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 NC700 헤드폰의 배터리가 완충해도 17시간(혹은 그 이하)로 표시되는 경우

문제 증상: 보스 NC700 헤드폰의 펌웨어를 업데이트 했더니 배터리를 완충해도 20시간 언저리가 아니라 17시간 혹은 그 이하(예: 16시간) 정도만 표시됩니다.

답: 2020년 7월 31일 현재 펌웨어 버전 1.4.12 이후, 그리고 한국시간으로 7월 31일 발표된 1.5.1에 결함이 있고 Bose 사도 이 문제를 알고 있습니다만 아직 해결 중입니다. 2020년 9월 14일 발표된 1.7.0 업데이트로 업데이트하면 일부 해결 됩니다.

이 문제는 현재 미국 보스 사에서도 알고 있는 상황이며 해결을 하려고 하고 있지만 코로나 등 사정 탓인지 지연되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사용 경험상 사용하는데는 커다란 지장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2020/8/1 추가: Bose사에서 시험을 해본 결과 17시간이라고 표시되지만 실제 사용시간은 20시간 언저리로 실 사용에는 지장이 없다고 합니다.

이 문제는 9월 14일 발표된 1.7.0 업데이트로 일부 해결되었습니다. Bose Music 앱이나 PC/Mac을 연결해서 Bose Updater로 업데이트 하면 됩니다.

Bose(보즈/보스)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700 리뷰

디자인 만큼이나 기능도 첨단입니다. 말썽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더 좋았겠지요.

더 이상 노이즈 캔슬링의 왕이 아니게 된 보즈의 대답

애플이 아이폰에서 선을 없애는 용기를 발휘한 이후, 한가닥하는 오디오 메이커들이 전부 참여한 이 블루투스 오디오 바닥에서는 정말 피바람 이는 경쟁이 있었습니다. 보즈는 여타 메이커와 함께 비교적 빨리 이 흐름에 올라탄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QuietComfort 35 시리즈는 여러모로 출시 4년이 지난 지금에 봐도 무난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준수한 노이즈 캔슬링과 무선성능, 그리고 보즈가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노하우, 이를테면 편안한 착용감 같은 것들이 어울러져서 어느 의미에서는 명기라고 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보즈의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사용한 것은 2010년인가 2011년께의 일로, QuietComfort 15를 사용하면서였습니다. 영등포에서 구입을 해서 돌아오는 열차에서 꽤 감명을 받은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사실 저는 인도어파고 비행기도 잘 타지 않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 보면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이어폰은 큰 의미가 없는 물건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하지만 냉장고가 울리는 소리, 형광등의 안정기 소리(사실 올해 LED등으로 교체해서 이제는 듣기 어려워졌습니다), 에어컨 소리 그리고 맥북 프로의 팬이 이륙하는 소리 등 집에 가만히 앉아 있더라도 의외로 소음 때문에 스트레스를 느낄 때가 많습니다.

NC700은 2016년에 나온, QC35의 완전 개량 버전입니다. 후계 모델로써 팔리고 있지만 후계라고 하기에 뭐할 정도로 모델명부터 생김새까지 완벽하게 다른 물건이 되었습니다. 유리섬유 플라스틱에 알칸타라를 사용했던 예전 모델과는 달리 스테인리스 스틸과 플라스틱 그리고 실리콘을 이용해서 이 정도 가격을 헤드폰에 사는데 들였다면 결코 들어서는 안되는 싸구려틱함은 없습니다. QC35가 디자인이 나쁜데 아닌데도 NC700을 쓰다가 다시 QC35를 보면 2020년에 와있구나 느낄 정도로 디자인이 미래지향적입니다. 이 제품은 QC35보다 소재 자체가 스테인리스 스틸을 많이 사용한 까닭에 무게가 좀 늘어났지만 여전히 충분히 가볍고 측압이 크게 세지 않아서 불편하지 않습니다. 다만 휴대하거나 보관할 때 헤드폰을 접으셨던 분이라면 전혀 접히지 않는 스위블 구조가 불편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케이스에는 넣도록 스위블 식으로 플랫하게 회전하고 케이스는 얇은 편이지만 QC35나 1000XM3보다 좀 커다랗습니다. 하지만 얇고 넓지막해서 좌석 등받이나 백팩 같은데 넣을때 편하겠다 생각했습니다. 미화로 350달러짜리 헤드폰을 무방비로 쑤셔넣을 용자는 그렇게 많지 않겠죠. 부자라면 모를까. 케이스 하니 말입니다만, 케이스가 커지면서 마그네틱으로 닫히는 콤파트먼트 안에 부속 케이블을 깔끔하게 정리해서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생겨서 아주 속이 다 시원합니다. 이 제품은 QC35 II와 마찬가지로 에어라인 어댑터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충전은 USB-C로 합니다. 당연히 그래야 할 시기가 되긴 했죠. 15분 충전으로 3.5시간 재생 가능한 급속 충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이니까 제일 중요한건 노이즈 캔슬링

