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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쫓는 아이’를 보다

유난히 운이 없었다. 

별을 쫓는 아이를 봤다. SICAF 팬 미팅은 북마크 해놓고 까먹어서 놓치고, 일반상영은 열병이 나서 놓치고, 개봉 첫날은 몸살로 취소. 해서 그 다음날로 재 예매해서(예매가 수월했다는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영등포 CGV의 1일 2회 상영에는 별로 사람이 없었다), 지독하게 연이 없었던 영화다. “아무튼 봐야한다”라는 오기로 상영 2일차, 오늘 겨우 볼 수 있었다.(뭐 딱히 스포일러는 없다라고 생각하지만 보장은 못하겠다, 또 스포일러를 당했다, 라고 생각하는 정도의 관점에 차이가 다르면 할 말이 없다, 그럴 경우 읽기를 포기해 달라.)

나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을 좋아한다. 

나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을 정말로 좋아한다는 편이다. 별의 목소리를 우연히 케이블 텔레비전에서 봤을때, 그 짧은 단편 애니메이션의 Through the years far a way 부분을 들으며 끝이 날때 잠시 얼어버렸다. 나는 DVD를 가지고 있으며 종종 틀어본다. 그리고 잠시 망각속에 잠겼던 그의 이름은 친구가 초속 5 센티미터를 보자고 권유하며 떠오른다. 나는 그 영화를 같이 한번 보고 문 닫기 전에 한번인가 두번인가 더 보았다. 그리고 Code free 된 DVDP가(지금은 고장났다) 있었던 탓에 일본에서 DVD를 사서 돌려서도 보고 한국에서 정식발매 되자 돌려보고 아무튼 그에 관한 열정은 초속 5센티미터에 대한 태그로 달린글(아마 전부는 아닐것 같다… 태깅을 빼먹었을 수도 있고)을 보면 알 수 있다. 블루레이도 있다. 다 합쳐서 20번인가 25번인가 보는데서 카운트를 포기했다. 의미 없음.

첫 장편의 실패 그리고 그의 변화?   

사실 나는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도 ‘나름’ 좋아했지만, 역시 꼽자면 별의 목소리 아니면 초속 5 센티미터였고 개중에서 초속 5 센티미터였다. 물론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는 그의 첫 장편이었던만큼 힘이 들어갔었다. 디테일함도 좋았고, 스케일도 컸다. 난 왠지 초속 5 센티미터 쪽에 감정이 치우쳐졌다. 아무래도 스토리를 이끄는 힘에 있어서 그에게, 물론 스탭들이 꾸려지고 스튜디오가 차려졌다한들, 단 번에 장편은 좀 벅찼던것이 아니었나 싶다.

