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스마트폰의 플래그십은 매년 3월과 9월 경에 발매되는되요. 특히 9월에 발매되는 노트 제품은 안드로이드 차기 버전이 나오고 나서 발매되는 기종입니다. 그런데 새 OS 지원 현황을 보면 해를 넘겨서 S 시리즈가 새 OS가 지원되고 그리고 노트가 지원되는 순서로 되던데 말입니다.
솔직히 해외에서도 지적받고 있습니다만 삼성의 운영체제 지원 기간은 둘째치고 업데이트하는 동안에 걸리는 시간은 정말 욕을 들어도 쌀 정도지요. 구글이나 에센셜, 소니나 중국 메이커들이 9.0을 제공하고 있는 마당에 세계 최대의 안드로이드 OEM인 삼성이 언제 제공할지 불투명한 상황이라니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게다가 삼성 제품은 이들 제품보다 훨씬 비싸단 말이죠.
물론 삼성의 경우 커스터마이즈도 잔뜩 하고 신기능도 많이 늘리고 대응해야 할 통신사도 여러군데 있다는 점을 이해합니다. 하지만 삼성이 이렇게 굼뜨게 구는 것이 안드로이드 신 버전의 보급을 느리게 하고 있는 한 요인이 아닌가까지 저는 생각하게 됩니다.
갤럭시S8 플러스를 샀습니다. 분명히 애플 블로건데 아이폰 샀다는 글이 요즘 뜸하죠? 사실 저는 매년 아이폰을 언락으로 일시불로 사는데 이걸 저희 집에서는 ‘애플세(Apple tax)’라고 부릅니다. 나 오늘 세금 냈다를 블로그에 적지 않듯이(트위터라면 모르겠네요) 아이폰에 관해서 이래저래 적지는 않습니다. Workflowy를 이용해서 리뷰에 필요한 글감을 모아뒀는데 이것저것 다 말하려다보니 너무 많아져서 이걸 어쩌지 싶을 정도로 커져서 소화불량 걸릴 지경입니다. 뭔가 방안을 찾아서 곧 리뷰 올리지요.
첫 갤럭시가 S2 였는데 지금 S8을 보면 삼전 엔지니어들은 (만약 줄곧 재직하고 있다면) 감개가 무량할 것 같습니다. 카피캣이라고 불리던 시절에서 이제는 카테고리를 이끄는 존재가 됐으니까요.
다만 스마트폰 자체가 퀄컴 SoC에 소니 이미지 센서 달고 시냅틱스 지문 센서에 이것저것 해서 안드로이드 얹으면 되는거 아냐? 싶을정도로 상향평준화되서 갤럭시S2에서 S4나 S5 시절 만큼 엄청난 반향은 없는거 같습니다. 진짜 S2-S3 때 영상을 보면 안드로이드 경쟁사를 압도하는 스펙과 퍼포먼스를 보여줬는데 이제는 스냅드래곤 835 넣은 회사는 차고 넘치니까요. 게다가 중국회사는 값도 깡패입니다.
뭐 이거저거 얹고 남는 부분에서 삼성이 삼성다움을 보여주고 있는데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라던지 빌딩 퀄리티(세상에나! S2시절에 저에게 삼성이 빌딩퀄리티로 압도하고 있다고 하면 약 했냐?라고 물었을듯)라던지… 대신 그만큼 값을 받아가고 있으니까요. 이번 갤럭시가 제가 처음으로 산 100만원 이상의 안드로이드입니다.
Using under CC Attribution 2.0 license, by Matthew Pearce, Flickr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가 꼽은 아이폰 보다 안드로이드가 나은 이유 16가지에 대한 생각(반박?)
비즈니스 인사이드(Business Insider)나 그 하위 블로그인 BI:SAI는 나도 꽤 즐겨보는 매체이긴 하다. 하지만 매우 선정적인 헤드라인을 써서 트패픽을 모으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곧이 받아들이지 않을 때가 있다. 사실 ‘아이폰 보다 안드로이드가 나은 이유 16가지(16 reasons Android phones are better than iPhones)’ 같은 기사도 상당히 자극적인 타이틀로 주의를 끌기 위해서라는 느낌이다. 사실 내용은 새삼스러울 것이 전혀 없지만, 이런 내용을 좋아하는 한국 기자들에게는 아주 구미가 당기는 먹이이기도 하다. 한번 이 내용을 훑으며 내 생각을 말해보고자 한다. 뭐 안드로이드도 왕성하게 사용하는 입장에서 쓰는 글이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애플빠의 반박으로 보일 수도 있다.
