관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아무나 못하죠. 앞서 말했듯 귀중한 공기를 사용하는 사람이니까요.
그러므로, 언론인의 유출은 업종을 불문하고 아쉬운 일입니다. 단순히 정치인이 되고 말고는 저 태평양 건너 나라는 영화배우가 대통령도 했으니… 할말 없습니다만 영화배우 양성하는데 국민이 돈 주지는 않았습니다.
언론인은 소속과 위치를 뛰어넘어서 공정한 자세로 정의와 진실을 희구하며 그것을 널리 퍼뜨릴 것을 각오해야 한다고 봅니다. 제가 이전에 ‘중앙일보, 벌써부터 한나라당 편들기?’라는 포스트에서 썼듯이 특히 기자가 정치를 하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고 봅니다. 아, 물론 정치 돌아가는 꼬락서니 보아하니 욱해서 내가 고쳐보겠다고 나설수 있지요. 앞서 소개한 포스트에서 저는 ‘언론인은 집지키는 개’다. 라고 표현을 했었습니다만, 집지키는 개가 도둑으로 전직하는 꼴이랄까나요. 이제껏 짖어대던 대상 편이 된다니 웃기지 않나요? 게다가 그 행태는 자기가 짖어대던 도둑과 똑같습니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죠.
사족. 손석희씨를 뒤이어 성경환 국장님이 요새 아나운서의 최고 위치라죠. 그냥 뉴스나 알려주시던때가 좋은데, 가끔 기사보니 관리자적인 고압적인 지시를 내리는 게 신문에 걸러지지도 않고 올라와서 심란해집니다. 뉴스 끝낼때 살짝웃은걸 가지고 뉴스에서 내리고 인사고과에 반영해 뉴스 진행에 영향이 있을거라고 하던 양반이 술취해서 방송할때는 침묵이셨지요. 쩝. 기강 세우는건 좋지만 서열이란 걸로 찍어누르고 그러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이러니 안떠나고 배기겠냐! 라고 하면 비약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