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 스트리밍의 종료가 가져다 준 옛날 생각

안드로이드의 추억

안드로이드야 지금은 앱도 엄청 다양하고 예전처럼 아이폰에 비해 하릴없이 조악해 보이던 디자인도 머티리얼 디자인이 자리 잡으면서 (적어도 폰에서는)상당히 나아졌지만, 제가 처음 안드로이드를 쓰던 시절 언저리, 그러니까 2011년에서 2013년 언저리에는 정말 안드로이드에서 트위터를 쓰는건 저에게 있어서 인내심을 시험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앱이 조악한 것은 둘째치고 아이폰처럼 세련된 앱도 없었죠. Pull down to refresh도 드물던 시절이었으니까요. 그때 iOS에서는 Echofon이 유저 스트리밍과 이를 이용한 실시간 푸시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만 안드로이드에서는 1분에 한번 리프레시하고 1분에 한번 알림이 도착했었죠. 트위터 알림을 받고 싶으면 앱을 백그라운드로 돌려서 뒤에서 1분에 한번 갱신되기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러잖아도 배터리 용량이 1000mAh 중후반이던 시절에 이런 식이었으니 배터리가 그야 말로 활활 탔고, 결국 주기를 늘리는 수밖에 없었죠. 차라리 블랙베리가 트위터하기는 편했습니다. 그런고로 벼라별 걸 안드로이드로 해도 트위터 만큼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로 했습니다.

추억이 2018년의 현실로

그런데 유저 스트리밍이 폐지가 되니 안드로이드의 추억이 2018년의 현실이 되었습니다. 미치겠습니다. 콩코드가 사라지면서 대서양 횡단이 두배 시간이 걸리게 됐는데 흡사 그런 수준의 퇴보인 것 같습니다. 잭 도시가 원망스러울 지경입니다. 페이스북 같은 경우 2010년대 중반에 서드파티 클라이언트를 전부 다 중단 시키고 자사 앱 개발에 집중했는데요, 그런 노력도 안하고 API를 틀어막는 이런 꼼수를 쓰는 건 좀 아니지 싶군요. 플랫폼 사업자의 독점적 지위라는걸 실감하게 되기도 하고요.

결국 실시간 확인을 하기 위해서는 트윗덱을 사용하는

결국 실시간으로 알림 확인을 하기 위해서는 트위터 앱을 사용하거나 실시간으로 갱신안되는 트위터 사이트에 들어가거나 개발자들 스트리밍은 막아놓고 API 콜 횟수까지 제한하는 주제에 1초에 한번씩 리퀘스트 넣는 트윗덱을 쓰는 수밖에 없습니다.

트윗덱은 뭘 넣어 만들었는지 뒤룩뒤룩 살쪄서 느리다보니 트윗덱을 GPU를 이용해서 가속하는 앱 마저 나왔습니다(Tweeten). 언제 막힐지 모르지만요.

좌우간 인류는 쇠퇴했습니다. 싫어요. 북극 얼음 다 녹아서 인류여 종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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