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 2가 왔습니다. 이런저런 생각

스위치2가 왔습니다. 오기는 출시일 당일에 왔으니 도대체 며칠이나 뒷북이냐 싶지만요. 궁극의 한정 상술이라고 할지요. 지인께서 “운이나 시험할 겸 응모해 보시라” 하셔서 응모했다가 마리오 카트 포함 패키지가 철커덕 붙어서, 재무장관님께 “이거 옆 나라에서는 200만명이 응모해서 다 못사는 물건이다”라고 설명해서 어렵사리 예산을 탔고 출시일 당일날 언제 오나 언제 오나 하며 받았습니다.

사실 게임이라는 물건은 스마트폰으로도 할 수 있고, 게이밍 PC도 있기 때문에 게임 콘솔에 70만원이라는 돈을 녹이는 것은 언뜻 합리성이 결여되어 보일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콘솔이 전자 업계에서도 프린터와 더불어서 대표적인 면도날 상술을 추구하는 제품이라는 점 역시 그렇습니다. 쉽게 말해서 코가 꿰이는거죠. 그래서 떠돌이님의 글을 보고서는 뜨끔 했습니다. 스스로 코를 꿰찼으니 말이죠.

제가 저 스스로를 정의하기를 MS로 출발해서 애플을 거쳐온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요. iOS/iPadOS는 그렇게 심각하지 않지만 macOS 환경에서 게임은 예나 지금이나 척박하고, 그렇게 대접이 좋지 않다고 늘 생각을 합니다. 제가 한창 애플 커뮤니티에서 활동할때도 게임은 보통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를 가지고 놀던 분위기였으니까요. 그래서 왠지 컴퓨터 보다는 게임은 전용 단말로 해야하는것처럼 여겨집니다.

문제는 제가 게임에 대해 가장 열정을 보이는 분야가 게임 그 자체라기 보다는 게임 타이틀을 수집하는 것 아닌가 란 생각이 들때가 있어섭니다. DS때도 그렇고, Wii 때도 그랬고… 그래서 심지어 Wii 타이틀 중에서는 밀봉을 뜯지도 못한 타이틀도 있습니다. (뭐 콘솔이 원상태로 온존되어 하자면 못할건 없지만)

스위치 2를 사고 저에게 스위치 2 예약 응모를 권하신 분과 스위치 2의 세일즈 포인트인 게임챗을 시험삼아 하면서 같이 플레이를 해보면서 “저보다 못하는 분은 드물게 본다”라는 단평이 오갈 정도로 저는 게임 실력도 형편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스위치 2는 거의 대부분의 측면에서 스위치의 순 진화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만듬새도 훨씬 좋아졌고, 쥐고 누르거나 조작하기 훨씬 편해졌죠. 성능이 올라가 화면의 크기와 해상도가 올라간건 말할 나위도 없고요. 다만 배터리 시간은 앞으로 공정 개선을 하던가 해서 향상의 여지가 있고 기대를 하고 싶습니다. 아, 맞다. 물리는 방향 틀리면 잘 빠지지도 않아서 사람 여럿 애 먹인 레일식 조이콘 탈착기구가 자석식이 되서 광고의 징글처럼 경쾌하게 탁! 탁! 붙는 것도 좋고, 게임챗 역시 마리오파티 같은 게임 하면서 하면 재미있겠다 싶었습니다.

RTX30 시리즈 끝자락에 게이밍 PC를 사서 RTX40 시리즈때 땅을 치고, RTX50 시리즈 나오고는 파워부터 CPU, 보드까지 갈아야 한다는 점에 좌절한 접니다만(그렇다고 고부하 게임을 많이 하지도 않는 주제에), 일단 신제품 콘솔을 사면 몇년은 하드웨어 걱정은 안해도 되는게 사람들이 알면서도 면도날 상술에 꿰이는 이유겠지요. 아무튼 몇년간 또 잘 플레이 하지도 못하는 게임을 이리저리 만져볼 생각에 기대는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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