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ng & Olufsen A8 4년 사용기(아니 어쩌면 착용기)

나는 A8을 4년째 사용하고 있다. 2003년에 구입했으니까 오래도 쓴 셈이지만, 여전히 현역이다. 내가 언젠가 인터넷을 서핑하다가 한 사용자가 평한 A8에 관한 말을 잊을 수가 없다.

‘일년 반 이상 함께한 A8은 며느리와도 바꾸지 마라’

조금 오버가 섞인 말이겠지만, 그만큼 A8이 시간 흐르면서 완숙해지는 것에 대해서 표현할 도리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확실히 시간이 지난 A8은 완숙해진다. 특히 저음역이 그러하다.

나는 청음이나 리뷰를 쓸 심산이 아니다. 그러한 리뷰나 청음기는 지천으로 넘쳐있다. 그러나 그래도 사용기이기 때문에 굳이 거론하자면 청아한 고음과 통통 튀는 단단한 저음의 고음역 지향 이어폰이라고 말할수 있겠다.

내가 여기서 거론하고자 하는것은 A8의 사용감이다. 많은 이들이 A8의 독특한 음색과 고음 성향에 대해서는 꼭 한마디씩 하면서도 A8의 사용감에 대해서는 특별한 코멘트가 없거나 불편하다 위주로 글이 편향되어 있는 듯 한 느낌을 받는다.

뱅앤 얼럽슨은 이 이어폰을 한때 이렇게 설명했다(지금은 홈페이지가 바뀌면서 내용이 바뀌었다). ‘운동할때나 누워서 쉴때나 언제나 귀에 착 감기는 느낌의 이어폰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또한 편안함을 누리기 위해서 음질을, 음질을 누리기 위해서 편안함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 이어폰은 정말로 편안한 이어폰이다. A8의 사용감에 대한 비평은 A8의 큰 유닛으로 인하여 귀에 들어가지 잘 않는데에서 기인하는데, A8의 유닛은 귓구멍에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살짝 덮히도록 있는 것이라는 것을 착각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때문에 예의 그 유명한 고리형 지지대가 필요한 것이라는 것이다.

나도 처음에는 유닛을 귓구멍에 넣고 지지대를 거는 식으로 착용을 했는데, 무척 아팠던 기억이 난다. 내 귓구멍은 유닛이 작아 큰 귓구멍을 가진 사람은 빠지기도 한다는 CM7도 오래 넣으면 아플 정도로 작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즈음에는 지지대를 귀에 건다음에 귓구멍에 맞추어 파이프를 늘리고 줄여가면서 귓구멍에 직각으로 덮는 정도로 마무리한다. 그정도로만해도 충분하다.

A8을 착용한 상태
A8을 착용한 상태, 정말 편하다.

A8의 올바른 착용법을 알고 나서는 무척이나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만약에 케이블과 귀에서 쏟아지는 사운드만 아니라면 나는 이어폰을 착용하고 있는지 조차 모를 것이다. 이 편안함과 확실한 고정은 가만히 앉아 있을때나 누워 있을때나 아니면 트레드밀에서 뛰고 있을때나 변함없는 편안함과 확실한 고정을 제공해준다. 한번 잘 쓰기만 하면(이게 처음에는 까다로울수 있다) 확실한 편안함과 음질이라는 두가지 토끼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된다.

다만 확실한 단점도 있는데 바로 안경 장용자의 사용이다. 나도 안경을 사용하는데, 안경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안경 다리 때문에 걸리적 거리거나 사용시에 확실히 밀착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그 경우에는 나는 안경을 벗고 이어폰을 착용한 다음 그 위에 안경을 착용하는 식으로 해결하지만 역시나 약간은 불편하다.

A8의 장점은 여러가지가 있다. 청아하고 탁 트인 고음이나 멋진 디자인 등등 그러나 나는 이 녀석의 가장 큰 장점을 편안함이라고 생각하고 그 편안함을 여러 분들께서도 한번 느껴 보시길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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