QuietComfort 35는 이러한 소음에 대해서 꽤 효과적인 대안을 제시한 제품입니다. 일단 뒤집어 쓰면 조용하니까요. 나중에 가서야 노이즈 캔슬링의 강도를 2단계 조절하게 된 정도지 사실 뒤집어 쓰면 그냥 ‘어서오세요, 노캔의 세상으로’ 였으니 말이죠. 다만 이렇다보니 가끔 세상과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한 단점이 있었습니다. Bose Noise Cancelling Headphones 700(이하 NC700)은 QC35에서 불가능하던 점을 몇가지 개선했습니다. 우선 마이크의 보강입니다. 그리고 노이즈 캔슬링 레벨의 조절입니다. 그리고 두 가지를 효율적으로 합침에 따라서 ‘대화 모드(Conversation Mode)’가 도입되었습니다. 왼쪽 이어컵의 버튼을 길게 눌러 노이즈 캔슬링 레벨을 끝까지 낮추어 외부 소음을 완전히 받아들임과 동시에 노캔과 통화를 위해 설치된 8개의 마이크를 총 동원해서 위화감 적게 자연스럽게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화 모드의 품질을 굳이 비교하자면 에어팟 프로의 그것과 매우 유사합니다. 나중에 말하겠지만 통화 음질도 경쟁 제품에 비해 매우 뛰어납니다. 어떤 의미에서 보즈의 엔지니어들이 이 제품을 설계하는데 있어서 마이크에 얼마나 중점을 두었는지 알 수 있을 정도에요. 대화 모드를 켜면 슈욱하는 느낌과 함께 외부 소리가 들리고, 터치패드를 살짝 손가락으로 슬라이드 하면 다시 슈욱하면서 고요의 방으로 빨려들어가죠. 대화 모드 외에도 노이즈 캔슬링 레벨을 사용자가 고를 수 있고, 왼쪽 이어컵 버튼과 앱을 통해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10-5-0 이렇게 순환하게 됩니다. 물론 앱에서는 0~10까지 자유롭게 조절이 가능하고 버튼으로 순환하는 레벨도 지정이 가능합니다. 버튼과 앱을 활용해서 주위의 소리를 얼마나 들을지 간단하게 조절이 가능해서 매우 편리했습니다. 레벨을 10으로 하면 주위와 격리가 되고 5로 하면 주위의 소리를 어느정도 들을 수 있게 되고 0으로 하면 헤드폰의 소리와 주위의 소리가 섞여 들립니다. 이는 재미있는 경험이고 헤드폰을 벗지 않고도 안내등을 신경써야 할 때 매우 유용합니다.

이 제품의 노이즈 캔슬링을 테스트하는데 있어서 아쉽게도 저는 인도어파인지라 대중교통이나 비행기에서 시험할 기회는 많지 않았습니다. 두개 이상의 오버이어 헤드폰을 갈아끼워가며 비교할 정도의 강심장도 아니구요. 다만 집에 아주 좋은 물건이 있는데 바로 오래된 냉장고와 에어컨입니다. 오래된 냉장고와 에어컨이 가동하며 내는 저음 노이즈를 가까이에서 들어보았습니다. 그외에 차량 이동이나 병원, 길가 등 생활 소음 등을 가지고 종합적으로 판단했습니다.

우선 NC700의 노이즈 캔슬링 능력은 QC35보다 나아졌습니다. 뒤집어 쓰고 냉장고 앞에 서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음악을 틀었을때도 그렇게 심각하게 차이가 나느냐면 또 그렇지 않습니다. 이게 다른 비교에서도 중요한 점인데, 여러분이 보시는 이 제품들은 기본적으로 디지털 소음 감소 귀마개가 아니라 일단은 헤드폰이기 때문에 (물론 소리 틀지 않고 뒤집어 쓰고 휴식하시는 분도 계십니다만) 음악을 틀었을때 얼마나 소음의 영향을 받느냐가 중요합니다. 물론 아무것도 틀지 않은 상태에서 더 조용한게 더 낫습니다만 실용적으로 얼마나 큰 차이를 내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라는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QC35에 비해 편리한 기능이 많이 늘어났고 노이즈 캔슬링이 어느정도 향상되었습니다. 실 생활에서 이 정도라면 정적속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QC35를 만족스럽게 쓰고 계시고 고장이 없다면 굳이 지금 당장 살 정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굳이 돈을 들여서 업그레이드를 하신다면 만족 하시긴 할겁니다. 요약하자면 조금 더 향상된 노이즈 캔슬링과 많이 향상된 마이크를 탑재하고 편의 기능을 중심으로 완전히 재설계된 디자인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디자인이 너무 섬세하게 되서 QC15나 35 시절처럼 막 다루지를 못하겠어요.

