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을 취미라고 생각하는 제 입장에서 쇼핑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행위가 아닙니다. 무릇 제대로 된 쇼핑이라 함은 물건의 천천히 전시를 둘러보고 물건을 둘러보고 물건을 골라보고 탐닉하며 만져보고 들어보며 그 물건에 몰입해야 합니다. 그리고 물건 값을 지체없이 치르고 원하는 것을 골라 포장되는 것을 구경하며 배웅을 받아 가게를 나설때까지. 그 모든 것이 아름다운 쇼핑의 경험입니다.
저는 소위 ’명품’이라고 불리는 물건들에게서 이런 것을 느낍니다. 가령 비싸게는 잘 빛나게 청소된 매장의 메르세데스나 차분히 절제된 분위기의 조용한 뱅앤 얼랍슨 매장의 이어셋 한 벌도 이러한 경험을 주지요. 어떤 의미에서 애플이 리테일 부분을 강화하기 위해 버버리의 CEO를 기용한 것은 좋은 선택인지도 모릅니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의 쇼핑 경험을 재현하는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아마존 같이 원클릭을 도입해 실용적이지만 간편한 방법을 택한 곳이 있고 애플스토어처럼 사진을 클릭하면 마치 착용하거나 사용하는 듯한 정교한 사진을 보여주기도 하지요. 노선은 분명히 여러가지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나라 쇼핑몰에서 어느 무엇이던 기대하기 매우 어렵다는 것 입니다. 더욱이 카드를 한 번 내밀어 보십시오. 나는 죄인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