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ad Air(아이패드 에어)와 iPad mini with Retina Display(레티나 아이패드 미니) 사이의 고민에 관해

많은 사람들이 아이패드 에어와 레티나 미니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7인치 레티나 아이패드 미니는 성배인가? 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나는 이렇게 썼다.

허나 생각해보면 아이패드는 꽤나 무거운데 내 아이패드2(셀룰러)를 오랜만에 들어보니 생각보다 꽤 가볍구나란 생각을 하게 된다(아마 와이파이 버전이라면 더 가벼웠을텐데). 애플이 다음 버전을 개발한다면 적어도 이 정도 수준까지 내려간다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내가 여기서 아이패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모델이 언젠가 나올지 모르지만 그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만큼 성배는 아니기 때문이다. 간단한 예를 들어 보면 이렇다. 나는 아이패드로 VOD를 통해 많은 동영상을 본다. HD급이므로 화질에는 불만이 없다. 허나 거실의 46“이나 방의 22” 텔레비전으로 똑같은 프로그램을 보는 것을 나는 훨씬 더 선호한다. IPTV나 실시간 방송으로 똑같은 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면 그쪽을 선호한다. 설령 아이패드 미니가 레티나가 되더라도 큰 화면으로 보는 웹 화면이 보기 좋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아이패드 미니에 관해서는 웹을 한손에 들게 만들었다고도 했다만 레티나 아이패드에 대한 소감을 처음 말하면서 소감에 이르기를 “마치 커다란 대화면을 눈앞에 두고, 웹을 만지고 휘리릭 넘기며 웹이 마치 눈앞에 펼쳐져 있는 듯한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다” 말했다. 단순히 해상도가 늘어나 ppi가 늘어난다고 장땡인 문제가 아니다. 작은글씨를 두고 스마트폰처럼 가까이 들고 노려볼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중략) 나는 그럼에도 9.7인치 아이패드의 여유있는 화면을 좋아했던 편이고, 나는 그래서 아이패드 미니의 레티나판 못지않게 9.7인치 아이패드의 경량화에 더 걸고 싶다.

애플은 아이패드 에어(iPad Air)로 정확하게 내 기대를 부응했다. 아이패드2는 와이파이 기준으로 601g이다. 1파운드(469g) 밖에 되지 않는 무게와 1mm 얇은 두께를 실현했다. 아이패드 3/4세대에 비해 훨씬 얇고 가벼워졌으니 얼마나 놀라운가. 그런데 레티나다.

물론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는 작고 휴대하기 편리하지만 ’작은 화면’이라는 태생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에어와 동일한 해상도에 작은 화면이므로 마치 작은 모니터에 높은 해상도를 띄운것과 마찬가지로 글자가 작아진다. 글자가 읽기 어렵다는 얘기가 된다.

아이패드 미니는 꽤 성공적인 제품이라고 생각된다. 만족하시는 분들의 목소리도 많이 들린다. 특히 작은 크기로 휴대하기 편리하단 메시지도 들린다. 나의 경우에는 휴대보다는 아무래도 가정에서 사용을 중시하기 때문이기 때문이다(물론 그런 와중에도 아이패드 미니를 사용하는 도중에는 미니를 참 좋아해서 집안에서 계속 들고 다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테스팅을 위해서 애플에서 대여를 한 동안에도 실제로 구입을 해서 사용하는 동안에도 아이패드 4세대 보다는 아이패드 미니의 사용빈도가 높았다. 그렇지만 그것은 아이패드가 무거워서 였기 때문이다. 만약 9.7인치 아이패드가 가벼워진다면 실제로 만져봐야 결정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딜레마가 있다.
아이패드의 진정한 가치를 전파하려면 매장에는 소파를 놓아야 한다.라고 까지 했는데, 매장에는 그냥 기계가 줄러리 놓여있을 뿐이다. 실제로 가장 좋은 선택의 기준은 앉아서 즐기느냐 움직이면서 즐기느냐,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걸맞는 선택에 달린 것 아닐까?

iPhone 5s의 Touch ID(터치 ID 센서)는 과연 보안에만 영향을 미쳤는가?

