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천국 타임라인과 여론의 함정

트위터나 SNS를 하다보면 흔히 하는 오해가 '내 주위의 여론은 다 이래'라는 것이다. 그런데 의외로 폐쇄성과 편향성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하게 되는 일례가 있다.

2010년 조사('국립수의과학검역원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반려동물중 개가 94.2%를 차지하지만 나의 타임라인의 경우 거의 반대의 비율로 고양이를 키우거나 고양이 사진을 업로드하거나 고양이를 닉네임으로 하거나 고양이를 프로필 사진으로 하거나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나온다. 개의 경우는 거의 없다.

트위터를 하는 사람이 유달리 고양이를 좋아하는것이 아니라면(반대로 개를 키우는 사람이 트위터를 안하는게 아니라면) 내가 고양이(와 고양이와 얽힌 사람들)를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쫓아'간것이 아닐까(실제로 프로필에 고양이를 좋아한다고 쓰여져 있기도 하고). 만약 이런것이 정치적인 취향, 기술적인 취향, 취미에 대한 취향에서도 의식, 무의식적으로 발현될 수 있다고 생각해보라. 내가 타임라인에서 보고 있는 내용은 내가 만든 필터에 의해 걸러진 여론이란 얘기다. 개와 고양이의 왜곡장처럼.

따라서 SNS에서 읽은 내용을 보고 여론을 판단하는 것은 '봐, 트위터 사람들은 고양이를 이렇게나 사랑하잖아? 세상은 고양이를 사랑하고 있다고!'라고 외치는 것 만큼이나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밖에 볼 수 있다. SNS는 자신이 원하는 사람만 팔로우 할 수 있고 언팔로우도 가능하며 블록도 가능하다. 따라서 뭔가 제대로 여론을 읽기 위해서는 SNS이외의 수단으로 이차 검증하는, 보다 폭넓은 시야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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