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rPods Pro를 두고 드는 업계 생각

AirPods Pro(에어팟 프로)가 어마무시한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의 가격은 보즈나 소니나 할 것 없이 49만 9천원으로 담합 아닌 담합이 일어나고 있었는데 전부다 30만원대로 내려 앉았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블루투스 이어폰을 팔아 치우는 애플의 힘을 무시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보따리 상 조차도.

나는 이번 에어팟 프로를 두고 두 회사에 연민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소니다. 정말 피를 토하는 노력을 해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의 제왕인 보즈(보스)를 이겼다고 생각했고, 그 정점을 찍는, 노이즈캔슬링과 전 세대에서 정말 욕을 무진장 얻어먹었던 연결성을 해결한 완전 무선 이어폰인 WF-1000XM3을 내놓았는데… 애플은 조용히 소니 물을 먹일 준비를 하고 있었던 셈이다. 소니는 이번에는 에어팟 프로를 열심히 뜯어서 연구해야 할 판이다. 게다가 이미 보즈도 Noise Cancelling Headphone 700이라는 반격구를 내놨다.

두번째는 로지텍이다. 로지텍은 Ultimate Ears를 인수했었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이어폰 덕질을 하면서 UE 제품을 한번도 안써본 사람은 없었으리라고 장담한다. 블랙 프라이데이 시즌인데 블랙 프라이데이에 싼값에 풀리는 Triple.Fi 10 제품을 입수하려고 모두가 혈안이었던 추억이 난다. 그런데 얘네가 뭘 잘못먹었는지 이어폰 라인업을 다 죽여버리고 이상한 스피커만 찍어냈다. 만약 얘네가 장기적인 안목으로 이어폰 라인업을 살리고 있었다면 로지텍이 가진 블루투스/무선 노하우에 UE의 어쿠스틱 기술을 합쳐서 음질로 승부할 수 있는 좋은 메이커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아쉬움에 잠긴다.

갑자기 그냥 이런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