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의 팔로워 한분이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전에 갔다 오셨다기에 생각이 난김에 서가에 있었던 아주 두꺼운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그는 누구인가?’라는 사진집이 생각나서 잠시 펼쳐보았다. 2003년 초판의 책으로 80,000원이 넘는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나로써는 엽기적인 가격의, 요즘 말로는 등골 브레이커라고 할 수 있는 책인데… 흐음 종이 질도 두껍고 좋고 인쇄도 잘 되어 있다. 피카소, 자코메티 등등 유명한 인사는 물론 전세계를 다닌 그의 사진이 전부 수록되어 있어 가치가 참 높은 책이다. 이 책이 지금은 정가 11만원이라니.. 허허 선행투자 하나는 제대로 잘 한 셈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사서 사진을 찍었던 시절, 나는 브레송이 부럽지 않았다. 사진책을 보며 사진을 읽었지만, 그것보다도 자연스럽게 수만장의 사진을 찍으며 사진을 익혔고, 트위터나 플리커, 페이스북은 없었지만 사진을 공유했다. 그 시절은 정말로 즐거웠다. 나는 그 시절, 브레송이 부럽지 않았다. 나는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순간순간 즐거웠던 시절을, 절대로 다시 오지 않는 순간을 표리화 해서 영원으로 남겼고. 결정적인 순간은 언제나 내 뷰파인더에 있었다. 결정적 순간은 언제나 그저 내가 찍기만 하면 되던 그런 아름다운 시절이 내 고등학교 시절이었다.
그냥 그런 시절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