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X을 서비스 보내면서

아이폰 X의 배터리가 문제가 있었던건 올 봄부터입니다. 좀 이상하다 이상하다 하더니 “서비스”를 받으라는 오류가 났었고, 처음에는 센터에 가져가서 초기화하니 괜찮아 졌기에 그러려니하고 썼었는데, 또 서비스 오류가 나서 배터리를 교체했습니다. 그런데 그 배터리가 한달도 안되서 성능 수치가 팍팍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센터를 다시 가기 직전에는 93%로 떨어지고, 전화기가 꺼져서 성능 관리가 발동되는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부랴부랴 조금이라도 덜 붐비는 아침 일찍 서비스 센터에 갔고 자세히 살펴보더니 배터리 부풀음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두번째 증상이고 배터리 부풀음의 경우 진단센터를 가봐야 한다고 하더군요. 진단센터… 여기로 가면 닷새에서 일주일은 소요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쓸 임대폰을 권했지만 일단 제가 예전에 쓰던 전화기를 쓰겠다고 하고 사양했습니다. (파손이나 침수 등에 민감하다고 귀띔을 해줘서)

아무튼 지금 아이폰 7 플러스를 2년 가까이 만에 꺼내서 다시 사용중에 있습니다. 아이폰 7 플러스가 스펙이 떨어지는 폰은 아니지만 역시 X에 비해서는 불편하고 홈버튼 없이 2년 가까이 살아왔다보니 홈버튼이 있는게, 매우 어색합니다. 홈버튼을 눌러야 홈에가고, 컨트롤 센터를 열고, 무엇보다 잠금을 해제하고 앱에서 인증을 할때 바라보는 것만으로 안된다는것이 무진장 스트레스입니다. 사람은 이렇게 간사해지는군요. 그리고 LCD 화면이 물빠진 것 같이 느껴집니다.

아무튼 이렇게 임시로 아이폰 7 플러스 생활중인데 기존 X의 백업을 옮겨야 하느냐, 아니면 기존의 7 플러스 상태에서 계속 사용하다 돌리느냐 그것도 좀 고민입니다. 며칠밖에 안쓸테니까요. 일단 후자를 택했는데 방치된지 오래되어서 사용하지 않는 서비스와 앱이 혼재되어 있어서 좀 애를 먹고 있습니다.

요즘은 애플 서비스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웹으로도 확인이 가능하더만 말이죠, 얼른 수리 완료되서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쿄애니 사건 이후 3주를 겪으며

이른바 “교토애니메이션 방화 살인사건”, 저는 줄여서 쿄애니 사건이라고 부르고 있는 사건이 일어난 것은 대략 3주전인 7월 18일이었습니다. 이미 간략한 감정을 블로그에 적은 바가 있습니다만,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쿄애니가 저에게 준 것이 참 많았지 싶습니다. 쌓여있는 쿄애니 관련 굿즈나 블루레이가 증명해주듯. 저는 쿄애니 빠라고 소극적으로 인정해왔지만, 지금에 와서는 부인할 생각은 없고 오히려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덕분에 좋은 시간을 보냈고, 좋은 친구를 많이 만났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더 가슴이 아픈 것입니다.

지금 글을 쓰는 오늘은 코믹마켓이 열리는 날입니다. 이번 사건이 없었다면, 쿄애니도 기업 부스로 참여했을 것이고 저는 코미케에서 판매되는 상품을 매의 눈으로 보다가 나중에 온라인으로 추가 판매를 하는 것을 노렸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합니다. “울려라! 유포니엄 극장판~약속의 피날레”~는 한국에서는 언제 걸릴지도 모르고 기다리고 있는 블루레이 또한 거의 기약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얘기하고, 더 많이 지르고 싶었습니다.

몇년전에 산 유포니엄 원화를 꺼내 봅니다. 막대기 인간이 고작인 제 그림실력으로는 정말 애니메이터는 아무나 할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죠. 그러나 지금 보면 이 그림의 원본은 남아 있을까? 그리고 이 그림을 그린분, 작감 수정을 하신분 중 얼마나 무사하고 얼마나 생존해 계실지 알 수 없어 슬픕니다. 저는 글을 쓰는 시점에서 드디어 의식을 찾기 시작했다는 범인을 용서할 수 없습니다. 엄정한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18일 이래로 거의 2주 넘게 관련 소식을 사방 팔방으로 레이더를 펼쳐 관련 뉴스를 수집했고, 이를 트위터에서 #쿄애니사건 과 #쿄애니 해시태그를 통해서 소개했었습니다. 막바지가 되니 정신적으로 피폐해진다는걸 느끼게 되더군요. 특히 희생자의 실명을 공개해야하느냐 마느냐 말이 있는 가운데서 일부가 공개되었을때. 기대가 절망으로 바뀌었을때. 누군가는 보고 싶지 않아 뮤트를 하거나 외면했던 소식을 매일같이 몇 시간 간격으로 검색을 해야했던지라. 힘들었습니다. 지금은 그냥 자연스럽게 발견되면 올리는 수준입니다.

몇년 뒤에 저는 오늘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쿄애니에 빠졌던 저, 쿄애니 사건에 분주했던 저, 그 모두를 긍정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쿄애니가 건강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