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 브라우저 사용기

들어가며

Arc 브라우저로 한 번 브라우저 시장을 흔들었던 The Browser Company가 2025년 6월, 완전히 다른 접근의 브라우저 Dia(디아)를 공개했습니다. Arc 개발을 중단하고 새롭게 내놓은 브라우저로, “AI가 브라우저의 중심”이라는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웁니다. Arc 사용자 대상 클로즈 베타였던 2025년 9월부터 맥북 에어에서 사용을 시작해, 10월 일반 공개 이후 현재까지 약 5개월간 사용한 경험을 정리해봅니다.

1. Dia는 왜 만들어졌나

Arc의 한계와 방향 전환

Arc는 혁신적인 브라우저였지만 학습 곡선이 높아 대중화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The Browser Company는 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Dia를 만들었습니다. 2025년 9월 Atlassian이 회사를 6.1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지식 노동자를 위한 브라우저’라는 비전이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핵심 콘셉트: 브라우저 중심의 AI

Dia의 아이디어 자체는 단순합니다. ChatGPT나 Claude를 쓰려고 별도 탭을 열고, 내용을 복사·붙여넣기 하던 과정을 브라우저 안으로 통합하자는 것입니다. 주소창이 곧 AI 챗 인터페이스이고, 브라우저는 현재 열린 탭들의 맥락을 이해합니다. 기반은 Chromium이라 기존 브라우저와 사용감은 익숙한 편입니다.

2. 주요 기능

AI 챗 – 탭 컨텍스트를 이해하는 AI

주소창에서 웹 주소를 입력할 수도 있고, 자연어로 AI에게 질문할 수도 있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기능은 현재 열린 탭의 내용을 자동으로 이해하는 부분입니다. 유튜브 영상을 열어놓고 “이 영상 요약해줘”라고 하면 바로 요약해주고, 외국어 기사를 띄워둔 상태에서 질문하면 그 내용을 바탕으로 답변합니다.

실제로는 IT 기사 페이지를 열어둔 뒤 “이 기사 요약해줘. 블로그에 인용할 수 있게 핵심만 정리해줘”라고 요청하고, Dia가 만들어준 요약과 함께 원문 URL을 그대로 붙여 넣는 식으로 많이 씁니다. 호스팅/워드프레스 대시보드 화면을 띄워놓고 “이 그래프/로그 보면서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이 있는지 봐줘”라고 하면, 직접 클릭해서 이동하지 않아도 탭 내용을 읽고 적당한 조언을 해주는 것도 꽤 편리합니다. 메일 탭을 열어두고 “이 메일에 답장 초안 작성해줘”라고 하면, 메일 내용을 읽고 답장 문안을 함께 생각해주는 식의 활용도 자주 하게 됩니다. 그 외에도 복수의 탭을 열어 놓고, 그것을 바탕으로 요약과 조사, 초안을 준비할 수도 있습니다.

텍스트를 따로 복사·붙여넣기 하지 않아도 되고, 파일 업로드를 통한 분석도 지원합니다. 검색과 챗 기능은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오가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Dia의 강점은 단일 탭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탭과 최근 브라우징 기록을 한 덩어리 맥락으로 취급한다는 점입니다. 관련 자료를 여러 개 열어둔 상태에서 “이 탭들 기준으로 비교 요약해줘”, “공통된 주장과 서로 다른 부분을 정리해줘”라고 요청하면, 사용자가 일일이 정리하지 않아도 적당한 구조의 요약을 만들어 줍니다. 하루 동안 Dia로 찾아본 페이지들을 토대로 “오늘 정리본 만들어줘”라고 시키면, 그날의 서핑이 하나의 리포트처럼 묶여 나오는 느낌도 있습니다.

Skills – 커스텀 자동화

내장 스킬과 사용자 정의 스킬을 만들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합니다. 자연어로 “읽기 편한 레이아웃 만들어줘”라고 요청하면, 이를 코드로 구현해주는 식입니다. 학습, 글쓰기, 코딩, 계획 수립 등 반복되는 작업을 자동화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Memory & Personalization

옵트인 시 최근 7일간의 브라우징 히스토리를 학습해 사용자의 글쓰기 톤, 스타일, 선호도를 파악합니다.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설명하지 않아도 점점 더 사용자의 스타일에 맞춘 답변을 내놓는 것이 목표입니다.

Arc 기능 역이식

Arc 사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2025년 11월 업데이트부터 Arc의 인기 기능들을 순차적으로 추가하고 있습니다. 사이드바 모드, Focus 모드(CMD–S), Google Meet 자동 PIP, 커스텀 키보드 단축키 등이 대표적입니다. Arc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완전히 낯설지는 않은 구성입니다.

