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모틱 리서치(Etymotic Research)의 ER-4를 소개했다. 내가 소개하는 hf3는 ER-4 시리즈의 바로 아랫급의, 그러나 성능은 거의 호각의 제품이다(Etymotic Research사 자체 스코어링으로 따지면 ER-4P와 거의 동등한 점수이다 실제로 내가 메일로 문의해 본 결과 매우 민감한 사용자인 경우에나 구분할 수 있을것이라는 대답을 받았다). (실제로 ER-4보다 이 녀석을 먼저 사용했다, 리뷰 순서로 따진다면 이것이 먼저 올라와야 한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ER-4 시리즈가 순수한 음악 감상을 위해 만들어졌다면, hf3는 아이폰/아이팟/아이패드를 위해서 리모트 컨트롤과 마이크가 갖춰진 제품이라는 것이다. 에티모틱 리서치의 음악 성능과 리모트 컨트롤 + 거기에 마이크를 갖춘 그야말로 뛰어난 제품이다.
이 제품을 사용한지도 벌써 수개월이 지났지만, 이 제품만큼 명료한 해상력을 가진 제품을 사용해본적이 없다(물론 ER-4를 제외하고). 심지어는 해상도에 관해서는 트리플 파이나 SE530도 지고 넘어간다. 명료한 해상력은 단번에 음악의 생명력을 불어넣어 준다. 피로하지 않은 고음역과 단단한 보컬을 지지하는 중역과 과다하지 않은 저역. 한마디로 플랫한, 레퍼런스 사운드가 이 이어폰의 특징이다. 라이브 녹음을 듣다보면 가만히 눈을 감고 스테이지에 빠져드는 것을 느끼게된다. 게다가 이 이어폰은 업계 최고수준 (35-42dB)의 소음 감쇄를 제공하기 때문에 정말로 음악에 몰두할 수 있다. 어쩌면 이렇게 작은 녀석에서 이런 파워풀 한 소리가 날 수 있지? 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리고 ‘내가 어째서 이런 회사의 제품을 몰랐지? 역시 이름의 선입견을 버려야돼!’ 라고 당신은 생각할 것이다.
다만, 한가지.. 이 녀석은 기본이 트리플 플렌지 팁인데, 무척 깊게 삽입해야 제대로 착용이 된다(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을수도 있다). 특성상 귀에 밀착이 되어야 제대로 감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게 불편하고 처음에는 공포스럽게 여겨질 수도 있다. In-ear형 이어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특히 그럴 것이며 쓰던 사람도 조금 놀랄지 모르겠다. 참고로 나는 이것을 쓰다가 이어폰만 빠지고 팁만 귀에 끼어서 핀셋으로 뽑는 일도 있었다 ㅎ;; 그러므로 팁을 교체할 때에는 반드시 홈 끝까지 잘 끼웠는지 확인해야한다(설명서에도 기재되어 있다).
아무튼 집어넣으면 유닛자체도 워낙 작아서 귀에 아주 작게만 보여서 바깥에서는 끼었는지 잘 보이지 않을지도 모를지도 모른다.
마이크의 성능도 준수한 편이고(입 근처에 있다) 케이블의 경우, 이걸 참 언급 안할 수 없는데 겉을 케블라로 감쌌다. 잘 꼬이지 않고 내구성도 뛰어나다. 플러그는 구부러진 ㄱ자 케이블로 매우 견고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어지간해서는(=부러뜨리지 않는한) 고장날 염려는 없을 듯하다. 그 외에 케이블 분기나 이어폰쪽도 나름 튼튼해보인다. 역시 이어폰을 오래 만들어 온 회사 답게 신경을 쓰고 있다.
이 녀석의 경우 제조사에서 적극적으로 커스텀 핏 업그레이드(=귓본을 떠서 자신의 귀에 맞춘 이어팁을 만드는 것, 음질과 차음성, 착용성이 좋아진다고 제조사가 말한다)를 권장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별도의 포스트로 이전에 소개 한적이 있으니 한번 읽어 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