1.아이폰은 샀을 때 용량에서 추가할 수 없지만 대다수 안드로이드 단말은 microSD 카드로 저렴하게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우리는 이것에 대한 반박을 아주 쉽게 할 수 있다. 멀리 갈 것 없다. 세계 최대의 안드로이드 제조사인 삼성의 플래그십 모델은 모두 microSD 슬롯은 물론 배터리 교체도 불가능하다. ‘카피캣’이라면 치를 떠는 삼성이 왜 이런 정책을 취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얘기한대로 메모리를 추가할 수 있는 삼성 갤럭시 노트 4를 가지고 있는 나는 이 결정을 매우 바보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폰은 갤럭시 노트 4와 달리 16G/32G 짜리 모델만을 제공하지는 않았다(놀랍게도 나는 128G 짜리 모델을 쓰면서도 10G 정도밖에 여유 공간이 없다). 설사 SD 카드를 쓴다 하더라도 멀티미디어 파일은 어찌저찌 메모리에 옮길 수 있지만, 어플리케이션을 외장 카드에 전부 옮길 수 없기 때문에 앱은 32G에서 운영체제 공간을 제외한 공간에 앱을 ‘꾸겨 넣어야’ 한다. 갤럭시 노트 4는 아이폰보다 OS가 차지하는 공간도 많다.
2.배터리의 수명이 떨어져 가면 아이폰은 교체할 수 없다. 갤럭시 S6나 노트 5, HTC One과 같이 메탈과 유리로 만들어진 기종은 교체가 불가능하단 얘기다.
자기들이 써놓은 대로다. 위와 마찬가지로 삼성의 올해 플래그십 기종은 교체가 불가능하다. 그 이유는 위에 써놓은 대로다. 보호 패키지가 없는 디자인이 더 얇고 작은 배터리를 만들 수 있고 전화기의 다른 부품을 위한 귀중한 여유 공간을 더 확보할 수 있다. 물론 어느 경우던 서비스 센터에 입고하면 교체가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아이폰도 마찬가지며 아는 사람은 아는 사실이지만, 배터리만 교체하는 경우는 리퍼보다 저렴하다.
3.상당수의 안드로이드 폰은 IR 송수신기가 있어서 리모컨 대신 사용할 수 있지만 아이폰은 사용할 수 없다.
그렇다. 헌데 유감스럽게도 내 거실 TV에 연결된 HDMI 기기 중 리모컨이 있는 3개중 두개는 2.4GHz 무선으로 작동하고, 안방에 있는 3개 중 3개가 2.4GHz 무선으로 작동한다. 솔직히 말해서 IR 블래스터가 달린 갤럭시를 두 대쯤 썼지만 IR 기능을 사용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럴 정도면 아이폰 사용자가 그걸 아쉬워 할 일은, 글쎄 아마 없을 것이다.
4.안드로이드에 컴퓨터에서 드래그 앤 드롭으로 파일을 넣는 것은 정말 쉽다.
그렇다. 솔직히 인정해서 편하다(물론 맥에서는 조잡한 Android File Transfer를 깔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점은 차치하자). 하지만 덕분에 악성코드가 제일 먼저 NPKI 폴더부터 터는 일은 적어도 아이폰에서 볼 수 없다. 그리고 Extension Sheet가 일상화 된 지금, Dropbox 같은 클라우드 스토리지나 여타 파일 전송 유틸리티(Infinit 같은)로 PC에서 파일을 가져오거나 보내는 건 상당히 간단해졌기 때문에 예전에 비하면 비약적으로 유연해 졌다. 케이블로 넣을 수 없는 것에 대한 논점 회피를 하지 말라고? 유감스럽게 안드로이드는 더 유연하기 때문에 내 갤럭시 노트 4를 컴퓨터에 연결해야만 무슨 일이 굴러갔던 적은 손에 꼽을 만하다.
5.안드로이드는 어디서나 음악이나 사진을 넣을 수 있지만 아이폰은 아이튠스를 거치거나 아이포토를 거쳐야 한다(물론 컴퓨터에 있는 아이튠스에서 구한 것 이외의 파일을 아이튠스를 통해 넣을 수는 있다).