그는 초속 5센티미터를 작업하면서 상당히 능률적으로 스튜디오를 ‘기동’하게 된다. 구름의 저편의 스탭롤을 보면 상당한 양의 스탭들이(한국에서 하청도 했다) 참여하지만 초속5센티미터는 물론이고 장편인 이번 작은 장편임에도 상당한 소수 인력으로 제작이 되었다. 나는 그의 첫 장편의 실패이후로 그가 어떤 마음의 전환을 이룬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게 된다. 아마 초심으로의 복귀가 아닐까?  홈페이지등으로 공개된 바로 유추해보건데. 자세한 내막은 알 길이 없지만 보통 만화 작가나 유명 작가들이 그러하듯이 그의 이름의 유한회사를 차려서(구름의 저편 스탭롤에 제작에 신카이크리에이티브,新海クリエイティブ라는 회사명이 있다) 프로젝트 시작에 따라 스튜디오로 쓸 방을 임대하고 스태프를 고용하고, 상당히 능률적이고 능동적인 구조로 조직을 조절할 수 있도록 이뤄졌을 것으로 짐작된다. 회사 자체는 신카이 자신 소유의 회사가 아닐수도 있다. 그 부분은 워낙 복잡하니 여하튼, 주요 스탭들(음악의 텐몬(天門),  작화의 니시무라 타카요(西村貴世)와 미술감독의 탄지 타쿠미(丹治匠 등)과 그 이하 애니메이터들의 프로필을 보면 거의 모두가 어딘가에 ‘묶여’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이곳 저곳에서 활약하는 프리랜서이다. 초속 5 센티미터는 자택과 임대 오피스텔에서 작업했으며, 이번에는 사정이 나아져서 스튜디오로 쓸 임대 사무실을 쓸 수 있었고 스탭도 더 고용했으며, 편집과 CG 엔지니어도 참가해서 후 보정도 아낌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그들 모두 다 이번 프리랜서들이다. 아무튼 초속 5 센티미터에서 마지막 자택에서 코딩하는 프로그래머는 어찌보면 자신(들)의 모습을 투영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초속 5 센티미터를 마치고 돌연 영국에 연수를 떠났다 돌아온다. 그리고 무엇을 얻어 왔는가. 글쎄, 그걸 답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의 테마가 변했다. 라는 것은 재미있는 생각거리다. 왜 갑자기 모험이 되었고 왜 갑자기 환타지가 되었을까? 라는 의문이다. 나는 별의 목소리 서플먼트에서 그가 했던 말을 기억한다. 해서 포스트를 작성하면서 다시 한번 틀어보았다. 애니메이션을 혼자서 만드는 것은 자신의 지향성을 100% 드러낼 수 있는 것이 메리트로, 1인이나 소수 제작이 기본인 만화나 소설 등은 프라이빗한 분위기가 많지만 그것이 보잘것 없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넓히는 요인으로, 별의 목소리도 (어떤 의미를 지닐지는 모르지만)아마 그럴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1~수 명이 만드는 애니메이션이 늘면 보통 거대집단이 만드는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개인의 지향성이 드러난 만화처럼 좀 더 재미있는게 많이 나오지 않을까, 그러니까,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겠다. 라는 요지였다 그러며 단편을 중심으로 해서 사람들의 마음에 오래 남을 수 있는 작품을 남는 작품을 하고 싶다라고도 했다. 이후의 행보와는 좀 대비된다.

그는 한 단계 진보했다. 

그의 마음에 무슨 변화가 생겼던 어찌됐던. 이것은 그의 모험활극이다. ‘구름의 저편 약속에 장소’에 비해 이야기는 좀 더 다듬어졌고, 맥 없었던 이야기에 힘이 들어갔다. 거기에 ‘초속 5센티미터’의 수려한 하늘이나 풍광 모사가 더해졌다. 그야말로 그간 내공을 쌓고 있었고, 초속 5센티미터는 잠시 쉬었다 샛길로 빠지는 것이었어요, 하는 듯이. 다만 개인적으로 아쉬운것은 주인공인 아스나의 ‘현실’에 대한 묘사가 짧다보니 내가 초속 5 센티미터에서 좋아했던 극 사실적인 묘사를 즐길 틈이 짧았다는 점이다, 물론 이에 대해서 감독은 초속 5센티미터 코멘터리에서 ‘ 실제와 똑같진 않더라도 그냥 (신주쿠역에) 가봤으면 아 이런곳이 있었지, 가보지 않았다면 이렇게 생겼구나 라고 여길 수 있도록 적당히 실재하는 듯이 묘사를 했다’라는 요지로 코멘트했다, 실제로 그의 작품속에는 그 시계열에는 등장하지 않아야 할 물건들이 몇가지 등장한다. 2000년대 이후의 등장한 캠퍼스 노트라던가 파일럿지우개가(추가: 정확히 말하면 회사 로고가 변경되었다), 1996년 이후에 나온 스타벅스가 1화에 나온다던지,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그냥 하나의 극적인(혹은 그렇게 보이는 듯한) 묘사 자체가 하나의 ‘도구’였던 셈이 아니었는가… 같은 요지로 환타지 영화에서도 모든 요소 또한 환타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았던 것일까? 가령, 좀 혼란스러운건 시계열인데, 쇼와 중반(1950~60년대)인것같으면서도 20세기 후반의 병기가 잠시 등장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흐음. 이것에 대해서는 훗날 좀 더 볼 기회가 있으면 이유에 대해 천천히 생각해봐야 겠다. 이것도 같은 이유인 걸까?  극의 시기도 흐릿하고 국적성도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그런면에서 주인공이 일본의 고시키(고사기;古事記)를 언급한것은 좀 아쉽다, 하기야 동양의 초등학교 강독에서 서양신화를 읊으면 그것도 우습긴 하겠다).