이 제품의 미덕은 어느 정도 강력한 노캔이면서도 화이트 노이즈나 노이즈 캔슬링 특유의 압박감이 소니의 경쟁 제품 보다 억제되어 있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둘 다 번갈아 써보면 귀에 오는 압력감이나 쉬이- 하는 느낌이 훨씬 덜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댓가가 ‘최강 노캔’의 자리를 탈환하지 못한 것입니다만.

그래도 음질은 중요하잖아요?

음질은 그야말로 보즈의 음질입니다. 최근 보즈 제품의 시그니처를 답습해, 갈고 닦았기 때문에 보즈 제품 좋아하시면 좋아하실 겁니다. 저음이 너무 쿵쾅거리거나 웅웅거리지 않고 고음이 너무 날카롭지도 않습니다. 저음과 고음 사이는 적당히 존재감이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마음에 들더군요. 솔직히 저를 비롯해서 십수년전 사람들에게 “2020년대의 보즈의 음질은 전반적으로 저음이 조금 강조된 뉴트럴한 음색입니다”라고 하면 얼마나 믿을까요. 최소한 십여년전 모 백화점에서 TriPort 헤드폰을 연결해 들어보고 그 지나친 저음에 질려버렸던 저는 아마 절대로 못믿었을겁니다. 저는 보즈의 음색이나 음질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보즈의 사운드는 소위 말하는 하이파이 사운드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크게 신경쓰지 않고 듣기 좋은 소리지 원음에 한없이 충실한 방향성은 이제나 저제나 보즈에게서 찾아볼 수 없지 싶습니다. 보즈는 드라이버 구경이나 재질, 주파수 특성 같은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자사의 방향성에 맞는 소리가 나도록 할 것인지 심리음향과 전자기술을 통한 EQ를 통해 결과물을 얻어 온것으로 유명합니다. 요는, 보즈에 있어서 EQ를 빼놓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만 지금까지 보즈의 EQ는 블랙박스화 되어 있었습니다. 사용자는 그냥 전원을 켜고 보즈의 엔지니어가 튜닝한 EQ의 음질을 즐기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아니 그 수밖에 없었죠. 이 글을 쓰는 도중에 보즈에서는 Custom EQ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사실 이건 작년 제품 출시 직후에 하겠다고 했었던 것입니다만 이제서야 실장되었습니다. High/Mid/Low 3밴드에 걸쳐 -10에서 10까지 20단계에 불과합니다만 보즈 사운드를 사용자의 취향에 맞춰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거의 최초의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편 이 EQ에 왜 1년이나 걸렸나 이해할 수 있는데 얘를 들어 저음을 충분히 올려주면 저음은 마치 옛날의 보즈를 떠오르게 할 정도로 풍성해지지만 그렇다고 다른 밴드가 묻히는 느낌은 없습니다. 밸런스와 임장감을 희생하지 않았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마치 늘 먹던 커피를 기분에 따라 좀 더 진하게 마시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저음/중음/고음 세가지만을 조절 할 수 있는것도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조절하는데 직관적이고 부담이 없다고 할지요. 여담인데 EQ가 적용된 업데이트는 문제가 발생해서(LED가 적색과 흰색으로 깜빡이며 부팅되지 않는 문제와 배터리 잔량 오류) 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잠시 공개가 중지되었으니 참고 바랍니다.

설정은 어떻습니까?

설정은 매우 간단합니다. 설명서도 (웹에서 PDF로 받을 수 있지만) 별달리 딸려와있지 않고 그냥 앱 다운로드 받으라는 정도의 내용만 있습니다. 전원을 켜면 앱을 다운로드 받으라고 안내가 나옵니다. 이 헤드폰에서는 기존 QC35 시리즈와는 달리 Bose Music이라는 앱을 사용합니다. 다른 보즈 제품(스피커나 사운드바 등과 같은)과 같이 사용하는 앱입니다. 이 앱을 받아서 보즈 계정을 만들고 추가를 하라고 하라는대로 하면 설정은 끝입니다. 너무 쉽고 술술 풀려서 캡쳐 하는것도 까먹었네요. 왜 계정을 요구하느냐. 라고 하실텐데 사실 저도 잘 설명할 자신은 없지만 계정에 디바이스를 추가하면 계정에 헤드폰이 연동되어 두번째 이후 다른 기기에 앱을 깔고 추가를 누르면 설정이 편해집니다. 굳이 필요한거야? 싶지만 애플ID로 모든 기기에 자동 연동되는 에어팟 시대의 보즈 엔지니어들의 대답인 셈이죠. 아무튼 심지어 조작 설명도 설정 완료와 함께 앱에서 표시되는 형태입니다. 설명하는 종이 하나 정도 있어도 될텐데 말이죠. 앱은 한국어로 완전히 제공되지만 아쉽게도 한국어 음성이 이번 기종은 나오지 않습니다. 도중에 이태리어가 추가되었으니 어느세월이든 한국어도 추가되면 좋겠네요.