아이포토가 없어졌다는 건 둘째치고, 솔직히 그냥 드래그해서 음악을 넣을 수 있는건 간단하긴 하다. 하지만 그 음악들을 폴더로 체계적으로 잘 관리하지 않고 ‘무작정 쑤셔 넣는’ 버릇을 가지고 있다면 그걸 지우거나 관리하는 건 지옥일 것이다(내가 그렇다). 아, 이미 말했지만 맥에서는 Android File Transfer란 프로그램이 없으면 안드로이드에 파일을 넣을 수 없다. 그리고 안드로이드를 쓰고 있지만 누가 요새 컴퓨터에 연결해 사진을 넣고 빼나? 아이폰을 쓴다면 아이클라우드를 써도 되고, Carousel이나 Google Photo, Flickr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를 모두 지원한다. 안써봤나? 안 써봤으면 지금 써보라. 지금까지 선을 꽂아서 사진을 관리했던 자기 자신을 원망하게 될 것이다. 음악도 사실은 비슷하다. 우리나라의 MelOn이나 Bugs는 둘째치고, 미국에선 Spotify나 Pandora, Apple Music, Google Music, Amazon Prime Music 등 전세계적으로 안드로이드든 아이폰이든, 플랫폼을 떠나서 다운로드 받아서 넣는건 점점 구식이 되고 있다. 왜 다운로드 음원 판매의 대표주자인 애플이 Apple Music을 만들었겠나?
6.안드로이드는 어떤 마이크로USB 케이블로도 충전이 가능하지만 아이폰은 비싼 전용 라이트닝 케이블로만 충전이 가능하다.
뭐 2015년형 구글의 넥서스 시리즈가 USB-C로 바뀌어서 여럿 엿먹이고 있다는 점을 둘째치더라도(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기종들이 채용할 것 같다는 점도), 굳이 비싼 애플 케이블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에서도 라이트닝 케이블은 MFI 인증을 받아 호환성에 문제가 없는 녀석도 6000원대에 살 수 있다. 지마켓 같은 곳을 뒤져보라. 모험을 할 수 있다면 MFI 인증이 없는 녀석을 더 저렴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는 동네 슈퍼에서도 봤다.
7.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는 웹사이트에서 버튼을 눌러 바로 설치 가능하지만 아이폰은 아이튠스를 열거나 전화기에서 앱스토어를 열어 받을 수 밖에 없다.
인정한다. 구글 플레이에서 설치할 전화기를 고른 뒤 설치 버튼을 누르면 OTA로 설치가 되는 점은 편리하다. 다만 아이폰만 사용하는 사람들은 시큰둥 할 것이다. 딱히 신경 써본적이 없을 테니까.
8.애플 지도는 구글 맵스보다 안좋다. 그리고 아이폰에서는 그걸 기본값으로 쓸 수 없다.
애플 지도가 (아직도) 형편 없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애플이 구글 지도를 없애고 자사 지도를 넣었을때 이미 지적했듯이 구글이 iOS용 구글 지도를 안만들리가 없었다. (아직도) 안써봤다면 다운받아 보시길, 2015년 기사에서 2012년의 애플지도 사진을 갖다 붙인건 애교로 치자. 아, 그리고 링크의 글에서도 지적했지만, 구글 지도를 놓고 애플이랑 구글이 무슨 알력 다툼을 하던간에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우리나라에서는 구글 맵스보다 카카오나 네이버의 지도를 사용하는 사용자가 압도적이다.
9.아이폰에서는 지문이나 패스코드로만 잠금을 풀 수 있지만 안드로이드에서는 패턴이나 얼굴 인식 등 여러가지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일단 숫자 패스코드 말고도 문자로 된 패스워드를 쓸 수 있다는 점을 빼먹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고, Touch ID에 익숙해지면 다른 방법을 찾는다는게 무의미해 진다는걸 잊지말자. 잠자리에 들었을때나 밤길을 걸어 다닐때 얼굴인식을 시도해 봤는가? 아니면 혹시 (본의치 않게라도)옆자리에서 패턴을 그리는 사람을 살짝 보다가 재빨리 시선을 돌려본 적은? 안드로이드에서도 패턴 인식은 보안도가 그리 높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괜히 안드로이드 벤더들이 지문 인식을 너나 할것 없이 도입하고 6.0에서는 구글이 OS 차원에서 지원하는게 아니다.
10. 안드로이드와는 달리 아이폰은 홈스크린을 다양하게 커스터마이즈 할 수 없다.
