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의 첫걸음마

지금도 팟캐스트 듣기는 종종 합니다만, 제가 매우 좋아하던 팟캐스트는 몇년전의 물건입니다. 2013년경에 중단됐으니 이제는 인터넷적 시간감각으로는 고대 유물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 팟캐스트의 내용에 감화되서 매번 사연을 보내기도 했고 말이죠. 한마디로 단적으로 요약하면 오덕으로써 저를 숙성시킨 팟캐스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진행자는 저를 오덕으로써 숙성시킨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겠죠. 간간히 OST나 좀 나가봐야 책 정도를 사던 정도에서 훨씬 값이 나가는 애니메이션 BD나 굿즈를 사게 된 계기가 이 분의 권유였으니까요.

그 팟캐스트가 끊기고 나서도 얼마전까지 한동안은 계속 연락을 하면서 잘 지냈습니다. 나름 말이 잘 통했다고 생각해요. 저는 근년 트위터 등지에서 정치 발언은 삼가는 추세였지만 지지하는 정당마저 같았으니 말 다했죠. 하지만 그건 제 착각이었나봅니다.

어느날 트위터에서 블록이 되어 있었습니다. 무엇때문일까? 생각을 해보지만(혹시나? 짐작가는게 하나 있긴 하지만), 딱히 이렇다할 답은 없습니다. 그 사실을 확인하고 그냥 깔끔하게 포기를 했습니다. 어련히 이유가 있었으니 그랬겠지 하면서 말이죠.

일단 그렇게 정리를 하긴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오타쿠인 저를 오타쿠로써 ‘숙성 시킨 장본인’, 뭐 다르게 말하면 일종의 파문을 당한 격이라, 심적인 내상을 입기는 했습니다. 지금이라도 왜? 라는 질문을 해보고 싶을 정도로요. 하지만 큰 문제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독립의 첫걸음을 걷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뜰 것이고, 내일에는 내일의 애니메이션이 방영하고 내일의 책이 나오겠죠. 새로운 기분으로 홀로서기를 해야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한 번, 입문의 첫 걸음입니다.

실시간 TV는 죽었습니다

사실 의도한 것은 아닙니다. 거실의 텔레비전이 죽어버렸습니다. 그냥 죽어버렸다. 라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켜지지 않으니까요. 그렇게 되면서 드라마 광인 우리 어머니가 매우 난감하게 되었습니다. 드라마를 하루라도 보지 못하면 안되는 양반이니까요.

문제는 의외로 심플하게 해결 되었습니다. 텔레비전을 사면 되는 문제긴 한데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맥북 프로를 사용하기 전에 쓴 랩톱을 놓고 pooq(푹)과 tving(티빙)에 가입했습니다. 그리고 왈라! 문제는 해결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처음에는 실시간 사수를 했습니다. 그리고 남는 시간에 VOD를 봤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하루는 푹의 타임시프트 기능을 가르쳐드리니 아주 재미있는 변화가 생겼습니다.

어머니는 실시간 방송을 실시간으로 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주말 몇시가 되면 반드시 채널을 맞추던것이 나중에는 기억이 나는대로 켜서 타임시프트로 처음으로 돌려서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 기능에 익숙해지시니 방송을 잠시 멈췄다 볼 수 있기도 하고, 되돌려 보거나 처음의 광고나 중간 광고를 빨리 넘겨 보시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실시간 TV는 죽었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텔레비전 앞에 정해진 시간 앞에 앉아 보는 것이 시대착오적인 일이 되어가고 있구나. 그렇게 생각한 것입니다. 심지어 우리 어머니도 그러니까요.

푸른곰의 트위터 사정

스트리밍 API가 사라지고 나서 점점 공식 트위터 클라이언트를 사용하는 횟수가 늘었습니다. 이제는 모바일에서는 거의 항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공식 클라이언트가 없는 데스크톱인데. 맥 데스크톱에서는 이렇게 처리하고 있습니다. 일단 평소에 읽거나 글을 쓸 때는 트윗봇을 씁니다. 알림을 확인하는 수단은 트위터 웹인데, 조금 꼼수를 쓰고 있습니다. 이른바 프로그레시브 웹 앱(Progressive Web App;PWA)인데 준비물은 구글 크롬(Chrome)입니다. 크롬으로 모바일 트위터(m.twitter.com)에 접속합니다. 그리고 나서 크롬의 메뉴를 열면 아래에 Install Twitter…(Twitter 설치)가 있습니다.

 

Screen Shot 2019 04 24 at 7 25 02 PM

누르면 확인 창이 한번 뜹니다.

Screen Shot 2019 04 24 at 7 25 20 PM

 

Install을 누르면 PWA 트위터 앱이 맥에 설치되고 거의 데스크톱 앱과 똑같이 쓸 수 있습니다. 붙여넣기/잘라내기 단축키 같은 기초적인 단축키가 안먹는다는 걸 빼면(우클릭으로 되긴 합니다).. 뭐 쓰는데는 지장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알림을 보는데는 실시간이니 크게 불편함이 없어요. 트윗을 볼때도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윈도우용 트위터 앱이 PWA로 가면서 엣지를 엔진으로 쓰며 잡다한 오류가 있지만 크롬 베이스에서는 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한번 시도해 보세요.