아이폰 5s에서 새로 생긴 Touch ID(터치ID) 지문 센서는 정말로 뛰어나다. 뛰어나고 너무나도 뛰어나서 그간 아이폰을 쓰는 방법, 아니 어찌보면 터치스크린 디바이스를 쓰는 방법을 바꿔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솔직히 편하기 그지 없지만, 좀 익숙해질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기기의 전원을 켜보는 가장 자연스러운 동작은 Sleep/Wake 버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Home button이다. 왜냐하면 정면에 있고 가장 커다랗고 ‘모든 작업을 하던 돌아간다’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홈을 누르는 것이 몸에 익숙해지게 된다.

다만 우리는 여기서 한가지 기술적인 이유로 인해 경험적 트릭을 발견하게 되는데, 사실은 Sleep/Wake 버튼이 했어야 할 기능인 디스플레이의 켬 기능을 홈 버튼이 한다는 사실이다. 요컨데, 아이폰은 안드로이드나 블랙베리처럼 인디케이터가 없으므로 뭔가 알림(notification)을 확인 하기 위해서는 Sleep/Wake 버튼을 눌러 화면을 켜서 그 내용을 읽어야 한다. 근데 알다시피 그 버튼은 기기 우측 귀퉁이에 작게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알게 되었다. 훨씬 커다란 홈 버튼을 누르면 똑같이 화면이 켜진다는 사실을 게다가 iOS4에 와서는 멀티태스킹을 겸해서 홈 버튼을 두 번 태핑해서 잠금 상태에서 멀티미디어 재생을 할 수 있게 변했다. 당연히 사람들은 홈 버튼을 눌러 시계를 보거나 알림을 보거나 록을 해제했다. 이게 훨씬 빨랐으니까. 사실 애플에서도 그러라고 했었다.

이 그림은 애플의 iOS 5.1 버전 아이폰 설명서이다. 거리낌 없이 홈 버튼을 눌러서 해제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그만큼 홈 버튼을 누르고 슬라이드 해서 잠금해제는 아이폰 사용자에게 익숙해져 있다.

아이폰 사용자에게만 그럴까? 아이폰으로 정전식 터치폰이 도입된 이래로(슬라이드 언락이 도입된 이래로) 우리는 하드웨어 버튼을 누르고 슬라이드를 하던 밀던 그리던 암호를 누르건 뭔가 화면에 인터랙션을 해서 오동작과 실제 동작을 확실히 구별지었다. 또 별도로 필요 하는 경우 보안 기능을 삽입했다(아마 이 둘을 아우르는 유일한 예외가 안드로이드 4.0의 페이스 언락 기능일 듯하다).

헌데 Touch ID를 사용하면. 홈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철커덕 잠금이 해제된다는것이다. 대기화면도 없고 그냥 바로 홈화면이거나 sleep 버튼을 누르기 전의 화면으로 돌아간다. 사용하면 할 수록 그 랙도 짧아진다. 그냥 ‘버튼을 누른다’라는 감상으로 암호가 풀리고 잠금이 풀린다. 앞서서 페이스 언락을 얘기 했지만 확실히 밝은 곳에서는 어느 정도 되지만 조금만 조도가 불안정하면 꽝이고 어두우면 암호 입력이 필요하고 보안적으로도 패스워드보다 위험한 녀석이다라고 구글 자신이 써놓았다.

나는 스마트폰으로 가장 자주 쓸 네 손가락, 양 엄지와 검지를 등록했는데. 그랬다간 결국 홈 버튼으로 잠긴 상태의 대기 화면을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왜 애플이 락 상태에서 두 번 눌러 재생 메뉴를 삭제 했는가(한번 누르면 홈으로 돌아온다, 뭐 겸사겸사일 수 있지만 어쩔수 없이라도 할수도 있다. 암호 푸는 반대 엄지나 등록하지 않은 손가락으로 두번 따닥하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리고 알림센터에 부재중 메뉴를 따로 만들어 놨는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안 그러면 경우에 따라서는 전화기가 닫힌 상태의 알림과 예전에 도착된 알림이 뒤죽박죽으로 섞일 것이다.

iOS7은 이렇게 우리가 아이폰5s를 만나기 전에 받아봤지만 실제로는 아이폰5s를 염두에 두고 디자인 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한꺼번에 한 곳에서 설계하면서 생기는 장점은 64비트를 비롯한 소프트웨어 내부에서도 발휘되지만 이런 사소한 곳에서도 여김없이 발휘 되는 것이다.