인정한다. 그게 나을 수도 있다. 가령 삼성의 기본 홈 런쳐는 수백개의 앱을 깐 상태에서는 검색 기능 조차 없는 재앙같은 구조이니 아예 다른 런쳐를 써서 해결 할 수 있고, 위젯도 은근히 편하다고 생각할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근데, 위젯은 iOS에도 있다(다만, 나같은 경우는 두 플랫폼 모두 별로 쓰지 않는다). 한마디로 아이폰을 사용하는 사람은 신경 쓰지도 않는다는 얘기다.
11. 안드로이드는 아이폰이 그랬던 것처럼 홈스크린에 모든 앱을 넣도록 강요하지 않는다.
내 갤럭시 노트4의 삼성 런쳐의 경우 앱을 깔때마다 홈스크린에 더 이상 공간이 없다고 오류를 뱉는다.
12. 일부 안드로이드 전화기는 여러개 앱을 동시에 열 수 있다.
편리하다. 근데 그게 가능한 전화기를 가지고 1년 넘게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연적은 양 손가락으로 셀 수 있다. 경험으로 미뤄보건데, 애플은 아이패드에서 PIP나 스플릿뷰 등 두개 앱을 띄우는 방법을 마련했지만, 잘해봐야 5.5인치인 아이폰에서 아마 이게 없다는게 핸디캡으로 다가올 사람은 없지는 않더라도 그렇다고 아주 많지도 않을 것이다.
13.안드로이드에서는 확인해야 할 항목의 아이콘이 상태바에 떠서 쉽게 알 수 있지만 아이폰은 뜨지 않는다.
일단, 떠 있는 아이콘과 수십가지의 알림을 확인해서 지우는게 받은 편지함을 지우는 것 같은 지루한 일이며, 나같이 화면에 지저분하게 이것저것 떠있는게 싫은 사람은 굳이 이게 좋다고 생각하지도 않을 것이다. 한편, 스크린샷을 찍을 때 아마 당신은 이걸 깨끗하게 지우고 싶을 것이다. 당신이 얼마나 아이돌 마스터 게임을 좋아하는지, 얼마나 많은 메일을 받으며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서 인기인인지(그리고 그걸 확인하기 귀찮아하는지) 자랑하고 싶지 않다면. 아마 스크린샷 올리기 전에 모든 알림을 지운 사람이 없다고는 하지 못할 것이다. 굳이 스크린샷이 아니더라도, 회사에서 일코하며 사는데 전화기를 켜서 카톡을 보내고 있는걸 옆에서 흘깃 곁눈질하는 동료가 게임 알림창이나 자주가는 쇼핑몰의 로고가 늘 떠있는걸 보는게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고는 말 못할 것이다. 다 넘어가서 전화기를 안 만진 동안에 수십개씩 뜬 알림을 보면 질려서라도 그냥 일일히 읽는걸 포기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알림을 지워버리면 달리 다신 읽을 수 없다. 적어도 iOS는 알림바에 뜨지는 않지만 당신이 명시적으로 지우거나 읽기 전까지는 7일 동안 얼마든 읽을 수 있다.
아, 나는 예전 avast 백신 버전의 형광 오렌지색의 인디케이터를 정말 싫어해서 꺼놓고 썼다.
14.안드로이드에서 iOS로 옮겨보니 기본 알람앱이 알람 시각까지 얼마나 남았는지를 알려주지 않으며 스누즈 시간을 선택할 수 없더라.
그런가보다. 휴대폰을 ‘시계와 앱만 쓰는 사람’도 있고, 나도 전화보다는 앱과 웹브라우저, 메일만 쓰지만 나는 알람시계를 사용하지 않아서 몰랐다. 그렇다손 치더라도 이게 안된다고 해서 이게 아이폰을 쓰지 말아야 하는 이유라고까지 말하는건 논리가 인간새 대회에서 뛰어내리는 사람 수준 이상으로 비약된 것이다.
15.안드로이드에서 이모지가 아이폰 보다 예쁘다.
개인적인 취향에 딴지를 걸진 않겠지만 이모지라는 녀석을 스마트폰 OS에 처음 넣은건 애플이다.
