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WWDC 기조방송에서 발표된 새 macOS Tahoe 26을 느지막히 보고 웹사이트에 들어가자마자 확인 한 것은 과연 이 버전이 어디까지 지원을 하느냐 라는 점이었습니다. 이미 보도된 바와 같이 이 버전이 마지막 Intel 맥 지원 버전이고, 그나마도 2019년형 MacBook Pro(16″)를 지원합니다. 다시 말해서 제 2018년형 맥북 프로(15″)는 지원이 종료된다는 의미인데요. 왠지 그럴거라는 예상이 들었고 지금 절찬리에 대체할 애플 실리콘 기기를 고민 중에 있습니다. 애플이 천년만년 인텔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PPC 지원 배제 때 잘 봤으면서 차일피일 미룬 댓가를 치르는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600만원 짜리 컴퓨터인데… 흠, 솔직히 이만한 기기를 다시 살 엄두가 나질 않네요. 다음에는 MacBook Air를 살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Author: 푸른곰
SSD가 (또) 죽었습니다
웃프게도, 언젠가 교체했었던 SSD가 또 죽었습니다. 쓰기 에러가 역치를 넘어서 SMART 경고가 났고, Macrium이 백업을 하다 CRC 에러를 냈습니다. 다행히 거의 대부분의 작업 파일은 클라우드에 있어서 사실상 SSD를 교체하고 윈도우를 복구 이미지로 복구하고, 앱을 깔면 됩니다만… 이 작업이 굉장히 지리하고 길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물론 SSD 전체에 대한 이미지가 있지만 세월이 반년 가까이 지나서 차라리 새로 하는게 낫겠지 싶습니다.
이 참에 스토리지 가격 전반을 살펴보게 되었는데 SSD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PC용 HDD는 거의 명맥만 유지하고 있더군요. 그렇다고 SSD를 4TB 이상 사게 되면 대용량 HDD가 압도적으로 여전히 가격이 저렴하다보니 용도에 따라 갈릴거 같더군요.
이번에는 PC의 3년 워런티가 끝나고 첫 고장에 해당합니다. 1년 연장할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부품값도 부품값이지만 거대한 GPU를 드러내야 NVMe 슬롯이 나타나서 대공사가 필치입니다.
그래도 아직 바로 죽지는 않고 경고를 내서 대비할 시간을 벌어준 것에는 고맙게 생각을 하는데요. 2016년 구입한 ThinkPad X1의 SSD가 줬던 SSD에 대한 신뢰감을 한방에 날려버리는 기분입니다. 집의 모든 SSD를 다 점검하고서야 마음이 좀 놓였습니다. 그나마 데스크톱이니 제가 직접 교체라도 하지만, 노트북은 어떻게 할지 깝깝한 기분이기도 하고요.
LAMP 시대의 끝?
안녕하세요, 푸른곰입니다.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시다는건 6월 10일 밤에서 11일 새벽 사이에 이뤄진 서버 교체 작업이 완전히 끝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전에는 무식하게 프로덕션 서버를 라이브로 손대다가 장애를 일으켰을 정도로 무모 했습니다만, 이제는 나이가 들면서 조심성이 들어서 그런지, 별도의 테스트 서버에서 작업하고 셋팅 완료 후 DNS만 변경하는 식으로 대처했습니다. 가상 머신을 얼마든 만들고 쓴 만큼 요금을 지불하는 클라우드 시대 만만세죠. 그래서 거의 대외적으로는 중단이 일어날 정도의 치명적인 사태는 없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용하게 이뤄진 작업치고는 꽤나 과격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흔히 워드프레스를 굴리기 위해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의 조합을 머릿글자를 따서 ‘LAMP’라고 합니다. Linux, Apache, MySQL, PHP의 머릿글자입니다. 이 중에서 리눅스와 PHP를 제외하고 웹서버인 Apache와 DBMS인 MySQL을 각각 OpenLightSpeed와 MariaDB로 교체했습니다. 혹자는 Apache와 MySQL을 대신해 이 둘을 넣고 ‘LOMP’라고 하기도 합니다.
전반적으로 현대화된 서버이며 같은 리소스로 훨씬 많은 처리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훨씬 빠르게 처리합니다. 또, Apache에서는 꿋꿋이 지원하고 있지 않고 있는 HTTP/3(QUIC)을 지원하고, ModSecurity 3이나 DDoS 대응 기능이 내장 되어 있고, WordPress를 위한 자체 서버 캐시를 가지고 있어 서드파티 캐시나 보안 플러그인에 의존할 필요가 없는 등 가려운 곳을 벅벅 긁어주는 면이 있습니다.
저는 05년에 이 블로그를 시작해서 텍스트큐브와 티스토리를 거쳐 12년 워드프레스로 데이터를 이전하고 16년 웹호스팅에서 클라우드 VPS(가상사설서버) 이전을 거쳐서 이 블로그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번 서버 변경은 저 혼자 사용하는 VPS여서 가능한 것인데요. 워드프레스로의 전환과 VPS로의 전환에 버금가는 향후 몇년을 위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욱 빨라진 푸른곰 닷컴을 앞으로도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I의 시대, 사람은 ‘귀하다’
요 며칠, 두 가지 일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제가 가지고 있는 소위 프리미엄 카드라고 불리는 카드의 연회비가 청구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중학생 때, 주택은행 시절부터 거래했던 국민은행의 영업점이 문을 닫는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우연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구 주택은행 영업점이 구 국민은행 영업점에 흡수되는 형태가 되었습니다).