이별, 죽음은 삶, 인생의 일부 —사라진 삶은 더 큰 무언가로 돌아간다. 

아무튼 소녀, 아스나는 생활력이 강하고 우등생이며 책임감이 있다. 흔히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둘이 생활하는데. 헤, 흔히 신카이 마코토를 두고 커플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라고 하는데 흐음. 이 영화라고 예외는 아니다. 아스나와 알 수 없는 소년 슌과 이별이 시작이고, 모리사키 선생도 결국 시작이 아내와 이별이다. 어이쿠… 다만, 초속 5 센티미터는 이별 해놓고 씨익 하면서 뒷통수 쳐버리기에 바빴지만. 이 영화는 ‘일단’ 장편이니 만큼 얼개가 있다. 죽음과 이별은 삶의 일부이며 사라진 생명은 순환하여 더 커다란 무언가에 다시 환원되고, 살아남은자는 덩그러니 남아있다는 ‘슬픈 저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아야 한다. 라는 것인데…

뭐 어디선가 들었다. 블로그였나. 신카이 감독 자신이 ‘이번 작품이 초속 5 센티미터를 비롯한 예전 작품의 이별이라는 테마에 대한 대답’이라고(추가: 그의 홈페이지 the Other Voice의 2009년 12월 24일 제작 발표에서였다). 네, 잘 들었습니다. 무려 2007년과 2011년 4년간의 공백이 걸린 대답이었지만… (물론 그 자신이 소설을 통해 초속 5센티미터의 이야기를 써냈고 번역되어 출간되었긴 하다)

비非 신카이 매니아적인 감상 마무리

해서, ‘신카이 매니아’적인 레이어를 조금 벗어나 작품 얘기를 해보면, 확실히 이제 그 나름대로의 장편 엮기 능력도 점점 향상 되었다고 생각된다. 한마디로 진보했다. 처음에는 좀 느스막하니 여유가 있어서 어떻게 흘러갈지 전개나 세부사항에 대하여 메모를 하는 등 약간 딴청도 부렸지만 후반에 가서는 스펙타클함에 몰입하느라 메모고 뭐고 없었다.

신카이 매니아적인 감상 마무리

신카이 매니아 적인 주관을 덧붙이자면, 흔히 ‘프로는 결과를 내지 못하면 안된다, 과정을 운운하는 것은 아마추어적인 생각이다’라고 한다. ‘프로는 오로지 결과로 말한다’ 인데. 그는 아마추어로 시작해서 프로로 첫 시작한 것이 장편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이고 이번이 세번째이다. 보통 애니메이션 감독은 스튜디오에 입사해서 시스템적인 체계하에서 애니메이터로 일하며 경력을 쌓아 올리며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지금껏 일본 애니메이션을 받들어온 주류 키-애니메이터들 역시 그렇게 시작하여 당대의 키 애니메이터의 도제(protege)로써 소속한 엄한 지도를 받으며 시행착오를 받으며 독립해왔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상당히 비주류적인 방식으로 그는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보통 같아서는 남들 밑에서 일하며 쌓아올려가며 배울 것을 그 혼자서 다 하고 있는 것이다. 역시 아까 인용했던 별의 목소리 DVD 서플먼트로 돌아가서, 그는 ‘그와 그녀의 고양이를 2000년 5월에 상영해 동화 CG 콘테스트에 입상하고, 동 년 6월에 당시 유행하기 시작하던 휴대폰 메일을 가지고 한 컷의 이미지 일러스트를 그리기 시작한다 스커트를 입은 소녀가 휴대폰 메일을 보내는 일러스트. 그리고 예고편은 공개했는데 진전이 없더라. 그러다가 어떤 애니메이션 관련회사가 제의를 하기에 그냥 2001년 5월에 때려치고 2002년 1월부터 7개월간 제작했더라. 고 말한다. 정리해보자. 그는 아직 경력이 10년도 안된 사람이다. 일반적인 애니메이터가 10년만에 감독이 되어 주도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천재’던 ‘범재’던 간에. 보통 ‘일반적인 방향을 거스르는 것은 상당한 용기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나는 그가 작품하나하나를 낼때마다 얼마나 노력을 하고 있을지, 그러면서 조금씩 성장할때마다 얼마나 큰 성장통을 겪을지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