언락 아이폰, 그리고 휴대폰의 가치

여김없이 아이폰 5s를 샀다. 이번에는 다짐했던 대로 애플 온라인 스토어에서 보조금 없는 언락폰(unsubsidized and unlocked)을 구입했다.[1] 같은 조건으로 바깥에서 줄을 서서 발매 당일에 살 수도 있었다지만 건강문제도 있거니와 애플 온라인 스토어의 고객 서비스가 만족스럽기 때문에 기다리는 가치가 있다… 하더라도 11월 7일에 받았다. 참 오래 기다렸다. [2]

음 우려와는 달리 KT를 기준으로 그냥 nano SIM을 꽂기만 하면 LTE를 비롯한 대부분의 기능[3]을 쓸 수 있었다. 구입을 하면서 2년간의 수리를 위해 AppleCare Protection Plan을 구입해 뒀는데 뭐 이건 예전에도 늘 해뒀지만 보험이 없는 이상 당연히 들어 두어야 겠다 싶다.

아무튼 내 손안에는 114만원짜리 전화기가 손에 있다. 전화 통화가 끝나고 지쳐서 함부로 침대에 던지기도 뭐하고 테이블 위에 얹어놓기도 겁이난다. 한 달 전에 광이 나는 차를 샀는데 마치 모셔야할 대상이 하나 더 는 느낌이다. 금속과 강화 유리제가 된 아이폰 4 이래로는 케이스를 안썼는데 드물게 케이스를 쓰고 있다. 이 기세 대로라면 조작감 떨어져서 목에 칼이 들어와도 싫어 라고 생각하던 액정에 필름이라도 씌울 분위기다.

사실 생각해보면 아이폰5도 틀림없이 대략 1년 조금 못되어서 샀을때 그때는 물론 몰랐지만 말이다. 음. 우리는 24개월 할부다 보조금이다 때문에 마취가 되어 있는데 손에 들고 있는 전화기 100만원 안팍하는 물건이다. 내가 샀던 아이폰5만 하더라도 변함없이 100만원이 넘는 물건이었고. “어, 나 할부원금 2X만원인데?” 그 돈 어디에서 나왔겠는가? 휴대전화 회사의 마케팅 비용이고 그건 다 가입자에게 전가되는데 사실상 휴대폰 없는 국민 드문 요즘 온국민이 떠앉는 요즘이다. 그 전화기를 매년 큰 생각없이 바꾸고, 어디선 털리고 훔치고 암거래되고(생각해보라 10 몇만원 하고 판매됐던 단말기가 암거래 될때 가격이 더 비싸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분명 아이폰5도 할부로 살땐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을텐데 보조금도 주어지고 보험이 있고 게다가 분할로 돈이 나가니까 그렇게 민감하지 않았는데 이걸 한꺼번에 돈주고 샀다!라고 생각하니까 바로 감이 팍 오더라는 생각이 든다. 내 손에 든 물건의 무게가 묵직! 해지더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휴대폰 할부와 보조금이라는건 참 소비개념을 마비시키는 것 같다. 뭐 결국 휴대폰 할부도 조그마한 할부금융, 바꿔 말해 대출, 노골적으로 말해 빚 아니던가.

뭐 매년 질러대는 입장에서 할 말은 아니지만 아, 이거 생각보다 많은 돈을 쓰는구나. 라고. 느꼈다.