이 제품은 총 8대의 기기와 페어링이 되고 2대와 동시에 접속이 가능합니다. 이는 소니 제품보다 나은 점인데 QC35와는 달리 기기 자체에서는 접속할 기기를 선택할 수 없고 Bose Music 앱을 사용해야 합니다. 일단 설정을 하면 집 한쪽에 전화기를 두고 집 반대편에 가서도 음악을 듣거나 통화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안정적인 연결이 지속됩니다. 다만 두대를 동시에 연결할때 좀 불안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이는 곧 보즈사에서 인지한 문제라 펌웨어로 개선될 지도 모릅니다).

개선된 음성 비서 관련과 통화 기능

보즈는 지난 QC35 II부터 음성비서 기능을 전면으로 대대적으로 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한층 더 본격적입니다. 이 기종은 마이크를 8개나 탑재했고 6개를 ANC용으로, 4개(그중 2개는 ANC과 공용)를 통화나 음성을 입력받는데 사용합니다. 또, 아마존 알렉사의 경우 마치 에어팟이 그러하듯이 ‘알렉사’라고 말하면 작동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알렉사를 사용할 수 없고 구글 어시스턴트는 아직 음성만으로는 동작하지 않습니다(지원 하겠다고 했던거 같긴 한데). 알렉사도 싫고 구글 어시스턴트도 싫다면 디바이스의 기본 음성 비서를 쓸 수 있습니다. 다만 QC35 II나 1000XM3처럼 구글 어시스턴트와 기본 음성비서를 동시에 쓸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저만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구글 어시스턴트를 쓰면 재생 콘트롤이 간헐적으로 먹통이 되는 경우를 산견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구글 어시스턴트를 꺼놓고 쓰고 있습니다.

전화 통화 품질은 매우 탁월합니다. 전화 통화도 그렇고 VoIP도 그렇고요. 요즘 Zoom을 비롯한 화상 회의를 많이하는데 그런 까닭에 꽤 팔렸다는 소리도 들립니다. 통화 녹음을 확인 해보면 마치 전화기를 대고 통화하는 것처럼 선명합니다. 그리고 잡음도 생각보다 잘 잡는지 꽤 큰 길가에서 차들이 지나가고 바람이 불어도 통화하는데 크게 지장이 없었습니다.

조작은 어떤가요?

조작은 버튼과 터치를 혼합한 느낌입니다. 재생조절과 볼륨은 1000XM3처럼 터치로 하는데요. 마, 저는 버튼이 더 좋지만 터치 조작이 요즘 유행이니 어쩔수 없으려니 합니다. 하지만 조작감도는 좋고 오작동은 없습니다(처음 나왔을때 ‘(보즈 본사가 있는)매사추세츠 프래밍턴의 겨울은 춥다’며 소니 1000XM3처럼 오작동하지 않을 거라는 말이 더 버지에 실렸었죠). 볼륨 조절시에 1000XM3와 달리 손가락을 슬라이드하면 동시에 천천히 움직이는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주변음 듣기 모드(대화 모드)나 노이즈 캔슬링 조절, 음성비서 호출은 좌우 이어컵에 있는 버튼으로 합니다. 버튼은 전부 세개 뿐이고 처음 보즈 뮤직앱에서 설정시에 튜토리얼이 나오니 쉽게 조작을 익힐 수 있습니다. 주변음 듣기 모드는 소니와는 달리 음악을 멈추고 볼륨과 노캔이 줄어드는데 버튼을 길게 누르면 바로 반응하고 항상 이어컵에 손을 대고 있을 필요가 없다보니 오히려 낫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2017년에는 멋있었지만 지금은 거추장스럽게 여겨져요.

너무 많은 것을 하려다보니 탈도 많고

예를 들어 이 제품은 AR 기술을 시험해보려고(글을 쓰는 중에 Bose AR 프로젝트가 통째로 날아가버려서 기능이 삭제됨) 여러가지 센서가 내장이 되어 있다거나, 블루투스 5.0 메인 프로파일과 LE 프로파일을 동시에 이용해서 기기를 항시 컨트롤하는 등 꽤나 첨단 제품입니다. 앞서도 말했듯이 Bose ID를 이용해서 기기 목록을 동기화 하려는 것도 한없이 닿을수 없는 경쟁사인 애플에 닿아보려는 발버둥이지요.