콘텐츠 필터링

광고와 일부 추적 스크립트를 차단하는 컨텐츠 필터가 기본 탑재되어 있습니다. 별도의 광고 차단 확장을 설치하지 않아도, 기본 수준의 필터링은 바로 적용된다는 점도 브라우저 자체의 완성도에 한몫합니다. 필요하다면 기존에 쓰던 광고 차단 확장을 그대로 더해 쓸 수도 있습니다.

3. 실제 사용 경험

온보딩과 마이그레이션

Dia로 처음 넘어갈 때 온보딩 과정은 꽤 친절한 편이었습니다. 기존 브라우저에서 북마크와 기본 설정을 가져오고, 자주 방문하는 사이트나 작업 흐름을 몇 가지 질문으로 파악해 초기 환경을 세팅해 줍니다. Arc나 크롬, 사파리에서 옮겨오는 입장에서도 “이제부터 완전히 새 브라우저를 처음부터 다시 세팅해야 한다”는 부담은 적었습니다.

크롬 확장 프로그램도 대부분 그대로 설치해 사용할 수 있어서, 기존 워크플로우를 크게 뜯어고치지 않고도 옮겨오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다만 초창기 버전에는 이와 관련해 아쉬운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탭 컨텍스트의 편의성

가장 자주 쓰는 기능은 역시 탭 컨텍스트 이해입니다. 페이지에서 텍스트를 일부 선택해도 되고, 그냥 탭을 열어놓기만 해도 됩니다. 유튜브 동영상이든 외국어 기사든 “이 영상 요약해줘”, “이 부분을 설명해줘”라고 요청하면 꽤 정확하게 이해하고 답변합니다. 별도로 복사·붙여넣기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예상보다 큰 편의였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블로그에 쓸 기사를 읽다가 “이거 요약해서 인용용 문단으로 만들어줘”, 워드프레스 대시보드를 열어둔 뒤 “이 트래픽 패턴/에러 로그가 의미하는 바를 정리해줘”, 메일을 열어두고 “이 메일에 정중하게 답장하는 문장을 같이 만들어보자” 같은 요청을 했을 때, 내가 보고 있는 화면의 맥락을 그대로 이어받아 일해 준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여기에 더해 Dia는 여러개의 탭을 동시에 인용하는 것도 제법 자연스럽게 처리합니다. 관련 기사를 몇 개 열어둔 뒤 “이 세 탭 내용을 비교해서 요약해줘”, “각각 장단점을 표로 정리해줘”처럼 부탁하면, 따로 복사·붙여넣기 하지 않아도 탭들을 훑어보며 공통점과 차이점을 정리해줍니다. 여러 소스를 넘나들며 기사나 블로그 글을 쓸 때 특히 유용했습니다.

또 최근에 본 페이지들을 기억해 두었다가, “아까 봤던 ○○ 관련 글 다시 찾아줘”, “오늘 Dia로 본 내용들 기준으로 정리해줘”처럼 브라우저 사용 기록을 바탕으로 후속작업을 이어가는 용도로도 쓸 수 있습니다.

답변 품질

Dia가 사용하는 모델은 GPT 계열인 것으로 보이지만, 단순히 “브라우저 안의 GPT”라고 부르기에는 답변 품질이 좋은 편입니다. 탭의 실제 내용과 검색 결과를 함께 고려해 답변하기 때문에 사실 오류가 상대적으로 적고, 질문의 맥락을 잘 따라옵니다. 체감상 일반적인 웹 기반 챗봇보다 “지금 내가 뭘 보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정도가 확실히 다릅니다.

성능과 완성도

브라우저의 전반적인 성능은 일반적인 Chromium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인터페이스 전반이 잘 정돈되어 있고, 세부적인 부분까지 신경 쓴 느낌입니다. 크롬 확장 프로그램도 대부분 사용할 수 있어서, 기존 워크플로우를 큰 수정 없이 옮겨올 수 있었습니다.

초기에는 사이드바를 사용하는 일부 확장 프로그램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아 난감했던 적이 있습니다. 사이드바 공간에 뷰를 띄우는 유형의 확장이 제대로 표시되지 않거나, UI가 깨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현재는 업데이트를 거치면서 이런 문제들이 대부분 해결되어, 지금은 평소 쓰던 확장을 크게 의식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고객 지원

고객 지원은 먼저 AI 챗봇을 거치도록 되어 있는데, 기대 이상으로 똑똑한 편입니다. 간단한 문제는 챗봇 단계에서 해결되고, 사람 상담이 필요한 경우에만 넘겨주는 구조라, 지원 과정에서도 ‘AI 네이티브’라는 방향성이 느껴집니다.

매주 기능 추가

글을 쓰는 시점에서 Dia는 매우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습니다. 매 주 기능이 추가되거나 개선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글은 올리기가 무섭게 철지난(outdated) 글이 될지도 모릅니다.

4. 가격 정책

무료 플랜

무료 플랜에서도 기본 AI 챗과 Skills를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주일에 몇 번 정도 AI 기능을 쓰는 정도라면 무료 플랜만으로도 충분히 체험 가능합니다.

