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나 SNS를 살펴보면 하루가 멀다 하고 기업이 사고를 칩니다. 그에 걸맞게, 하루가 멀다 하고 불매 운동의 물결이 일어납니다. 크게는 가습기 살균제가 그러했고, 작게는 셀 수도 없죠. 사실 일개 소비자가 기업에게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단호하고 강력한 항의 행동 중 하나가 구매를 중단하는 행위라고 생각 합니다. 따라서, 때때로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로 ‘불매’를 선언하는 경우를 보더라도 그러려니 생각합니다. 따라서 불매운동을 한다는 이유로 비웃거나 그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불매를 ‘강요’하는 분위기가 종종 생기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거부감이 듭니다. ‘이러 저러하니 사지 말아 주세요’라고 설득하는 것 조차도 아니고, 대뜸 욕설이나 비아냥 따위가 날아드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요. 그러한 행위는 개인의 주체성을 짓밟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요컨데, 본인의 사상이나 신념, 사고에 기반해서 ‘불매’를 선언하는 것과는 달리, 강요된 불매는 효과적이지도 않거니와, 지속되지도 못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만약, 누군가에게 자신의 ‘불매’를 설득하고 싶다면 그에 걸맞는 논리적인 문장을 작성해서,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납득하고 생각해서 ‘동참’하도록 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불매운동은 소비자의 권리이자 강력한 의사표현 수단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또 다른 폭력이나 강요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감정적인 대응이 아닌, 합리적인 소통과 설득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더 많은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고, 궁극적으로 기업의 진정한 변화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불매운동의 진정한 힘은 강요가 아닌, 개개인의 의식 있는 선택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