이런 여러가지 발버둥이 포함된 제품이다보니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 2월에 구매해서 앱이 버그가 나서 헤드폰을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해서 미국 쪽 엔지니어들과 문제를 해결해야 했었고, 지금 글을 쓰는 현재 보즈사가 인지한 알려진 문제점(그리고 해결되지 못한 문제점)만해도 배터리 시간 표시 오류(20시간 가까이 표시되어야 하나 완충해도 17시간만 표시됨)나 여러기기 연결시 끊김 현상(한대 연결시에는 정말 바위같이 튼튼합니다), EQ가 적용된 최초이자 최신 펌웨어에서 흰색과 붉은색 LED 점등 및 벽돌 현상 그리고 QC35 II 시절부터 구글 어시스턴트를 쓰면 아이폰 쪽 재생 제어가 간헐적으로 제대로 안되는 문제는 뭐 이건 고쳐주려고 하지도 않더군요.

배터리 표시 하니 말인데 이 제품은 퍼센티지(%) 표시가 아니라 남은 시간을 ~시간 ~분 이런식으로 음성과 앱에서 화면 표시로 보여줍니다. 왜 퍼센티지 좋은거 냅두고 시간표시로 했는지 모르겠어요. 노트북에서 애플이 부정확하다고 때려친걸 알텐데요. 가끔 만충전을 해도 20시간이 표시가 안되고 19시간 30분이 나온다라던가, 설상가상으로 가끔 부정확하게 남은 시간이 표시가 되기도 하고, 게다가 완전히 숨통을 끊은게 17시간 이상 표시가 안되는 최신 펌웨어였죠. 코로나 시기다보니 수정 개발도 지지부진하고 난리도 아닙니다.

더 이상 노캔의 왕자가 아닌 보즈를 선택하는 이유(feat. WH-1000XM3와 비교)

글쎄요, 이런저런 얘기를 했지만 저는 보즈 NC700을 매우 좋아합니다. 똑같이 노캔이 들어간 기종인 소니 WH-1000XM3와 에어팟 프로를 비율을 따지고 보면 5:2:3 비율로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무난한 NC와(세기는 소니가 세다고 하나 여전히 화이트 노이즈는 보즈가 압도적으로 적습니다) 편의 기능(대화기능은 정말 편리합니다) 때문이려나요. 음질도 QC35보다는 나아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 슬슬 소니도 한대 이상의 기기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QC35보다는 덜하다고 하나 여전히 소니보다 착용감은 편안하죠. 리크 된 정보를 보면 1000XM4도 커다란 디자인 상 오버홀(큰 변경)은 없을 모양인데 이제 슬슬 디자인도 보즈 만큼 전위적은 아니더라도 슬슬 오버홀을 해야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제품을 1월경 쯤 신세계 강남점에서 샀는데 공식 매장에서 샀는데도 할인행사를 해서 46만원 정도에 샀던걸로 기억합니다. 소니의 경쟁 제품에 대한 선제적인 가격이라 꽤나 공격적인 할인이 들어갔었는데요(당시 환율로 미국내 소매가격보다 약간 비싼 정도). 보즈가 신제품을 공식 매장에서 할인을 하는걸 보면서 경쟁이라는게 좋긴 하구나 싶긴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판매 가격이 WH-1000XM3에 비해서 여전히 비싼 상황인지라 덮어놓고 권하기가 조금 조심스러운것이 사실입니다.

장점: 적당한 음질, 무난한 노캔, 적은 화이트 노이즈, 비교적 적은 노이즈 캔슬링으로 인한 귀의 압박, 소니 보다 편안한 착용감, 무난한 조작성, 편리한 대화모드와 노이즈 캔슬링 조절 기능, 경쟁기종 보다 나은 마이크 성능, 2대 동시 접속 헤드폰 프로파일.

단점: 이래저래 많은 오작동과 버그, 더 이상 최고는 아닌 노캔, 가격에 비하면 음질에 의문의 여지 있음, 어지간히 험하게 다뤄도 무난했던 QC35와는 달리 잘못하면 망가질것 같음.

이 글이 8천자가 넘어가고 있는데 1월에 쓰기 시작한 글을 이제서야 마무리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앱이 말썽을 부리고 이런저런 문제가 있어서 어느정도 수습이 되고 써야지 하다보니 이 지경이 되었습니다. 일단 이 글은 여기서 마무리를 짓고 소니 WH-1000XM3와의 좀 더 자세한 비교 등은 따로 올려보고 싶네요. 다 읽으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우리끼리 갈라파고스 인터넷, 괜찮으신가요?