그는 게릴라로써, 인디로써… 

이 작품이 개봉 한다고 알리는 트윗을 할때, 성우 정재헌(@jaeheony)씨께서 신카이 마코토씨가 이 작품을 1인 제작 했다 라고 소개하셨다. 나는 거기에 아니라고 @리플라이 했고, 그는 혼자 작업하기로 유명하다기에, ‘그는 팀을 짜서 제작하고 있다’라고 반박했지만(거기에 대한 대답은 없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아주 틀린말은 아니다. 뭐 말하자면(sort of)이다. 왜냐면 앞에서도 말했듯이 팀을 짜서 운용하고 있고, 이제는 어느정도 중핵이 되는 멤버들은 고정이 되어, 그의 페르소나 같은 음악의 텐몬(天門),  작화의 니시무라 타카요(西村貴世)와 미술감독의 탄지 타쿠미(丹治匠)등이 생겼다고 하지만 그들도 모두 기본적으로 프리랜서고 그 밑의 애니메이터들은 더 말할나위 없는 처지인지라 고정된 그룹의 실체가 없이 흩어지므로 그는 자신의 애니메이터로써의 시행착오와 이를 통한 성장 뿐만 아니라 제작자와 관리를 하는 모든 일련의 과정의 요령과 리스크를 A에서 Z까지 쌓아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1인 제작, 내지는 즉, 게릴라 내지는 인디일 수밖에 없다.

이 작품을 두고 혹자는 ‘미야자키 하야오를 어설피 따라하는 것 같다’라는 비평과 그가 기대된다라는 호평이 엇갈린다. 한편으로 그 본인을 두고 대중적이지 못한, 일부 매니아에만 영합하는 감독이라고 한다. 심지어는 팬 조차도 좀 더 그의 작품이 흥행하며 유명하고 인정받는 감독이 되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사실 나도 조금은 그렇다. 하지만. 나는 그를 만약 어쩌다가 길을 가다가 부딪혀 (그럴리 없겠지만) 만나게 되서 붙들고 얘기할 기회가 생긴다면 묻고 싶다. 처음 (자신이 하고자 방향을 지향하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는) 그 마음은 여전한 것입니까? 그 결과가 이것이구요? 아마 그가 여전히 게릴라식으로 움직이는 것은 적어도 ‘네, 아직은요.’라고 내게 대답하는것 같다. 라는 망상이다. 아마. (그가 변심하지 않았다면) 그가 지브리를 차리고 하야오처럼 될리는 없을 것 같다. 물론 나는 그가 21세기에 들어 일본 애니메이션에 있어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이 될 것이라고, 팬으로써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의 ‘차기작’을 좀 더 지켜볼 생각이다.

여하튼 즐겁게 봤다. 그럼 됐지. 

아마 나는 블루레이를 또 살거고, 또 몇 번 더 볼 것 같다. 11월 25일 일본 발매라고 한다. 근데 왜 중국어 자막은 있는데 한국어 자막은 없는거니 ㅠㅠ

신카이 마코토 감독 – ‘신작 작업중’

초속 5센티미터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최신작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정신이 없다는건 이럴때 쓰는 말인가 봅니다. 제가 이 소식을 접한게 벌써 꽤 됐는데, 이제서야 포스트하게 되는군요. 좌우지간 본론으로 넘어가면 12월 24일, 그의 블로그에서 밝히길 신작 장편 애니메이션을 제작중임을 밝히면서 공개시기, 제목은 미정으로, 소녀가 주인공이고 모험과 액션, 그리고 사랑이 다뤄지는 이야기로, 과거의 작품에서 그리는 상실이란 테마 이외에도, 그 이후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에 관한 문제의식을 생각하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카피는 ‘소녀가 떠나는 것은 ‘작별(사요나라)’를 말하기 위한 여행.

흐음. 과연 어떨런지요… 그나저나 나는 어쩌다가 두달이 다 되어가도록 이걸 포스팅 안한걸까…

신카이 마코토 원작의 소설들

음. 일단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미디어 믹스로 유명합니다. 일단 그 자신이 순수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게임에서 시작한 만큼. 따라서 별의 목소리나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그리고 최신작인 초속 5 센티미터까지 만화나 소설(정확히는 라이트노벨)로 나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NT 노벨을 통해 별의 목소리와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가 나왔지요. 구름의 저편~의 경우 비교적 최근에 나왔는데, 같은 출판사(미디어웍스였던가)에서 나온 작품이니 만큼 초속 5센티미터도 같은 NT 노벨에서 나오지 않을까 싶군요.?