16.읽음 확인은 끔찍하다, 안드로이드에서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
RTFM, 옵션란에 가면 읽음 알림을 끌 수 있다는 바보같은 말을 기자한테 하는게 바보같기도 하지만. Who cares? 어차피 iMessage 사용자보다 카카오톡 사용자가(해외에서는 Facebook Messenger) 압도적으로 많다는걸 당신도 알고 나도 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1이 사라지지 않거나 사라지고 나서 대꾸가 없으면 안절부절 못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배터리라는 녀석은 결국 수명이 있다. 1년을 채운 배터리는 드디어 물이 새는 양동이처럼 배터리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물론 방법을 고민해봤다. 배터리를 많이 쓰는 프로세스를 점검해보고, 배터리 절감앱을 써봤다(사실 iOS가 메인인 입장에서 이 모두 고역이다). 헌데 별 도움이 안됐다. 결국 절감했다. 배터리를 교체해야 한다. 라고. 결국 배터리를 오픈마켓에서 주문하고 기다려서 받아 완충하고 사용했다. 아! 이렇게 오래 간다니.
스트레스 받지 말고 교체하라.
이전에도 썼던 것 같은데 결국 일정 정도 쓰면 아무리 노력해도 배터리 수명은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떨어진다. 개인차는 있지만, 그러니 불편하다고 생각하면 교체하라. 그리고 남은 배터리는 비상용으로 냅두던지. 스트레스 받으려고 전화기 산것 아니지 않은가.
판때기를 귀에 대고 전화를 한단 말야? 첫 출시된 갤럭시 노트를 본 첫 반응은 그것이었다. 실제로 그 커다란 전화기를 케이스까지 끼워서 쓰는것은 조그마한 문화 충격이었다.
그런데 세상이 변하긴 변하나보다. 갤럭시 노트는 조소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비롯하여 여러나라(특히 아시아)에서 간판 상품이 되어 잘 팔려나갔고 애플이 삼성을 따라(그렇다 애플이 삼성을 따라서) 5.5“ 의 거대한 전화기를 내놨다. 물론 주력 모델은 4.7” 아이폰이 되겠지만. 물론 4"를 내놓으며 ’최적의 사이즈’를 주장하던 것은 무안하게 됐지만 애플은 이제 완벽하게 화면 사이즈 컴플렉스는 극복하게 됐다. 결과, 그리고 두 기종은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 아이폰 6 플러스는 글을 쓰는 시점에서 애플스토어에서 주문하면 3–4주가 걸려야 도착하고 11월 초에 아이폰 6 플러스를 주문한 나는 한달을 기다려 12월 초에 물건을 받는다. 어찌됐던 아마 이제 더 큰 기종을 볼 일은 없을 것 같다. 현실적으로. 정말로 판대기-태블릿-를 들고 다니게 할 생각이 아니라면. 실제로 갤럭시 노트4는 3와 화면 크기는 달라지지 않았고 해상도만 시원하게 늘렸다.
시장의 패자이나 전년보다 저조한 실적으로 고심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양공을 걸어오는 애플의 공격에 어떻게 대항해야 했다. 갤럭시 노트 4는 이에 대한 지극히 정석적인 그리고 훌륭한 대응이다.
지금까지 만져본 삼성 폰 중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느낌의 전화기
삼성 전화기에 대한 비평은 대체적으로 늘 똑같다. 플라스틱의 느낌을 지울수 없다. 라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의 제품은 제일 잘 팔리는 제품일지언정 제일 잘 만들어진 제품과는 거리가 있었다. 차로 비유하자면 도요타 캠리 같은 것이다. 지극히 실용적이다. 성능도 좋다. 고장도 적다. 거기까지다. 프리미엄으로 승부하는 독일차와는 추구하는 벡터부터가 다르기 때문에 재질감이나 마무리부터가 다를 수밖에 없다.
