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코로나19에 걸렸다

두 줄이 나왔다

지난 달 4일 일요일의 일입니다. 가족이 자면서 힘겨워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괜찮아?”를 몇번 물었었죠. 가족이 아침에 일어나서 체온을 재어보니 제가 사용하는 브라운 고막 체온계로는 처음으로 보는 노란색 LED가 점등하며 38.6도를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사태가 예삿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집에 있는 코로나19 간이 검사 키트로 검사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한 줄이어서 안도 했는데 시간이 지나서 제가 다시 살펴보았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저기, 희미하게 한 줄이 더 있어.” 

결국 가족과 저는 서둘러 KF94 마스크를 쓰고 검사 키트를 챙겨서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하는 (일요일에도 진료하는) 병원으로 향했고 가족과 저는 코를 시원하게 후비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니나 달라, 가족은 매우 선명한 두 줄 선으로 양성, (의외로) 저는 음성이 나왔습니다. 의사는 제가 잠복기일 가능성이 있으니 참고하라고 했습니다. 제가 대신 약국에서 약을 받아서 나왔고, 집으로 돌아온 그 순간부터 대략 10일간, 생활의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안전한 장소가 ‘핫스팟’이 되며 정한 규칙들

그 순간부터 저희는 몇 가지 룰을 정했습니다. 우선 1) 자기 방을 떠날 때에는 반드시 KF94 마스크를 쓰고 서로 1미터 이상의 거리를 둘 것, 그리고 2) 공용공간의 손이 많이 닿는 곳을 정기적으로 소독할 것, 그리고 3) 마지막으로 자기 방으로 돌아와서는 무엇보다 먼저 손 소독을 할 것. 물론 식사는 배달음식이나 즉석음식으로 개실에서 했구요. 그리고 가족의 의무 격리 기간 6일을 포함하여 자주적으로 4일을 더해서 그 가족이 증상이 사라지고 음성이 나올때까지 모두 집에서 자가 격리를 했습니다. 저희집은 원래부터 모두 각자의 컵으로 음료를 마시고 각자의 수건만을 사용했기 때문에 그 부분은 크게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세 가지 규칙을 지킨 결과, 저희 집의 코로나19 감염자는 처음 걸린 가족, 한 명으로 그쳤습니다. 저희는 가뿐한 마음으로 모든 식구의 코로나 간이 검사 키트가 음성으로 나온 것을 확인하고 14일 격리를 종료했습니다. 

혼자서 소비한 500ml 손 소독제 반통

결과적으로 격리를 종료할 때까지 저는 500ml 들이 에탄올 손소독제를 반 통을 혼자서 썼습니다. 정말 지겹도록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겁니다. 손이 거칠어졌어요. 방을 나설때마다 마스크를 써야했고 돌아와서 마스크를 벗고는 손을 소독했습니다. 

사람 일 참 우습다고, 중간에 사전에 예약해두었던 동절기 추가 접종(화이자 BA.4/5)이 있었습니다. 제 주치의인 의사가 ‘가족에게서 옮았을 가능성이 있으니 연기하는게 어떻냐’ 라고 했지만 일단 증상은 없었기 때문에 접종을 받았습니다. 접종 후 커다란 부작용은 없었습니다. 

저희 가족은 감염된 가족이 생길 당시, 한 명이 동절기 추가 접종(화이자 BA. 4/5 2가)을 포함한 5회차, 그리고 감염된 가족과 제가 각각 4회차 접종을 마친 상황이었습니다.

결론은 철저한 백신 접종과 마스크 쓰기, 그리고 개인 위생과 거리두기

감염된 가족은 그때그때 필요한 대증요법만으로(항바이러스제 도움 없이도) 많이 호전되었고 물론 본인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만 최소한 ‘중증’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6일이 지나고 10일이 지나서는 코로나 간이검사 키트에 두 줄이 나오지 않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거의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저와 다른 식구는 한 번도 양성이 나온적 없이 ‘위기’를 잘 넘겼습니다. 이 상황에서 우리 가족은 ‘철저한 백신 접종’ 그리고 마스크 쓰기, 손 씻기, 손 소독을 비롯한 ‘위생 관리’. 이 두가지가 이 지독한 코로나19 사태를 추가적으로 더 이상 퍼뜨리지 않게 된 비결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백신 접종을 게을리 하지 않고 마스크를 철저히 쓰고 거리를 유지하고 소독을 하면 설령 집안에 환자가 생겨서 하루종일 같이 ‘통조림’이 되더라도 감염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후로도 저는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수시로 소독하고 비치용 소독제와 별도로 휴대용을 휴대하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실내 마스크 벗기, 괜찮습니까?

한창 이 난장통을 벗어날 즈음, 실내 마스크 벗기를 논의해야한다는 정치권 일각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거기에 대해서는 ‘조까세요, 당신이 대신 걸려 줄 거 아니면…’ 한 마디 밖에는 할 말이 없습니다. 그 근거는 저와 저희 식구가 격리되어 보냈던 10일간입니다. 저희 가족은 코로나19가 언제 종식이 될지 모르지만 마스크 착용과 백신 접종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가족은 운이 나빠서 어디선가 옮았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을 자기 가족한테도 퍼뜨리지는 않았습니다. 전염병에 관해 의사 결정을 하는 위정자와 당국자들은 제일 먼저 ‘당신’과 ‘당신 가족’을 천칭에 놓고 생각해야 할 것 입니다.

추신. 물론 저와 다른 식구 역시 아직은 걸리지 않은 것일 뿐, 언젠가 어디선가 코로나19에 걸릴지 모릅니다. 최대한 조심하며 지내고 있습니다만 말이죠. 어쩌겠습니까. 어느정도는 운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걸요. 코로나19에 걸리신 분들이 무슨 잘못이나 죄가 있겠습니까. 다만, 만에 하나를 위해 외출할때면 여분의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챙기고 있습니다.


Posted

in

by

Ta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