특히 초속 5 센티미터는 원작자인 신카이씨 자신이 글을 써서 평가가 나쁘지 않습니다만. 과연 언제 나올 것인가 한번 대원에 전화라도 찔러넣어 볼까, 생각중에 있습니다.?
일전에 시간을 죽일때, 라이트노벨을 몇권 읽은게 기억이 납니다만, 개중에서는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가 생각나네요. 참신한 생각과 함께 상당히 치밀하게 이야기가 엮여 있어서, 마치 반지의 제왕처럼 모든것을 계획해 놓고 하나하나 연재해 묶은게 아닐까 싶을정도로… 덕분에 크리에이티비티에 있어서 여러가지 인상을 주었습니다. 뭐.?
라이트노벨하니 하나 더 생각납니다. 그 크기와 값 말이죠. 전형적인 문고본 사이즈에 평량이 낮은 종이를 쓰기 때문에 값도 싸고, 가볍고, 작고… 아무튼 정규문학에서도 나와주면 좋을텐데… 전철에서도 좀 읽고 학교가서도 중간에 읽기 편하고…. 다른건 다 몰라도 그 크기로 다른책도 좀 나와주면 좋으련만. 값이 수년째 5~7000원대에 고정되고 있고, 그나마 좀 하드하게 간다는 도서관전쟁 시리즈(국내에는 도서관전쟁, 도서관내란이 출시됨)나 1만원을 겨우 넘는.?
요즘 소설들 보면 하드커버에 겉커버도 모잘라 띠(이걸 뭐라 부르더라)까지 두르고, 종이 질도 이거 뭐 고급 기록용 종이보다도 좋으니. 값은 ㅡㅡ;?

시간을 달리는 소녀(블루레이판) – 다시 감상해봤습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 – 블루레이 판 도착 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애니메이션이 HD의 장점을 완벽하게 살리는 것인지는 솔직히 확신이 서지는 않습니다.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 <초속 5센티미터>와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가 극단적인 예가 될것 같습니다. 주지하시다시피 두 타이틀은 아마존 저팬에서 판매량 상위 10위에 모두 들고 있습니다. 음. 실제로 이 두 타이틀은 블루레이의 화질을 잘 보여주는 타이틀이라고 하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텔레비전을 다시 DVE로 캘리브레이션하고 그 김에 다시 틀어서 재생해봤습니다. 음. 우선 드는 생각은 DVD에 비해서 확실히 뚜렷한것은 사실입니다. HD로 완전히 리마스터링되었는데 HD매체로 오면서 생긴 장점은 모두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너무 뚜렷한 나머지 왠지 인물들과 배경이 따로 노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이전 포스트에서 굳이 DVD를 가지고 있다면 사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던 말은 일단은 이 포스트로 철회를 하고자 합니다. 당연히 SD급과 HD급의 차이는 납니다. 이 영화도 두번인가 극장에서 봤는데 어느쪽이 극장쪽에 가까운 느낌을 줄것인가 그리고 더욱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느냐이지요. 디스플레이가 HD급이고 크면 클수록 선택은 자명하다고 봅니다.

정말이지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이나 픽사의 애니메이션, 둘 중 하나라도 아무거나 블루레이로 접해봤으면 좋겠군요. 아. 4월달에 했고 언급해 본 적이 있던 도서관 전쟁도 DVD 말고 BD로도 출시한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작화가 너무 깔끔했어요. 커다란 HDTV로 한번 봤으면 좋겠네요.

덧붙임. 이 디스크는 Dolby TrueHD와 DTS Master Sound를 수록하고 있으며, AVC 형식의 비디오 코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비디오의 비트레이트는 약 35Mbps 가량. 높을때는 40Mbps를 육박하는 호화 사양이 되고 있습니다. 아깝다 싶을 정도로….

초속 5센티미터 – 엔딩에 대한 생각

스포일러(내용 누출) 경고 : 아래 내용은 본편의 내용 혹은 결말을 예측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주의해 주십시오.