갤럭시 노트 4를 다시 차에 비유하자면 토요타의 렉서스인 셈이다. 갤럭시 알파로 우리도 프리미엄을 만들 수 있다고 선언한 삼성은 그 유산을 대량 생산 모델인 갤럭시 노트 라인에 적용했다. 금속 테두리와 아이폰에서 볼 수 있었던 컷팅 솀퍼는 쥐는 느낌부터 재질감을 부여하며 갤럭시 노트의 무게에 더해 무게감을 준다. 끝이 라운드 처리된 유리화면은 고급스런 감촉을 주지만 안타깝게도 초기의 유격의 원인이 되기도 했고 쓰다보면 먼지가 낄지도 모르겠다(아직까지 문제가 되진 않았다). 들리는 바에는 끝이 라운딩 처리된 액정에 액정보호지가 완벽하게 맞지 않는다는 소리도 있다(나는 붙이고 쓰지 않는다). 뒷쪽의 인조 가죽 플라스틱 판은 단순히 고급감을 주는 것 뿐만이 아니라 지문이 묻어나지 않을 뿐 않고 땀이 많이 나는 손에도 끈적임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해주어서 만족스러웠다. 지극히 실용적이며 약간의 지혜로 꽤 좋은 결과를 얻었다. 물론 맘에 들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땀때문에 끈적이고 굳어버린 뒷판을 젖은천으로 닦아내는 나로써는 훨씬 낫다. 결국 플라스틱이지만 현명하게 궁리해냈다.
디스플레이는 밝고 화사하며 선명하지만 내가 마지막으로 본 AMOLED 디스플레이인 갤럭시S3의 과장된 발색으로 망가져버린 AMOLED의 인상을 확실히 바꿔놓았다. 고화질의 액정 디스플레이에 견줄 뿐 아니라 또 어떤 부분에서는 앞서나간다. 명암비라던지. 높은 해상도라던지. 확실히 멋진 화면이다. 크기가 커진 만큼 이 녀석 때문에 태블릿의 입지가 애매해진 것을 인정해야할것이다. 고해상도의 대화면이다보니 태블릿의 사용 빈도가 많이 줄었다. 확실히 해상도가 커지고 화면이 커지다보니 데스크톱 웹사이트도 열 수 있지만 본격적인 데스크톱 웹서핑은 아이패드 미니로도 걱정거리인데… 역시 모바일에 충실한게 정답이다. 적어도 웹 컨텐츠에서는 태블릿을 완전히 대체하기엔 무리가 있다. 패블릿이지만 역시 전화는 전화인 것이다. 하지만 넓고 시원하다. 동영상이나 전자책(특히 만화) 같은 비 웹 컨텐츠에서는 얘기가 좀 다를지도 모르겠다. 같은 모바일 웹컨텐츠도 보기가 좋다. 아무튼 화면은 우수하다.
카메라도 칭찬할 구석이 있다. OIS(너무 맹신하지는 말지어니)와 빠른 포커스, 그리고 인카메라의 넓은 화각과 비교적 높은 화소수가 그러하다. 아이폰과 달리 안드로이드 카메라 인터페이스를 두고 늘 이것저것 설정해야 한다. 그 설정이 복잡하고 깊숙히 들어가야 한다고 불평했는데 갤럭시 노트4는 옵션을 제공하면서도 복잡함을 어느정도 억제한 UI를 가지고 있다. 뭐 신경끄고 그냥 찍어도 대체로 OK다. 다만 실내에서 화이트밸런스가 대단히 기계적으로 흰색을 쫓아 눈으로 보는 색과 약간 다른 경우가 약간있다. 베이지 색의 종이를 삼파장 형광등 하에서 찍었는데 종이를 백색으로 맞춰버린 것이다. 그리고 OIS는 당연한 말이지만 전화를 세로로든 가로로든 세워 들었을때 효과가 있다.
한편 데이터 통신의 경우 LTE Cat.6을 지원해서 광대역 LTE-A를 지원한다는데 선전이나 홍보만큼 속도가 나오지 않아서(60Mbps 중후반 정도;SKT) 고객센터에 커버리지가 맞나 물어보기까지 했다(커버리지 안이 맞았고 실내라 그런가 싶어 옥외로 나가봐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써보는거라 기계와는 전혀 상관없는 것이지만 실망스러웠다(12/3추가: 다시 바깥에서 재어보니 89Mbps가 나왔다. 뭐 세 배 타령까진 아녀도 꽤 잘나오는듯 하다). 802.11ac 라우터가 없어 ac 무선랜은 시험해 보지 못했다.
전화 통화의 경우 선명하고 크게 들린다. 워낙 전화가 커서 수화기(이어피스)에 귀를 올바르게 갖다댔는지 확인하게 된다. 그러지 않으면 소리가 잘 안들리니까. 상대방에게 확인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크게 불만은 없었던 듯 싶다. VoLTE(HD Voice)통화도 만족스럽게 했다.