통장을 개설하다

통장을 개설했습니다. 세군데 은행과 거래를 텄습니다. 엄밀히 말해서 세군데 다 처음 거래한 것은 아니고 휴면계좌로 계좌들이 전부 넘어가버렸기 때문에 해지하는 수밖에 없어서 새로 거래하기 위해서는 새로 개설을 해야 했습니다. 한군데인 우리은행은 작년에 평창 올림픽 기념 체크카드를 만들면서 비대면으로 텄고, 나머지가 국민은행, 그리고 20영업일 후 씨티은행을 텄습니다.

사실 신한은행을 주거래은행, SC제일은행을 부은행으로 썼습니다만, 신한은행과 모종의 이유로 거래 은행을 옮기게 되었고 어찌저찌하다가 산업은행을 주거래은행, SC은행을 부은행으로 하게 되었습니다만. 산업은행은 해외 결제가 되는 체크카드가 없질 않나, CMS 즉시 출금이 안되지 않나. 일요일에 4시간 반 전산을 내리지 않나 이래저래 불편해서 다른 곳을 파야지. 라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근데, 요즘 통장을 만드는건… 뭐랄까 제가 돈을 맡기러 가는건지 아니면 돈을 꾸러 가는건지 착각을 일으키게 할 정도더군요. 국민은행에 갔을때는 나름 증빙서류를 가져갔지만 결국 퇴짜맞고 한도계좌로 발급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벼라별 확인 서류와 신청서를 써야 했고 증빙서류를 비롯해서 쓴 서류의 양은 아마 수십장은 될겁니다.

씨티은행은 비대면으로 처리했는데, 씨티은행과 11년전 거래한 연(?)을 잊지 않아서 그때 발급받은 보안카드와 인터넷 뱅킹 ID를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만약 보안카드가 없었다면 인터넷으로 계좌를 개설하고도 출금계좌를 등록하지 못하고 또 출금계좌를 등록 못하니 OTP를 등록못하는 웃픈 상황에 처했을 겁니다. 물건 버리지 않는 성격이 이럴때 빛을 발하는군요. 씨티은행은 비대면으로 발급할때 “한도계좌? 그거 먹는거에요?” 합니다. 그런거 없습니다. (2019/5/8 정정: 씨티은행은 국내 ATM 입출금/이체100만원/일 한도가 있다고 합니다)

반면 우리은행은 어떤 식으로 해야 한도 계좌를 해제해줄지 안내도 없고 알려주지도 않고, 지점에 물어보라는데 지점 하고 통화도 안되는군요. 멀다면 멀고 한 거리라 짜증이 좀 나는 상황입니다. 국민은행에서 한도 해제 조건으로 공과금 자동이체 3개월 유지를 걸어서 우리은행도 이에 준할 거라고 짐작하고 걸어두고 있습니다만.. 수수료도 짠 주제에 상담원도 불친절한지라 왠지 예감이 안좋습니다.

해서, 이렇게 각각 은행과 국민카드, 우리카드, 씨티카드를 공략하게 되었고, 기업은행을 제외하면 어지간한 시중은행은 다 공략하게 되었습니다. 뭐 이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한도계좌니 계좌개설제한을 거는 거겠지만 딱히 나쁜 곳에 쓸 의도가 한치도 없는지라 이런 불편한 제도를 유지하는게 참 뭣같다고 생각합니다. 동생 녀석이 싱가포르에서 외국인으로써 계좌 개설할때도 이정도로 빡세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비접촉 결제에 좀 더 관심을 가질 수 없을까?

싱가포르 사는 동생이 왔습니다. 호기심이 들어서 지갑을 구경했습니다만 잠시 눈이 멈춘 것은 은행 데빗(체크) 카드였습니다. 거기에 비접촉 결제 마크(와이파이 마크를 90도 돌린 듯한)가 있어서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싱가포르에서는 페이웨이브(비자의 비접촉 브랜드명)로 결제하겠다고 하면 거의 대부분 순식간에 결제가 된다”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EMV IC로 결제할 경우에는 어떻게 하냐? 라고 하니 “그때는 넷츠라고 하는데 읽는데 시간이 몇초 걸린다”라고 하더군요. 우리랑 똑같습니다.

지갑을 살펴봐도 비접촉 결제에 대응하는 카드가 드뭅니다. 현대카드 정도가 비자 카드에 거의 대부분 넣는 것 같습니다만 다른 회사를 보니 정말 손에 꼽을 정도고 체크카드는 더 드뭅니다. 그나마 모든 경우 교통카드를 넣지 않으면 아예 넣지를 않더군요.

물론 가맹점에서도 대비가 필요하고 자체 비접촉 결제 서비스를 가지고 삽질을 한 이력이 있다는걸 알겠습니다만 확실히 지금 사용하는 EMV IC 결제가 이전의 MS 결제에 비해 느린건 사실이니 좀 더 관심을 가져 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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