어디에선가… 초속 5센티미터에 대한 평을 읽으면서, 피천득의 인연이라는 수필을 떠올리는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그 짧지만 깊은 맛을 지니는 수필의 마지막 구절은 항상 많이들 인용되곤 하는 구절이지요. 많은 사람들이 연작단편 초속 5센티미터에 아쉽다, 라는 평을 하곤 합니다. 요컨데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잔뜩 해놓은 초반에 비해서 끝이 마치 미완성처럼 공허하다는 것이죠. 특히 야마자키 마사요시의 ‘One more time, One more chance’를 트는 초속 5 센티미터는 찬반이 갈립니다. 씁쓸한 듯한 주인공의 표정만을 보여주고는 돌아서서 자신의 갈길을 가는 것으로 끝나는 엔딩 또한 그렇구요.


흔히 인용되는 피천득의 수필부분은 이 부분입니다. “그리워 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정말 절묘합니다. 극중 주인공의 처지를 말하는 듯하죠. 마치 이 수필을 보고 쓴게 아닐까? 싶을정도로(그럴리가 없을텐데) 저도 언젠가 한번 이 이야기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피천득 선생님의 덕을 많이 봤습니다만…



‘인연’을 인용하는 것은 좋은데,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인연’의 끝을 맺는 그 다음의 구절은 종종 잊는 듯 합니다. “아사코와 나는 세번 만났다. 세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오는 주말에는 춘천에 갔다 오려 한다. 소양강 가을 경치가 아름다울 것이다.”



난 이 작품의 궁극적인 메시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서로 다른 속도와 거리, 그리고 퇴행적이고 복기적인 과거에서 탈피라고 생각합니다. 3부 초속 5 센티미터를 잘 보시면 아시겠지만서도, 주인공들은 점차 자신의 삶을 살게 되면서 점차 멀어져 나가죠. 주인공은 과거의 자신속의 아카리에 빠져서 겨우 겨우 살아갈 뿐이죠. 그저 살아갈 뿐입니다.


[#M_신카이 작품의 발견되는 이러한 공통점|닫기|메시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서로 다른 속도와 거리, 공간이라는 점과 주인공들의 퇴행적이고 복기적인 과거에서 탈피는 신카이 마코토의 장편 작품의 공통된 하나의 흐름입니다. 요컨데 수광년을 넘게 떠나보낸 여자친구를 찾기 위해서 고뇌하고 방황하다 결국은 우주군에 입대해 그녀와 좀더 가까이 지내고자 했던 ‘별의 목소리’의 노보루나,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에서 알수없는 곳으로 사라져버린 여자주인공을 잊고, 그 매개체인 탑을 잊고자 본토 최북단인 아오모리에서 도쿄까지 전학을 와서 혼자서 근근히 살아가는 주인공이 다시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노력하는 점등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 2008. 11. 3. _M#]

주인공은 아마도 그 교차로에서 지나친 그 여자는 아카리일 것이다 라고 믿었을 것입니다. “지금, 여기서 돌아보면 분명, 그녀도 돌아볼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라는 대사 처럼요. 그 대사와 함께 과거 시점으로 돌아가죠. 그리고 과거의 이야기가 한껏 나왔을 무렵. 다시 그들은 극적으로 엇갈리는 장면으로 돌아가죠. 그리고 열차는 길게 지나가고 주인공은 씁쓸하게 웃으면서 돌아서죠.



저 또한 그 둘이 만났다면 어땠을까, 이런 상상을 해봤습니다. 왜냐하면 1부 벚꽃초는 너무나도 순수한 사랑을 그리고 있었으니까요. 그런 지나치리 만큼 순수한 어린 사랑은 남자라면 누구나 으레 한번 쯤은 해봤을테니까요. 그래서 실제로 보면 이 작품을 보고 감동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남자들이 더 많습니다. 감독은 코멘터리에서 말하길, 있는 듯 하면서도 없는 듯한 배경을 그렸다고 했지요. 앵화초에서의 둘의 사랑은 지극히 현실적으로 있을 법 하지만, 또 존재하지 않는 그런 환타지입니다. 물론 감독은 둘을 이어줌으로써 그 환타지를 이어줄 수 있었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이 작품의 포스터를 보면 ‘어느 정도의 속도로 살면 다시 너를 만날 수 있을까?’라는 주제 카피를 걸고 있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아카리는 아득히 주인공 타카키보다 빠르게 나아가고 있죠. 타카키는 아카리라는 과거를 복기하면서 천천히 그것도 헤메이면서 나가지만, 아카리는 착실히 자신의 앞길을 향해 가고 있죠. 그녀에게 타카키의 기억은 남아는 있지만 한때의 추억이었을 뿐입니다.



