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트위터가 무섭다

나는 트위터가 무섭다

트위터는 겉으로는 평등한 분위기의 커뮤니티입니다. 약자의 목소리가 ‘공론화’라는 절차를 걸쳐서 들불처럼 일기도 하고 말이죠. 하지만 트위터는 절대로 평등한 커뮤니티가 아닙니다. 간단히 말할 수 있는 근거로 팔로워 수가 있고, 누구를 팔로우하거나 누가 팔로우하고 있느냐 조차도 중요한 근거입니다.

저는 소위 말하는 ‘체인블록’을 매우 혐오합니다. 누군가를 팔로우하거나 누군가가 나를 팔로우 한다는 이유로 직접적으로 해를 가한 적이 없는데 블록을 하는 것은 평소에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이나 불쾌감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저의 노력을 가볍게 무시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나름대로 경험칙에 의해 그랬겠지만 자신이 누군가와 이야기하려는지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고 블록을 하는 사람도 잘한건 없습니다.

사람들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듣기 싫은 말을 할 것 같은 사람은 아예 이렇게 차단을 해버립니다. 그뿐인가요? 당연히 자기가 하기 싫은 말을 한 사람은 블록을 해버립니다.

블록이나 언팔로우라는 도구는 사실 트위터를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런 도구와 앞서 말씀드린 체인블록이라는 도구를 병용함으로써 자신의 생각이 특정한 사상에 갇혀버린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저는 트위터 사용자들의 폐쇄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트위터 사용자들의 상당수의 ‘지성’을 믿습니다만, 그들의 ‘개방성’에 대해서는 절대로 신용하지 않습니다. 교조적이고 원칙적이며 오만합니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면 (비록 트위터가 토론에 적합하지 않더라도) 토론을 하거나 의견의 조정에 들어가기 전에 비꼬거나 공격하거나 아니면 심지어 블록을 해버립니다.

이런 추세는 연년 강해지고 있는 듯하고, 수많은 트위터 내의 오피니언 스피커를 내쫓았습니다. “그딴 사람 필요 없어”라고 하고 하실 분 없잖아 있으시겠지만, 열린 토론의 장에서 “필요없는 의견”이나 “필요없는 참가자”라는건 있을 수 없습니다.

제가 아는 모 트위터 사용자가 말 한마디 잘 못 했던 모양이더군요. 정말 아주 동네북이 되더군요. 솔직히 근데 그렇게 동네북이 될 정도인지 모르겠더랍니다. 적어도 제 생각에는 말이죠. 보리수가 어쩌고, 경영충이 어쩌고. 그냥 “자네의 생각은 우리가 보기에는 적성이니 공격한다!” 같은 느낌입니다. 트위터 안접고 있는게 용할 지경이네요.

문제는 말입니다. 내가 언제 동네북이 되지 않을지 모른다는 겁니다. 우스개 소리로 트위터 팔로워 수는 내가 좆될 확률을 나타낸다고 합니다만 말이죠.

모두가 조금씩만 여유를 가지고 움직인다면 마치 범죄자와 쥐가 들끓는 한밤중 우범가를 돌아다니듯이 주의하지 않고도 즐겁게 이야기할 수 있을텐데 말이죠.

좌우간 저는 트위터가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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