그야말로 갈라파고스입니다. 말 많고 탈 많던 ‘천송이 코트’ 논란이 일었던 것도 벌써 가물가물한 일인데 실질적으로 변한 것은 없습니다. 최순실씨가 써준걸 대독한 그 대통령의 발언 이후 정권이 바뀌고 몇년이 지나서 2020년에 들어 20대 국회 마지막 업적(?)으로 공인 인증서의 독점적인 지위를 폐지하는데 기어코 성공하고 말았습니다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리 몰아내고 승냥이를 불러들였구나. 라고요.

해외에 사시는 분들의 말을 들어보면 고구마도 이런 고구마가 없습니다. 뭐 좀 하자 치면 휴대폰 인증을 하는데 그 휴대폰 인증이라는게 사실상 (앞서도 얘기했던) 본인 인증을 겸하는지라 통신 3사나 하다못해 알뜰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심지어 구글이나 애플 조차도 19세 이상 성인 인증이나 결제 본인 확인을 위해서 휴대폰 인증을 사용하고 있으니 환장할 노릇이죠.

누구나 휴대폰이나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니 별 문제 없는거 아냐? 라고 생각들해서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이게 딱 10년전쯤 일본 웹을 떠오르게 하는 것입니다. 당시 믹시(mixi)라는 SNS사이트가 일본인들에게서 인기였는데 초대제에 일본 휴대폰 회사에서 발행한 메일주소가 반드시 필요했죠(간단히 말해서 Gmail 같은 주소는 안됐다는 얘기죠). 덕분에 믹시는 사실상 외국인은 일본에 정착이라도 하지 않고서는 쓸 수 없는 SNS 였습니다. 스마트폰 초기만 하더라도 믹시는 피쳐폰에 이어서 상당한 인기를 구가했습니다만, 트위터와 페이스북, LINE 등 경쟁 서비스가 하나 둘 나오면서 사실상 믹시는 한국에서 싸이월드나 다름없는 ‘한물간’ 것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런 일본의 갈라파고스 무쌍을 보면서 혀를 차며 비웃던게 엇그제 같은데, 가만보니까 이제는 우리 집이 불타는게… 아니고 우리나라가 갈라파고스가 되어버리고 있습니다. 외국인이나 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어떻게 한국 통신사의 휴대폰을 구해서 인증을 받겠습니까? 해외에서 휴대폰 번호를 보안 목적으로 수집하기는 하지만 그저 SMS만 받을 수 있으면 상관이 없고, 거주국가와 일치하면 어느 휴대폰 어느 번호 어느 통신사를 쓰던 상관이 없단 말이죠. 일본같은 국가에서는 사실상 SMS가 메시지 본연의 기능보다는 이런 인증용으로만 쓰이다보니 장난삼아 인증 SMS로만 가득찬 수신함을 인증하시는 분도 계시더란 말이죠.

(차라리 국외 공관에서라도 발급이 되던)공인인증서는 염원하던대로 일몰 수순을 밟게 되었지만 이렇게 승냥이, 아니 휴대폰 인증 덕택에 외국인 노 생큐, 우리끼리 인터넷이 되어가고 있는데. 이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들 하십니까? 자칭 인터넷 강국의 시민 여러분.

왜 그렇게 나를 잊지 않으려 하나요? — 본인인증 유감

농담 삼아 말하기를 한국인의 주민등록번호는 공공재라고들 얘기하지요. 그 정도로 수도 없이 털렸고 그에 대한 학습인지는 알 수 없으나 법으로 한정된 경우를 제외하면 수년 전 부터 웹사이트에서 주민등록번호를 취득하는 것이 금지되었습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주민등록번호 수집을 중단했다해서 본인을 관리하는 번호가 없다고 생각하면 순진한 생각입니다. 실명 확인을 구실로 휴대폰이나 아이핀 등 민간 기관에 의존해서 암호화한 본인 식별자(CI)와 중복 구분 정보(DI)를 취득합니다. 유출 문제는 얼핏 보면 해소 되었으니 모든게 행복해 보입니다만 문제는 왜 그렇게 우리나라 인터넷 사이트들이 CI와 DI에 목을 매는지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우선 주민번호는 폐지하였고 해시된 값으로 보관한다고 하지만 모든 유저를 영구불멸(CI나 DI를 변경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어본적은 없습니다)의 번호로 관리하는것이 상례인 국가가 한국 외에 또 어디 있나 싶습니다. 주민등록번호를 폐지할 것이면 그걸 대체할 것이 뻔한 수단도 금지 했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도 그렇고 사용성 측면에서도 그러합니다.