만약 그 두 사람이 만났을 때, 마치 소학교때 그랬던 것처럼 웃으면서 기다리는 모습은 그저 환타지일 뿐입니다. 아마 실제로 그 둘이 만나는것도 쉽지 않을 뿐더러 달라진 모습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따금 나는 시속 5 킬로미터라는 카고시마의 우주센터로 달려가는 로켓을 실은 트럭같이 달리는듯 한데, 세상과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초속 5 센티미터로 지나치는 듯한 느낌을 느낍니다.



거리만큼이나 멀리 떨어진 아카리를 만을 찾아, 아카리를 향해서 끝없이 나아가던 타카키와의 거리를 실감하던 이야기를 다뤘던 코스모나우트. 그곳에서 발사된 로켓에 탑재된 ELISH라는 위성체는 태양계 끝까지 간다던 주인공들의 예상을 뛰어넘어, 3부 초속 5센티미터에서 노래가 흐르기 작전에 타카키가 펼쳐보는 잡지에 따르면 그 엘리시란 위성은 태양계 너머 저편까지 날라가죠.



그만큼 시간이 흘러갑니다. 거리도 차이가 나죠. 어떻게 그들이 천천히 거리가 벌어지는지 빠르게 지나가는 컷들을 통해서 감독은 말합니다. 저에게도 타카키와 아카리처럼 편지를 주고 받는 것 같은 그런 경험이 있었더랬죠. 그리고 몇가지 사연으로 시간이 지나다보니 서로가 바빠지고 그러다보니 연락은 끊겼지만 제 맘 속에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었습니다. 벌써 그게 8년전이니 아마 그 사람을 다시 만난다 할지라도 우리 둘은 무척이나 어색할 것 입니다.


실제로 첫사랑이었던 사람, 짝사랑했던 사람을 오랜만에 다시 만나서 보면 사람이 많이 변해서, 이제 지금 다시 만난다면 결코 호감가지 않을것 같은 사람이 되었다고 하는걸 많이 보아왔고 스스로도 경험해왔습니다. 그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주면 좋았을텐데 하고 말이죠. 피천득 님도 결국은 미군 장교와 결혼한 ‘백합같이 시들어가는 아사코’를 보며, ‘절을 몇번 씩하고 악수도 없이 헤어졌다’고 적습니다. 그리고 그는 세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주말에는 춘천으로 가 소양강 가을 경치를 구경하고 싶다고 적습니다.



저는 그래서 초속 5 센티미터의 그 엔딩이 좋습니다. 타카키는 회사를 관두고 고용보험을 신청하죠(블루레이는 대단해요). 그는 웃으면서 다시 갈길을 갑니다. 그가 웃으면서 더 이상 과거의 기억에 머물지 않고 앞으로 힘차게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M_초속5센티미터의 엔딩과 기존 작품의 유사성|닫기|이미 글에서 전작과 유사한 구도가 사용되고 있음을 알려드렸습니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엔딩도 전작과 유사한 구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에서 그와 그녀의 고양이를 비롯하여 이렇다하게 딱하고 결말을 제시한 작품은 없었습니다. 별의 목소리도 아마도 이러하지 않았을까 정도이고, 구름의 저편 약속에 장소에와서는 초반의 주인공의 독백과 후반부의 여주인공의 대사만으로 역시 그 둘은 이러하지 않았을까?라는 추론만 가능할 뿐이지요. 초속5센티미터에 와서는 그나마 조금은 명확해졌지만, 실상을 따지고 들면 그 여자가 아카리였는지 조차도 확실치 않습니다. 다만, 그녀일것만 같았다, 그녀는 돌아설것이다라는 예감. 그리고 그냥 돌아서서 끝나는 엔딩까지 신카이 애니메이션에 있어서 모호성은 빼놓을 수 없는 감초인가 봅니다. – 2008.11.03_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