배터리의 경우 대체로 일어나서 사용을 시작하면 하루나절을 정도가 사용할 수 있을 정도(혹은 그 이상) 혹은 좀 더 혹사하면 역으로 반나절에 토막날 수준이다. 전화기를 하루종일 만지작 거릴 때 얘기니 뭐 그다지 귀담을 필요는 없다. 이 정도로 커다란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가진 기계 치고는 오래 버틴다 싶다. 기계가 충전이 빠른게 정말 괜찮다. 삼십분에 오십퍼센트 충전은 세어보지 않았지만 정말 빠르다 이렇게 닳고 충전하고를 반복해서 배터리 사이클이 남아날까 염려 될정도로. 배터리 용량이 상당한데… 그래서 충전기와 배터리 하나만 준 모양인데 아이폰 사용자를 콘센트 찾아 묶여 있는걸 놀린 주제에 이건 아니지 싶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에서 거대함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 있다면 펜이다. 갤럭시 노트 4에서도 강조를 하는데 아이폰을 발표하면서 스티브 잡스는 스타일러스를 내팽겨치며 최상의 스타일러스는 사람의 손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iOS에서는 그래서 극력 손으로만 모든것이 잘 되고 잘 되도록 노력하도록 개발자들을 장려하고 있다. 반면 안드로이드에서는 또 그렇지가 못한 것같다(경험에 따르면) 잘라내기 오려내기와 선택이 잘 안된다. 그런데 그게 이 펜 하나로 신박하게 해결된다. 선택과 각종 조작(심지어 어디서는 드래그 앤 드롭도 된다)이 될 뿐 아니라 화면의 내용 일부를 선택해 잘라서 스크랩을 해서 저장을 하거나 공유를 하거나. 본래 목적엔 메모나 노트 보다 이런 기능으로 더 많이 이용하는 듯 하다. 이렇게 채택된 부분의 스크랩에 글자가 있을경우 글자도 인식한다. 펜으로 노트를 할 기회는 드물고 또 생각만큼 종이로 하는 감각은 들지 않는 듯하다. 노트앱에서 써봤는데 필압을 인식하는 노트는 손글씨 메모보다는 그림에 적절해보였다. 펜으로 이것저것 하도록 기능이 참 많은데 기능을 다 외울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굳이 뽑자면 펜으로 원하는 부분을 잘라내서 캡처해서 스크랩해 보관하고 공유하는 기능은 유용하게 애용하고 있는 몇 안되는 펜 기능이다. 굳이 펜으로 뭔가 쓰는 기능을 찾자면 액션 메모 기능이 있다. 펜을 뽑자 마자 나오는 팝업 메뉴에서 누르면 포스트잇 처럼 메모지가 나와서 메모가 가능하다. 빠르게 메모할때 사용할 수 있어 간간히 사용한다. 적을때 잘 적으면 전화번호나 주소는 자동으로 인식해 다이얼해 주거나 지도를 보여주거나 해주는 모양인데 전화번호를 시도 해봤는데 두번 중 한번 제대로 인식했다.
이래저래 장점이 많고 기능이 참 많은 기계인데 소프트웨어적으로 와서는 직관적이지 못하다. 웹사이트의 설명서나 설정메뉴의 안내등을 참고해야 겨우 기능을 숙지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월트 모스버그(re/code)는 삼성 제품을 칭찬하면서도 늘 ’두개의 브라우저, 두개의 재생기’를 지적하는데 실제로 보면 크롬을 사용하려고 보면 갤럭시 고유의 기능들, 이를테면 사전이나 번역등을 이용할 수가 없다. 그외에도 운영체제와 앱들의 수정으로 특별한 기능을 쓸 수 있는 사례가 많은데 대표적인게 창을 별도로 띄울수 있는 멀티윈도우 기능인데 잘작동하면 큰 화면을 십분 살리는 아주 좋은 기능인데 삼성이 제작한 앱이나 몇몇 시스템 앱 그리고 소수의 서드파티 앱이 지원한다. 삼성의 안드로이드 영향력 탓에 의외로 자주 쓰는 앱이 지원하는 것을 발견했는데 아주 재미있게도 삼성이 개발한 계산기가 지원을 안한다는것이 이 기능의 불완전성을 자조적으로 보여준다(12/3 추가: 리뷰를 작성하고 이부분에 관해서 삼성에 전화를 해보니 지원을 하긴 하더라. 다만 별도로 수동으로 추가를 해줘야 했다). 지원상황은 앱마다 가지각색이라 페이스북이 지원하는데 트위터는 지원하지 않고 뭐 그런 상황이다. 그리고 이 멀티 윈도우를 부르는 키가 뒤로키를 길게 누르는것인데 앱에 따라 뒤로를 누르자마자 바로 인식해 전 화면으로 가버리는 경우가 있다. 난감.