고유번호 개념의 위험성

우선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 머리에서 총을 맞지 않은 이상 실명과 연계된 고유번호라는 개념 자체가 아무리 난수든 암호화된 값이든 위험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크로스 사이트 쿠키나 추적을 할 수 있는 여러가지 기술을 결합하면 그야말로 악몽의 시작일 것입니다. 본인의 ‘실체’와 연계가 되지 않는데도 지금 현재 해외에서 상용화된 트래킹 수단은 이미 충분히 위협적인 수준이라 Safari나 Firefox, 그리고 심지어 (비교적 소극적이지만) Chrome 마저 마치 취약점을 틀어 막듯이 막아대고 있는 실정입니다. 아무리 우리나라가 통제 국가 티를 벗어내지 못했다지만 현재의 제도는 기업이나 정부의 선의에 기댈 수 밖에 없어 매우 위험합니다. 게다가 이건 진짜 주민등록번호와는 달리 리셋도 불가능하고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수집하는 데이터처럼 삭제를 요청할 수도 없습니다.

이동통신사 의존으로 인한 사용성 문제

또, 사용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습니다. 주민등록번호를 수집 못하니 간접적으로 인증하기 위한 수단으로 제일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휴대폰 인증입니다만 영리기업이 사용자의 신분을 보관하고 인증하고 보장하는 것에 아무런 석연찮음 없으십니까? 저는 한동안 동생 명의의 휴대폰을 사용했습니다. 이유는 SKT가 미성년자일 당시 저와 부모님 무단으로 개통시점에 이미 유효기간 만료된 아버지 여권과 3개월이 훨씬 지난 주민등록등본 사본을 가지고 개통을 해줬고 미납 요금을 저에게 독촉했던 것입니다. 그 문제는 (난항끝에) 결국 해결되었으나 문제가 해결될때까지 통신 개통이 전혀 불가능해서 저는 동생 명의를 사용했습니다. 그게 2000년대 중후반의 일이라 망정이지 지금 그랬다면 저는 아마 온라인에서 금치산자 신세였을 것입니다. 한편으로 제가 사정이 있어서 휴대폰 요금을 비롯해서 공과금을 제때 내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연체로 정지가 되기가 무섭게 “누구십니까? 저는 당신 몰라요”가 됩니다. 차라리 공인인증서나 아이핀은 이용료가 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지 휴대폰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게다가 휴대폰 하나로 모든 신원 확인이며 증명이며 다해버리다보니 대포폰 관련 산업이 생겨나고 휴대폰 문자를 탈취하려는 사회공학적 또는 기술적 해킹 수법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걱정스러울 지경입니다. 또 이 글을 보시는 분 중에서 해외에 계신분, 의외로 한국의 업무를 보기 위해서 한국 휴대폰을 살려두는 한심하기 짝이 없는 상황에 처하신 분 많이 계십니다. 저 또한 동생이 해외에 장기체류 하는 동안에 전화를 살려두도록 했으니까요. 휴대폰 인증 한건 처리 할때마다 수수료가 중간 업자와 이통사에 들어갑니다.

휴대폰 그 비용은 보통 사이트가 부담하지만 과연 그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있나요? 게다가 휴대폰 본인인증은 가격조차 아이핀이나 공인인증에 비해 비쌉니다.

그래요, 이유는 이해 합니다. 하지만 그게 핑계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CI/DI를 유지하려는 이유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내 입장에서 보면 이유없는 무덤 없구나 싶지만 말이죠. 우리나라 업체들이 CI/DI를 유지하는 이유가 여러가지 있겠지만 왜 우리나라 기업만 그걸 유지하겠습니까? 미국 등의 여타 국가 기업들은 바보들이라서 그런가요? 저는 이것을 정보에 대한 당연한 습성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특히 고객 정보같이 돈이 되는 것이라면) 정보를 하나라도 더 모으려고 하고 싶어하겠죠.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규제해야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고객에 대해서는 필요 최소한의 정보만을 수집하도록 하는 것이야 말로 사실 가장 궁극적인 개인정보 보호 대책이기 때문입니다.

추기: 우리나라에서는 법적으로 19세 이상의 컨텐츠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연령확인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떠올렸었습니다. 근데 어차피 그 법때문에 1년에 한번씩 다시 한번 연령확인을 해야하는데 왜 그 정보를 계속 보유해야 하는걸까요?