Dia Pro (월 $20)

유료 플랜인 Dia Pro(월 20달러)는 AI 챗을 사실상 무제한에 가깝게 사용할 수 있는 플랜입니다. 약관상 과도한 사용 시 제한이 있을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제가 사용하는 범위에서는 별도의 제한을 체감한 적은 없습니다. 14일 무료 체험이 제공되므로, 본인의 사용 패턴에 맞는지 직접 써보고 판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월 2만 원대 비용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ChatGPT Plus나 Claude Pro와 비교하면 ‘브라우저와의 깊은 통합’이라는 추가 가치를 고려할 만합니다.

5. 보안과 프라이버시

Microsoft의 Recall 기능이 보안 논란을 일으킨 것과 달리, Dia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보안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공식 설명에 따르면 데이터는 로컬에 암호화된 형태로 저장되고, 외부 서버로 전송되는 데이터는 단기간 내 삭제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처리를 온디바이스에서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실제 구현 방식과 한계에 대해서는 추후 더 투명한 정보 공개가 필요하겠지만, 방향성 자체는 ‘가능한 한 적게, 가능한 한 짧게’라는 원칙에 가깝습니다.

6. 한계와 고민

플랫폼 제한

현재는 macOS 전용입니다(M1 이상, macOS 14+). 윈도우 베타 웨이트리스트에 신청해둔 상태지만 아직 별다른 소식은 없습니다. Windows와 Linux 사용자는 한동안 기다려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 모바일 버전도 현재로서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Arc 사용자들의 아쉬움

Arc의 혁신적인 탭 관리 시스템을 선호했던 사용자에게는 Dia가 다소 단순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Arc 특유의 공간감 있는 탭 구성에 익숙하다면, Dia의 더 전통적인 탭 모델이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Arc 개발 중단에 대한 아쉬움과 섞여 복잡한 감정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현지화

한국어 인터페이스는 아직 제공되지 않습니다. 다만 브라우저 UI 자체가 복잡하지 않고, AI 챗은 한국어로 대화하는 데 큰 문제가 없습니다. 메뉴 현지화가 꼭 필요하다고 느끼지는 않았지만, 국내 사용자 저변 확대를 생각하면 결국은 넘어야 할 숙제일 것입니다.

브라우저에 $20?

사실 브라우저에 돈을 내는 것은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굉장한 한계점이자 고민 거리가 될 것입니다. 얼마든 무료인 Chrome과 Edge, Safari가 있습니다. 물론 Dia도 사용 자체는 무료입니다. 그렇지만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과금이 반드시라고 해도 될 정도로 필요합니다. 브라우저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 $20을 과금할 채비가 되어 있는가 자문(自問)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신뢰할 수 있는 구조라고 한들 역시 개인 정보 우려

물론 앞서도 말씀 드렸듯, 개발사가 신뢰를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AI를 브라우저와 통합하는 것에는 일정의 반발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Dia는 브라우저를 만들어서 수익을 내는 회사인 만큼 이것에 대해서는 제작사를 어느 정도 믿느냐. 로 귀결 된다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인 에이전트 부재

Dia에는 Perplexity Comet이나 ChatGPT Atlas처럼 에이전트 기능이 없습니다. 이것이 보안면에서 안전하다고 생각할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어정쩡한 결합으로 보일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7. 누구에게 맞을까

Dia는 브라우저를 기반으로 작업하는 요즘 세대의 지식 노동자를 겨냥한 브라우저입니다. 자료 조사, 문서 작성, 코딩, 학습 등 브라우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AI 도구를 자주 쓰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선택지입니다. 특히 여러 탭의 내용을 한꺼번에 다루거나, 외국어 자료를 자주 보는 사람에게는 탭 컨텍스트와 요약 기능이 크게 와닿을 것입니다.

반대로 단순 웹서핑 위주이거나, AI 기능에 큰 관심이 없다면 굳이 갈아탈 이유는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기존 브라우저에 간단한 AI 확장 프로그램을 더하는 정도로도 충분할 것입니다.

마치며

Dia는 “브라우저란 이런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흔드는 실험적인 브라우저입니다. 아직 완벽하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AI가 일상적인 도구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형태를 미리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Atlassian 인수 이후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 Windows 버전은 언제쯤 볼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한 제품입니다.

당분간은 macOS 메인 환경에서는 Dia를, Windows에서는 기존 브라우저를 병행하는 식으로 사용할 생각입니다. 브라우저와 AI의 결합이 궁금하다면, 무료 플랜이나 Pro 체험판으로 한 번쯤 직접 써보기를 권합니다.

푸른곰
푸른곰

푸른곰은 2000년 MS의 모바일 운영체제인 Pocket PC 커뮤니티인 투포팁과 2001년 투데이스PPC의 운영진으로 출발해서 지금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05년 이후로 푸른곰의 모노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금은 주로 애플과 맥, iOS와 업계 위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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