요컨대, 그러잖아도 디지털 금융에 소외되어 있는 어르신과 현금을 만질 수밖에 없는 상인 등으로 바글바글거리던 지점을 폐쇄하면서 어떻게 ‘더욱 편리하고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할지 굉장히 신기할 따름입니다만.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때 현저했습니다만, 카드사에 전화하면 10분에서 20분 정도 대기는 예사로 흘러가던 때가 있었습니다. 프리미엄 카드 보유자에게도 영향은 있어서 거의 대기 없이 연결되던 것이 그나마 좀 덜 기다리는 정도가 되었죠. (40분을 기다려 본적이 있습니다).
금융회사들은 너도나도 디지털 ARS니, 챗봇이니를 도입하면서 콜센터 부하를 분산시키려고 합니다. 소비자들은 ARS나 챗봇 따위가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위해 사람을 기다리는데, 금융회사들은 앱이나 ARS, 챗봇이 있으니 상담원을 줄여도 된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그리하야, 가히 AI의 시대인 지금, ‘사람’을 접하는 것은 귀한 것이 되었습니다. 사람을 접하기 위해서는 대가를 치러야하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는거죠. 가장 극단적인 예가 은행의 경우, 외화송금 아닐까요. 창구에서 직원이 타이핑해서 SWIFT 송금을 하면 수수료가 산으로 갑니다. 그걸 제가 직접 앱이나 웹으로 하면 그야말로 은행의 인건비 절약 시책에 놀아나는 기분입니다.
BNPL(나중결제) 스타트업인 Klarna의 CEO는 AI로 사람을 대체하는 것을 자랑해왔습니다만, 나중에는 자기 자리까지 대체될 것 같아 우울하다는 기사가 나와서 빈축을 샀었습니다.
국민은행의 경우도 작년 정초에 AI 챗봇 이용률이 늘었다며 상담사들을 해고했다가 빈축을 사자 부랴부랴 철회하는 해프닝을 저질렀는데요. 사실 지점 통폐합은 이 은행만에 국한되는 일은 아니지만 말이죠.
흔히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만, 시점을 조금 바꿔보면 우리가 자연스레 접하던 사람의 서비스가 갈수록 귀해지고 비싸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의 가치는 갈수록 천정부지가 되고 있습니다.
지점은 통폐합 되지만 살아남은 국민은행원들의 성과급 잔치를 보면서 이 문제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도레이씨 프리미엄’ 리뷰
‘안경천의 에르메스’의 프리미엄이라고?
서론
제가 도레이씨를 이 블로그에 소개한 것이 2008년의 일입니다. 시간이 참 많이 흘렀습니다. 그 때 당시에 단초점 안경을 쓰던 20대 청년은 이제 내일 모레면 40줄을 앞두고 있어서 노안을 대비해야 할 정도로 시간이 흘렀습니다. 솔직히 처음 소개할 당시에도 저렴한 축에는 들지 않았던 도레이씨였습니다만, 한국에 수입처가 없어 구하기 어려워서 비용이 치솟기도 한 시기도 한동안 겪어야 했습니다. 지금은 수입처도 있어서 상당수 제품을 안정적으로 구입할 수 있게 되었고 인지도도 매우 올라갔습니다.
그런 차제에 도레이社에서 작년 11월경 신제품을 내놨습니다. 도레이씨를 누군가 그러기를 ‘안경천의 에르메스’라는 기가 막힌 수식어로 표현했습니다만, 그 도레이씨에 ‘프리미엄’ 제품군이 추가된 것입니다. 과연 안경천의 에르메스의 프리미엄 제품군은 도대체 어떨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그래서 일단 한국 수입처에 문의해봤으나 아직은 ‘논의 단계’ 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일본에서도 물건이 없는 곳이 더 많은 상황에서 생애 처음으로 라쿠텐이치바(楽天市場)에서 주문을 해서 배대지를 거쳐 물건을 주문 후 정확히 1주일 걸려 받았습니다.
도레이씨 프리미엄 개요
도레이씨 프리미엄의 컨셉은 ‘물(水)’+ ‘도레이씨’ = 발군(抜群)의 세척력’ 입니다.
저는 항상 안경은 먼저 물로 먼지와 더러움을 씻어내고 안경 천으로 마무리로 닦으실 것을 추천해 왔는데요. 물로 씻어낸 안경의 물기와 수분으로 떨어낸 더러움을 극세사 천으로 닦아내는… 바로 그런 루틴을 위해 만들어진 제품입니다. 마른 상태에서 닦을 때는 평범한 도레이씨도 좋습니다만, 젖은 렌즈를 닦기에는 너무 얇은 느낌이 들어 가로 세로 30센티미터 제품 내지는 그 이상인 50센티미터의 커다란 도레이씨를 사용했습니다.
