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민주주의

터키에서 비서관이 시민을 걷어찼다. 그것은 동영상을 탔고 공분을 일으켰다. 멀리가지 말자, 세월호 사태에서 생존자와 수습된 시신에서 발견된 동영상은 우리에게 사태의 일분 일각의 블랙박스를 제시해 준다. 우리의 무력함과 선원들의 무책임함과 당국의 무능함을 뼈저리게 보여준다. 유튜브와 텔레비전으로 볼 수 있는 그 동영상을, 유튜브로는 차마 보지도 못하겠고, 텔레비전(JTBC NEWS 9에서 가장 자주 보여주는데)에서 보여주는데 잠시 직시하기 싫어진다.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듯한 생생한 기록. 사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대규모 재해에서 이렇게 생생하게 기록이 남아 있었던 적은 없었을 것이다. 동영상의 선원의 지시와 동영상의 시각(타임코드)과 선원들의 행동과 배의 상황은 사건의 진상과 선원들의 과실을 밝히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백마디 말이 필요없다. 그 동영상들과 그 시각에 도망치는 선원들은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가 될 것이다.

우리는 이제 사건이 발생하면 휴대전화를 꺼내서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찍는다. 단순한 사건 사고가 될 수도 있고 그것이 세월호 같은 사건일 수도 있고 정권을 뒤집을 사건일 수도 있다. 이미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아랍의 봄에서 증명된 민주주의의 도구이며, 2011년에 일어난 런던의 시위에서는 블랙베리가 주요한 역할을 했다, 그래서 일명 ‘블랙베리 시위’라고도 할 정도이다.(지금 런던에 사는 친구 말로는 이젠 왓츠앱을 더 많이 쓴다고 하더라). 턱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 말도 안되는 발표 하나에 전 국민이 일어났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처럼 어떤 사소한 동영상 하나, 사진 하나가 무슨 불씨를 일으킬지 모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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