교토애니메이션 방화 살인 사건 1주기

세월이 참 무상하게 흐르다

세월이 참 무상하게 흐릅니다. 전세계가 코로나19로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지난달 말에는 생일을 맞이해서 한 살 더 먹었고, 그리고 교토애니메니션 방화 살인 사건(‘쿄애니 사건’)도 벌써 1년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그날 오후 느지막히 일어나서 트위터와 뉴스를 보면서 정신이 들었던것이 기억 납니다. 처음에는 그냥 불이 났다더라 정도만 알게되었습니다만, 갈수록 사태가 심각해졌지요. 그리고 한 보름여간은 이 사건에 매달려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는지 조차도 불분명했던 시기였습니다. 사상자에 대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고 나서 초점이 된 것은 과연 쿄애니 제1 스튜디오의 데이터가 온존해 있는 것인가? 였던 것이었습니다. 처음에 핫타 히데아키 사장이 모든 것이 탔다라고 울부짖을때는 정말 ‘이걸로 이렇게 끝인가…’ 하며 머리를 쥐어쌌습니다만 그나마 디지털 데이터를 담은 서버가 무사하다는 사실에 저와, 그리고 뜻을 같이하는 동지분들의 안도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재건을 약속했지만, 야속하게 흐른 1년은 아직은 너무 이르다

2001년 미국 동시다발 테러사건(‘9/11 테러’)이나 2011년 동일본 대지진, 2014년 청해진해운 세월호 침몰 사고 같은 대형 참사와 마찬가지로 이번 사건으로 인한 피해는 막대하고 후유증 또한 오래 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재건을 다짐한 핫타 히데아키(八田英明) 사장 말마따나 언젠가는 반드시 쿄애니는 부활 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지만 그렇더라 하더라도 앞서 언급한 세 사건이 그러했듯이 그 전과 그 후의 모두의 마음은 결코 같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1년은 이렇게 너무도 간단하게 왔지만 약속했던 부활과 재건의 길은 아직 머나먼 느낌입니다. 일단 사고 후 첫 제작/공개 작품이 될 예정이었던 ‘바이올렛 에버가든 극장판’이 전술한대로 코로나19 사정으로 인해 9월로 미뤄졌고, 여타 작품에 관해서는 아직 이렇다할 가시적인 일정이라는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교토애니메이션 자체는 남아 있는 인원이 열심히 사업을 계속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신입사원(애니메이터)의 채용공고라던가, 양성숙의 학생 모집재개라던가. 지인과 얘기하며 참 가슴 아팠던 것인데 이 와중에 터진 코로나 19 판데믹으로 그러잖아도 멀쩡한 애니메이션 제작 회사 조차도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이고 1주기를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추도 행사다운 행사조차 열지 못하고 있는지라 제발 바라건데 내년에는 코로나 사정이 어느 정도 수습되어 모두가 즐겁게 작품을 즐길 수 있는, 사건 이전 처럼으로 최대한 돌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어째서” 라는 의문만이

풍화라고 해야할지 한때는 거의 뜸해졌던 구글 뉴스의 관련 뉴스 알림은 사건 1주년을 맞이해서 다시 북적이고 있고 용의자인 아오바 신지(青葉真司)도 생사의 갈림길에서는 일단 벗어나 구속되어 출정하는 장면이 지난 5월에 보도된 바가 있습니다. 그가 죽지 않고 살아났다는 점에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합니다만, 그래도 의료진의 노력 끝에 살아난 만큼, 해괴한 변명이나 억지 논리 없이 진실되고 가감없이 하다못해 억울하게 사그러져간 이들을 위해서라도 동기를 밝혀 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물론 저는 아직도 그에 대한 원한을 잊을 수 없고, 용서하지 않았으며 할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뭐가 어찌됐든 저는 범인을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제가 용서안한들 뭐가 달라지겠냐만서도. 지옥의 가장 뜨거운 자리 바로 옆에 그의 자리가 있기를 바랍니다.

다시는 이런 참상이 없기를

범인을 용서하든 안하든, 그가 지옥의 가장 뜨거운 자리에 있든 아니하든, 결국 그가 앗아간 생명, 다치게 한 사람들은 완벽히 원래대로 돌아 올 수 없습니다. 결국 이제와서 할 수 있는건 진상규명,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기도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굉장히 무력하고 무대책한 결론이 되어버렸습니다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게 결국은 이런 것 밖에 없다는게 이번 사건이 저에게 더 가슴아프게 다가오는 이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몇 번을 말하지만,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과 피해자 분들의 쾌유를 빕니다.

사족

쿄애니의 오프라인 점포는 문을 닫았지만 온라인 점포는 오늘도 성황중이죠. 사건이 있고 나서도 여러번 마치 공양이라도 하는 기분으로 물건을 질렀고 잘 받아서 소장하고 있습니다(복각 상품이 많이 판매되었지만 상당수 이미 지른게 많아서 많이 지르지는 못했네요). 하루는 결제하다 트러블이 발생해서 전화를 걸었더니 친절하게 응대해주셔서 고마웠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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