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보고

최근 뜸하게 지냈던 것 같다. 아무래도 몸이 많이 쇠약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덕분에 마음도 추스릴 수 없었고 따라서 블로그도 한동안 뜸해진 것 같고 그 대신 했던 트위터도 잠시 내려놓은 상태이다. 이에 대강 상황을 전달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포스트를 작성하기로 한다.

그동안 생일이 지나서 한 살을 더 먹었다. 한 살을 더 먹었으나 딱히 더 현명해 졌다거나 더 나아졌다는 생각은 그다지 들지 않는다. 그냥 하루가 더 지나갔구나 이런 실감이 들 뿐이다. 뭐 겨우 며칠 전의 일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남는 만큼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하고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마저도 체력이 허용하지 않아 짬짬히 멈추었다가 계속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따라서 진도가 매우 느리다, 쌓여있는 책과 블루레이 타이틀을 보면 한숨이 나올 뿐이다. 장편 영화를 끊어서 보았다가 휴게를 취하고 보니 이거야 원. 개봉 영화를 보는 것은 그런 고로 한숨이 나오는 일이다.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PIFAN)>에 <언어의 정원>이 나오고 아마 거기에 신카이 감독이 나온다고 한다. 운이 좋게도 진을 치고 있었기 때문에 표를 구했다. 다만 염려가 되는 것은 행사가 열리는 삼산체육관 옆 한국만화박물관은 작년 <부천 국제 학생 애니메이션 페스티벌>때 <도서관 전쟁: 혁명의 날개>를 보기 위해 내가 한 번 갔다가 한 번 온전히 집에 돌아오지 못할 뻔한 장소였기 때문이다. 집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있다. 그래도 꼭 갈 수 있다면 갈 것이다.

구글 리더가 중단이 되고 트위터를 안하면서 일단 플립보드와 피드빈(feedbin), 그리고 내가 정성껏 추린 트위터 리스트를 통해서 필요한 정보를 얻으면 된다라고 생각했지만 그마저도 관뒀다. 여전히 트위터에서 돌아가는 정보가 그리운 것은 사실이다. 트위터라는 것이 텔레비전 같은 것 같아서 ‘저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라는 것이 끊임없이 궁금한 것이 사실이다. 물론 저 안의 사람들이 그리운 것도 있고, 뭔가 할 말이 생긴다면 외치고 싶을 때도 가끔은 있지만. 일단은 자제를 하기로 한다. 굳이 할 말이 생긴다면 이번처럼 블로그를 사용하는 것이 어떨까라고 생각한다. 140자의 단문이 되다보니 함축적이 되고 즉흥적이 되고 충동적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요양을 하는데 있어서 결코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찬가지로 물론 돌아가는 일이 궁금하긴 하지만 당분간은 돌아가는 일이 무척 궁금하긴 하지만 잠시는, 며칠이 되어도 좋으니까 좀 쉬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주치의와도 의논을 해봤는데 역시 그것이 좋겠다고 결론이 나왔다.

과거 블로그 포스트를 좀 읽어봤는데 확실히 좀 예전에 비해서 내가 좀 짧게 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의도한 것은 아닌데 힘이 들어서 그런 것도 있고… 솔직히 그걸 핑계삼아서 다른 블로거처럼 조사를 한다거나 자료를 가져다 붙인다거나 이미지를 첨부한다거나 그런 수고를 하지 않는 까닭도 있을지 모르겠다. 뭐 애당초 특출나게 좋은 글도 아니고. 그마저도 뜨문뜨문 하고 거의 때려치다시피 하겠다는 소리니 기가 찰지 모르겠다. 솔직히 요즘 많이 힘든 것이 사실이다. 좀 쉬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트위터를 쉬는 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쉬는 동안 많은 면에서 마음의 평온을 찾을 수 있었고 몸도 추스릴 수 있었다. 확실히 많이 좋아졌다. 솔직히 트위터 속의 일이 궁금하고 인터넷 안의 일이 궁금하다. 잠시 신경을 끄니 어떻게 어떤 일이 돌아가는지 궁금했지만 어느새 그딴일 어떻게 돌아가던지 되어 버렸다. 덕분에 몸과 마음이 평온해졌고 당장 몸이 좋아졌다. 내가 그만큼 온라인에 시달렸던가…

온라인이라는게 이렇게 마약에 가까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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