  1. 할인 반환금 때문이다. 예전에는 단말기를 구입하면서 요금을 할인 받은 금액을 돌려 줄 필요 없이 잔여 할부금과 약간의 위약금만 납부하면 됐지만 이젠 할인 받은 금액 전액을 갚아야한다. 언락인 경우에는 애당초 할인 받은 금액이 없으니 단말기 가격만 내면 된다.  ↩

  2. 혹시 색 바꿀수 있냐고 물어보니 11월 말까지 밀린다면서 한번 받아서 써보고 맘에 안들거든 교환하는게 어떻겠냐고 해서.. 관뒀다. 애플에서는 이런 교환 반품도 받아준다.  ↩

  3. Wideband Audio가 안된다. KT 전산엔 기본적으로 외산범용단말로 전산에 인식되어 있는데 이걸 하려면 대리점을 가서 단말명을 아이폰5s로 변경하던가 아니면 114에 전화해서 IMEI를 등록하고 신분증을 카피해 보내던가 해서 단말명을 동등한 절차로 변경 해야한단다.  ↩

어제 조금 특별한 애플 아이폰 광고를 보다.

내가 애플 광고를 처음으로 본 것은 1997년의 일이다. 매킨토시 잡지[1]의 지면 광고로 한 제품에 2페이지씩 총 4면을 사용하여 각각 보급형과 고급형 파워북을 소개하는 컬러 광고였다. 각각 한 면에는 제품을 든 남녀 한 사람이 있고 반대편에는 제품 소개와 사양이 적혀 있었는데 당시 애플 제품을 수입/판매하던 엘렉스컴퓨터에서 게재한 광고였다. 광고는 컴퓨터의 장점을 몇줄의 헤드 카피와 함께 설명하고 있었는데 모델이 약간 이국적인게 이상했다.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니 일본어 글귀가 보였다. 보아하니 일본 애플 광고 사진을 전용한 것 같았다.

세월은 흘러 1998년에는 애플컴퓨터코리아가 매킨토시를 수입하게 되고 애플컴퓨터가 애플이 되서 애플컴퓨터코리아도 애플코리아가 되고나서 2012년, 우리는 공중파에서 애플의 CF가 방송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나중에는 양지운 성우 같은 거물급 성우를 사용해서 프라임타임에 틀고 신제품 광고를 과감하게 집행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애플 광고에 한국인은 없었다. 그간 수많은 언어, 수많은 사람들이 나왔지만 한국인은 나오지 않았다.

어제 SBS 8 뉴스가 끝나고[2] 애플의 광고가 방영됐다. 아이폰 5c의 광고인데, 이전에도 방영된 형식의, 여러나라의 사람들이 나와서 자신의 말로 인사를 하는 방식이었다. 나는 사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대체로 아시아 사람들이 나오긴 했지만 지금까지 그러하듯 으레 중국인이나 일본인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온 것은 한국 사람이었다. “왠일이야?” 나는 잠시 멍해져서 1분 광고의 나머지가 끝나고 올레로고와 애플 로고가 사라질 때까지 잠시 아연해져 있었다.

한국에 애플이 진출한지도 꽤 시간이 지났는데 이제 겨우 1분 광고에서 말 한마디 나왔다고 호들갑이냐고 할 지 모르겠지만 일본 광고 Copy & Paste 하던 시절에 비하면 정말 많이 변했구나라는 것을 느낀다[3]. 뒤늦게나마 조금씩 다가오려는 발걸음을 취하려는 것을 평가한다. 단순한 광고만이 아닌, 움직임으로써 한국에 더욱 다가오는 발걸음을 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1. 맥월드 코리아였나, 잘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

  2. 애플이 유독 좋아하는 시간대인 것 같다. 사실 애플 뿐 아니라 샤넬이나 루이비통, 오메가 등 외국계 기업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유독 이 시간대에 많이 방영된다. 이 시간대를 지정해서 구매하는 것 같다.  ↩

  3. 사실 애플코리아 광고도 상당수는 본사 광고를 거의 그대로 튼 것 아니던가?  ↩

아마존에서 온 봉투, 그리고 알라딘의 잃어버린 10년을 찾아서

“알라딘이 그나마 좀 예뻐보여서”

트위터에서 어떤 분이 알라딘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말한 것이다. 사실 나도 한 때 알라딘을 사용했었기 때문에1 충분히 이해 할 수 있지만 내가 그곳을 이용했던 까닭은 그것만은 아니었다.

거의 10년전의 얘기가 되는데 안전결제가 의무화가 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알라딘은 카드번호를 저장했다가 발송할때 결제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말하자면 아마존 방식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에 의해 그 방식은 봉쇄 당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카드 정보를 저장하는 것은 위험하다. 뭐 그런 것이다.

