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Editor, 여전히 뛰어나지만 가격 정책은 아쉽다

EmEditor 텍스트 에디터의 화면으로, CSV 파일의 내용을 보여주며 이메일 주소 추출 기능이 강조되어 있습니다.

윈도우에서 전문 텍스트 에디터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이름이 EmEditor입니다. 수 기가바이트에 달하는 로그 파일을 빠르게 열고, 정규식 검색과 CSV 편집까지 가볍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은 여전히 독보적입니다. 실제로 서버 로그 분석이나 데이터 가공이 잦은 사용자라면 “이만한 도구가 없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일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가격 정책입니다. 과거에는 약 300달러 정도의 평생 라이선스를 판매했고, 동시에 연간 구독은 20달러대에 갱신 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당시에는 “한 번 사두면 평생 안심” 혹은 “저렴한 구독”이라는 선택지가 있었기에 사용자도 만족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이후 평생 버전이 사라지고 연간 요금제가 주력이 되면서 갱신 가격은 30달러대로 올랐고, 최근에는 신규 구매시 연간 60달러, 갱신시 연간 45달러까지 인상되었습니다. 문제는 그 방식입니다. 보통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기존 사용자가 갱신할 때는 이전 가격을 유지하거나, 최소한 일정한 유예 기간을 두고 공지하는 것이 관행입니다. 그런데 EmEditor는 갱신 직전에야 인상 사실을 알리고, 바로 오른 가격을 적용했습니다. 이는 충성도 높은 기존 사용자 입장에서는 당황스럽고 불합리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소프트웨어 개발사가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하려는 의도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시장에는 VSCode처럼 무료로도 강력한 대안이 있고, Sublime Text처럼 한 번 구입하면 장기간 쓸 수 있는 경쟁 제품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EmEditor가 다른 선택지를 제쳐두고 매년 45달러를 지불할 만큼 가치가 있는지 의문을 갖게 됩니다.

결국 EmEditor는 여전히 “있으면 매우 유용한” 도구입니다. 그러나 가격 인상 방식과 평생 라이선스 폐지는 장기 사용자에게 아쉬움과 배신감을 안겨주었습니다. 기능적 우위만큼이나, 사용자와의 신뢰를 지키는 가격 정책이 함께했더라면 더 오래 사랑받는 프로그램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푸른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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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곰은 2000년 MS의 모바일 운영체제인 Pocket PC 커뮤니티인 투포팁과 2001년 투데이스PPC의 운영진으로 출발해서 지금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05년 이후로 푸른곰의 모노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금은 주로 애플과 맥, iOS와 업계 위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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