한편 이 제품은 아에 물로 헹군 안경을 사용하는 것을 상정하고 개발하여, 똑 같은 도레이씨 섬유(2나노미터 굵기)를 니트 직조해서 3배 두텁게 만들었습니다. 그리하여 기존의 도레이씨보다 2배 더 물을 잘 흡수하게 되어 무식하게 큰 도레이씨를 사용할 필요 없이 무난하게 물기를 제거할 수 있어 상쾌하리만큼 깨끗한 시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안경을 물로 헹구고 바로 닦아 낼 수 있도록 세탁 라벨 부분이 고리형으로 되어 편리하게 세면대 주변에 걸어두고 사용할 수 있게 배려되었습니다. 아, 물론 기존의 도레이씨처럼 마른 상태로 닦아도 OK입니다. 기존 도레이씨가 너무 얇어서 불안했던 분에게도 좋은 선택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색상은 그레이/블루/옐로우/핑크 4색 전개가 되고 있습니다. 그레이를 제외한 3색의 실물을 보았습니다만, 어느 색이나 무난하지 않나 싶습니다. 크기는 28센티미터(가로) 19센티미터(세로) 입니다.
아끼는 렌즈를 위해 돈을 아끼고 싶지 않다, 그러니까 프리미엄.
일본 현지 가격 1210엔. 우리 돈으로 11,000원쯤 할까요? 몇 개를 쟁여두었고 벌써 매우 커다란 만족을 느끼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꽤 큰 금액을 들여 안경 렌즈를 새로 맞추었습니다. 물론 안경 렌즈는 2~3년 정도 사용하면 무난하게 사용한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적지 않은 금액을 들인 만큼, 최고의 케어를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추천할만한, 그런 분들께 선물해 드리면 기뻐할만한 일품(逸品)입니다.
여담
이 제품과 동일한 도레이씨 원단을 사용한 제품이 하쿠바를 통해서 발매 중입니다. 좀 더 다양한 사이즈 전개가 되고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이 제품의 경우 아마존 저팬에서 한국으로 직배송해주고 있습니다만 상시 재고부족으로 수량 제한이 걸려 있습니다.
기차 여행과 노트북, 그리고 노캔 헤드폰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은 여행의 친구
사실 노이즈 캔슬링이라는 개념이 생소할 때부터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썼습니다. 그때가 2011년이니까요. 꽤 예전의 일이네요. 시외 버스를 타고 잠시 이동할 때도 느꼈던 것이지만 여행할 때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이 있고 없고는 정말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 뭐라고 할지, 여행의 질이 달라진다고 단언 할 수 있을 정도에요. 이번에는 기차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KTX 이음 열차를 타고 강릉의 할머니 장례식에 다녀왔고, 재래선 열차를 이용해서 아산의 아버지 칠순 생신을 축하하러 다녀왔습니다. 저는 WH-1000XM5 헤드폰을, 동생은 제가 쓰던 WH-1000XM4 헤드폰을 쓰고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각자 자리에 앉아서 열차가 출발하기를 기다렸습니다만, 동생은 서울을 벗어나기도 전에 깊은 잠에 빠졌고 편안하게 졸며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그 때 빌려준 헤드폰은 아직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작고 가벼운 노트북은 여행의 적?
제가 쓰는 HP Dragonfly G4 노트북은 4G LTE와 5G를 지원하는 모뎀이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이용한 열차에는 모두 무선랜이 있었습니다. 크기가 A4 용지 한 장 정도의 크기라 굉장히 작고, 얇은데다 무게도 1킬로 내외라서 KTX 이음의 좁은 트레이에서도 펼쳐놓고 편안하게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Dragonfly G4에는 버튼 하나로 동작하는 편광 필터가 존재해서 버튼만 누르면 옆에 있는 동생이나 다른 사람이 제 노트북 화면을 엿보지 못하게 할 수 있습니다.
동영상도 보고 인터넷도 하고 그랬습니다만, 무엇보다도 열차안과 목적지 어디에서나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커다란 단점(?)이었습니다. 유유자적한 여행의 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장례식장에서 접수를 맡았는데 오실 분 거의 다 오셔서 부어라 마셔라 하는 와중에 저는 화면 필터를 켜고 인터넷을 하거나, 자리를 비운 동안 못한 일을 처리했습니다. 그 와중에 VPN은 물론 사용했고요. 역시 노트북은 작고, 가볍고 볼 일이고, 우리나라에서는 도처에서 와이파이를 공짜로 쓸 수 있지만, 역시 셀룰러 모뎀(WWAN)은 있어보고 볼 일입니다.
정리하며
그래서 이 두 가젯 덕분에 편안하게 여행을 할 수 있었고, 노트북이 무겁지도 않았기에 살았습니다. 그리고 이동하면서도 일과 취미를 계속 할 수 있었죠. 장례를 치르면서까지 원격으로 일을 해야하는 상황이 좀 안습이긴 했지만요. 그래서 기업에서 이런 랩톱에 대한 수요가 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