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에서 온 봉투, 그리고 알라딘의 잃어버린 10년을 찾아서

“알라딘이 그나마 좀 예뻐보여서”

트위터에서 어떤 분이 알라딘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말한 것이다. 사실 나도 한 때 알라딘을 사용했었기 때문에1 충분히 이해 할 수 있지만 내가 그곳을 이용했던 까닭은 그것만은 아니었다.

거의 10년전의 얘기가 되는데 안전결제가 의무화가 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알라딘은 카드번호를 저장했다가 발송할때 결제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말하자면 아마존 방식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에 의해 그 방식은 봉쇄 당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카드 정보를 저장하는 것은 위험하다. 뭐 그런 것이다.

지난달 말 아마존에서 이달 초 발매 예정인 CD를 두 장 예약 구매 했다. 발매 전이므로 발매가 되서 물건이 들어오면 바로 포장이 되서 배달이 될 터였다. 그런데 그 중 한 물건만 배달이 됐고 하나는 인기가 너무 좋은 나머지 물량이 한마디로 '펑크'가 났다. 발송예정일을 별도로 알려주겠다고 했던게(확정된게 아녔다) 절대로 발매일에 구하지 못하는건 둘째치고 오히려 지금 난리가 난건 언제 구할지 몰라 최장 한 달이 걸릴지 모르는 상황인것이다.

이 상황이 되면 우리나라 같으면 화딱지가 나고 주문을 취소하네마네 하겠지만 아마존에선 스트레스 받을 필요가 없다. 왜냐면 주문시에는 아무런 금액도 청구되지 않았고 이 무렵 카드회사에 청구가 된것은 이미 배달된 한장값과 (운송료/n분의1)이고 나머지는 청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난 급할게 없었고 돈도 안냈으니 그냥 구하면 오겠지(실제로 한달 걸리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하고 기다렸다. 현지 사람이었다면 다른 사이트를 알아보거나 집근처 레코드샵에서 파는지 보고 팔면 산 다음 그냥 주문 취소 해버리면 클릭 몇 번에 끝날 일이다.

아마존은 카드번호를 저장해뒀다가 물건이 확보되어서 발송준비작업에 들어갈때 청구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물건을 사놓고 물건이 없네 물건이 다르네 그런 실랑이를 할 필요도 없고 취소할때는 발송준비하기 전에는 결제되지 않으니 그냥 취소하면 그만이다. 취소하고 싶으면 그냥 취소 버튼만 누르면 바로 주문이 없던 일이 된다. 그리고 말했 듯 다른 곳에서 구하던가 하면 된다.

솔직히 인터넷에서 물건을 사본 사람이라면 “아 그 물건 다 떨어졌네요” “입하하는데 오래걸리겠는데요” 같은 소리 안들어본적 없을터. 그래놓고 취소하자면 쇼핑몰과 PG사와 카드사 사이에 낑겨서 스트레스 받아본적 많을 것이다. 바로 취소가 안되서 곤란한 적도 많고 전표가 매입되면 그때부터 지옥이다. 며칠은 걸려야 환불이 완료된다. 체크카드는 더 걸리고. 몇만원이면 타격이 덜한데 몇 십만원짜리에서 몇백만원짜리 카메라 등 가전이 되면 환장한다. 몇 천 한도되거나 카드가 여러장 아니면 그 한도가 돌아오지 않으면 사기 힘드니까.. 본격적으로 물건 안보고 돈부터 내고 장보기인 셈이다. 정부에게 묻고 싶다, 도대체 뭐가 안전한건지 모르겠다. 블라인드 옥션?

알라딘은 올 한해에 정말 오픈된 결제 시스템을 위해서 지루한 싸움을 했다. 일본에서 유래해서 일부 정치인들이 심심하면 이야기하는 잃어버린 10년. 알라딘의 잃어버린 10년을 찾는 여행은 발상지의 잃어버린 10년이 그러하듯이 10년을 넘길 듯 하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오늘 오후 DHL 배달원이 웃는 아마존 로고가 그려진 봉투를 전달하고 갔다. 예정보다 일주일 늦었다2.

덧.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그렇게 반대가 심하다는데 역시 장사를 잘하려면 겉으로 드러내는 모습을 잘꾸며야한다고 IT 트렌디한 모습은 뭐 그냥 디스플레이인가보다. 그 사람만큼 머리는 좋지 않지만 지름은 잘하는 입장에서 지르기 쉬울때 카드회사는 돈을 잘번다. 아, 사기거래탐지시스템이나 보상시스템에 돈들이기 싫으시다? 뭐. 그런거군.


  1. 지금은 적립금을 기한 없이 쌓을 수 있어서 예스24를 쓰고 있다.

  2. 돈은 금요일 새벽 발송전에 결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