한손모드의 해프닝도 짚고 넘어가야하겠다. 한손모드라는것은 그 큰 갤럭시 노트의 화면을 축소해서 한손으로 조작가능한 크기로 표시하는것을 말하는데 큰 단말기 특성상 있으면 편리한 기능이다. 조작법은 화면의 테두리에서 엄지를 빠르게 샥하고 중앙으로 움직였다 빠른 모션으로 돌아오면된다. 라고 설명은 하는데 그게 잘 안되더라고. 화면은 죽어라 문질러대지 안되지. 덕분에 전화까지 했고. 잘된다라는 소리를 듣고 화면을 죽어라 문지른 끝에 ‘가끔씩’ 성공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아직도 실패율이 높다.
지문 스캔은 갤럭시S5에서 그렇게 해외 리뷰에서 악평을 들어서 걱정했으나 그 정도는 아녔는데 다만 360도 어느 각도로 인식하는 Touch ID와는 달리 각도를 잘 지켜야 한다는 것과 역시 땀에는 쥐약이라는 점에 결국 그냥 꺼버렸다.
갤럭시노트4는 여느 안드로이드와 마찬가지로 블로트웨어로 상당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가용공간이 그만큼 줄었다는 얘기. 그만큼 기능이 많다는 얘기도 되고 이동통신사의 갑질도 문제란 얘기지만. 그나마 갤럭시 기프트 등 번들앱을 선택해서 깔 수 있도록 한것은 잘한것이 아닐까. 개중에는 유용해 보이는 앱도 있기도 하고.
탑재되어 있고 사용하도록 되어 있는 기능은 참 많은데 다 따라하지 못하겠다. 끈기와 체력과 정열이 넘치던 십대도 아니고 160페이지나 되는 설명서를 다 읽어 기능을 외울 끈기가 이젠 없다(나중에 천천히 읽어 볼 생각이다, 손바닥 만한 큰 화면으로 천천히 읽는것은 어쩐지 문고본을 읽는 느낌이다). 따라서 더 소개하는것은 무리다.
정리하며
노트기능이나 스크랩 기능을 쓰며 처음엔 펜의 편리함을 느꼈지만 펜의 사용 빈도가 줄었다. 노트관련한 각종 편의 기능이 준비되어 있고 가끔 빼서 쓸때가 있지만 결국 느끼는건 펜의 존재보다는 커다란 전화라는 생각이다. 들고 오래쓰다보면 손목이 뻐근할 정도로. 6 플러스도 비슷한 무게에 크기일텐데. 앞길이 걱정이다. 아이폰 6 플러스를 얘기하다보면 펜의 부재를 언급하는 분이 계실줄로 아는데. 음 그거 있으면 좋은데 없어도 그만이더라고… 쓰는 사람들이 쓰더라고. 라고 할 수 있는 물건이 되어 버렸다.
삼성의 엔지니어들은 영리한 기능들을 잔뜩 집어넣었고 높은 완성도의 전화를 만들었다. 다만 그만큼 복잡해졌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뭐 전화를 뒤집거나 스윽 화면을 훔치면 묵음이 된다라거나 그런건 설명서를 봐야 아는데. 설명서가 내장되어 있고 그걸 따라서 대충 따라하게 되고 그것도 모잘라서 160 페이지 짜리 정식 설명서가 있건만 읽기 어렵고 귀찮고 그러다보면 그 기능들은 제쳐두고 결국 커다란 전화기가 된다(정식설명서는 둘째치고 간이 도움말을 읽는 사람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
만듬새는 내가 갤럭시S2나 S3를 쓸때에 비하면 놀라울정도로 정교해졌고 다부져졌다. 여전히 플라스틱이지만 확실히 좋아졌다. 만약 고급 안드로이드 전화기를 찾고 있고 몇 년간 쓸것이며 무지막지한 크기의 화면과 따라오는 무게, 비싼 할부금을 감수해갈 자신이 있다면. 이 전화기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갤럭시 노트4는 삼성이 내놓은 렉서스다. 앞으로 좀 더 쉽게 정리된 소프트웨어를 갖춘다면 화룡점정일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