지난달 말 아마존에서 이달 초 발매 예정인 CD를 두 장 예약 구매 했다. 발매 전이므로 발매가 되서 물건이 들어오면 바로 포장이 되서 배달이 될 터였다. 그런데 그 중 한 물건만 배달이 됐고 하나는 인기가 너무 좋은 나머지 물량이 한마디로 '펑크'가 났다. 발송예정일을 별도로 알려주겠다고 했던게(확정된게 아녔다) 절대로 발매일에 구하지 못하는건 둘째치고 오히려 지금 난리가 난건 언제 구할지 몰라 최장 한 달이 걸릴지 모르는 상황인것이다.

이 상황이 되면 우리나라 같으면 화딱지가 나고 주문을 취소하네마네 하겠지만 아마존에선 스트레스 받을 필요가 없다. 왜냐면 주문시에는 아무런 금액도 청구되지 않았고 이 무렵 카드회사에 청구가 된것은 이미 배달된 한장값과 (운송료/n분의1)이고 나머지는 청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난 급할게 없었고 돈도 안냈으니 그냥 구하면 오겠지(실제로 한달 걸리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하고 기다렸다. 현지 사람이었다면 다른 사이트를 알아보거나 집근처 레코드샵에서 파는지 보고 팔면 산 다음 그냥 주문 취소 해버리면 클릭 몇 번에 끝날 일이다.

아마존은 카드번호를 저장해뒀다가 물건이 확보되어서 발송준비작업에 들어갈때 청구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물건을 사놓고 물건이 없네 물건이 다르네 그런 실랑이를 할 필요도 없고 취소할때는 발송준비하기 전에는 결제되지 않으니 그냥 취소하면 그만이다. 취소하고 싶으면 그냥 취소 버튼만 누르면 바로 주문이 없던 일이 된다. 그리고 말했 듯 다른 곳에서 구하던가 하면 된다.

솔직히 인터넷에서 물건을 사본 사람이라면 “아 그 물건 다 떨어졌네요” “입하하는데 오래걸리겠는데요” 같은 소리 안들어본적 없을터. 그래놓고 취소하자면 쇼핑몰과 PG사와 카드사 사이에 낑겨서 스트레스 받아본적 많을 것이다. 바로 취소가 안되서 곤란한 적도 많고 전표가 매입되면 그때부터 지옥이다. 며칠은 걸려야 환불이 완료된다. 체크카드는 더 걸리고. 몇만원이면 타격이 덜한데 몇 십만원짜리에서 몇백만원짜리 카메라 등 가전이 되면 환장한다. 몇 천 한도되거나 카드가 여러장 아니면 그 한도가 돌아오지 않으면 사기 힘드니까.. 본격적으로 물건 안보고 돈부터 내고 장보기인 셈이다. 정부에게 묻고 싶다, 도대체 뭐가 안전한건지 모르겠다. 블라인드 옥션?

알라딘은 올 한해에 정말 오픈된 결제 시스템을 위해서 지루한 싸움을 했다. 일본에서 유래해서 일부 정치인들이 심심하면 이야기하는 잃어버린 10년. 알라딘의 잃어버린 10년을 찾는 여행은 발상지의 잃어버린 10년이 그러하듯이 10년을 넘길 듯 하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오늘 오후 DHL 배달원이 웃는 아마존 로고가 그려진 봉투를 전달하고 갔다. 예정보다 일주일 늦었다2.

덧.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그렇게 반대가 심하다는데 역시 장사를 잘하려면 겉으로 드러내는 모습을 잘꾸며야한다고 IT 트렌디한 모습은 뭐 그냥 디스플레이인가보다. 그 사람만큼 머리는 좋지 않지만 지름은 잘하는 입장에서 지르기 쉬울때 카드회사는 돈을 잘번다. 아, 사기거래탐지시스템이나 보상시스템에 돈들이기 싫으시다? 뭐. 그런거군.


  1. 지금은 적립금을 기한 없이 쌓을 수 있어서 예스24를 쓰고 있다.

  2. 돈은 금요일 새벽 발송전에 결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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