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 팬을 졸업(?)하며.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할 것 같더라고요. 30대 중후반에 접어드는 나이가 되면서 더 이상 오타쿠 짓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걸 말이죠. 물론 안 그러신 분들이 많이 계시지만, 사실 나이가 들면서 소위 ‘덕질’을 하는 분야가 바뀌는 것은 예삿일이지요. 2D 오타쿠를 계속 하는 것 자체가 이제는 좀 힘에 부친다는 생각을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예전처럼 방송하는 작품을 실시간으로 몇 작품씩 쫓고 블루레이를 몇 시리즈를 모으고… 잡지를 모으고… 굿즈를 모으고… 지금은 도저히 못하겠습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에 대한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딱 10년전, 부천에서 그를 직접 만나서 악수를 하고 사인을 받고 사진을 같이 찍은게 엊그제 같습니다만 이제는 그가 한국에 두번이나 왔음에도 불구하고 한번 찾아가서 보는 것 조차 기운이 나질 않습니다. 그냥 이제 일개 관객으로 돌아가야 할 시기가 온 것인가 생각하게 됩니다. 뭐 언제는 안그랬냐만서도 말이죠.

이번 분기에 TVA ‘최애의 아이’를 그래도 비교적 꼬박꼬박 챙겨 보고 있습니다만서도, 예전같지는 않습니다. 가끔 “제 덕질 최고의 순간을 꼽으라” 하면 “SHIROBAKO”와 “4월은 너의 거짓말”이 동시에 방영하던 시기(2014년 4분기-2015년 1분기)를 꼽습니다만 확실히 절정은 지났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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