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점심은 없다. 공짜 언론에서 무엇을 바라나?

제가 얼마전에 조앤 롤링의 ‘내가 보수당을 지지 하지 않는 이유’라는 글을 읽으면서 재미있는 글귀를 발견했습니다. 그 글에서 보면 보수당의 캐머런 당수의 ‘돈이 아니라 메시지’가 중요하다는 말을 반박하며, ‘중요한 것은 돈이다’라는 말을 하는데요. 사실 제가 하고 싶은 말도 ‘중요한 것은 돈’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저는 몇가지 신문을 구독하고 있습니다. 국내 일간지도 한겨레와 중앙을, IHT도 2002년부터 종이로 보고 있고, WSJ와 닛케이, 그리고 FT를 보고 있고 그외에 틈틈히 다른 신문도 인터넷으로 보고 있는데요. IHT(뉴욕타임즈)는 회원제고 일부 서비스에 한하여 구독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있고,  WSJ나 닛케이, FT는 아예 돈을 내지 않으면 기사의 상당수는 볼 수가 없습니다.

텔레비전을 틀어보니까 삼성전자의 신제품 광고가 부리나케 집행되었습니다. 이걸 보면서 왜 우리나라 언론사가 삼성을 싫어하겠냐. 라는 생각이 들수밖에 없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윤전기를 돌리고, 기자 밥을 주고 회사를 굴리려면 돈이 들어갑니다. 모든 언론은 굴리는데 돈이 들어갑니다. 하다못해 이 블로그도 굴리는데 돈이 들어갑니다. 이 블로그에 소개 되는 제품은 제가 다 지르는것이고, 도메인도 제가 사는것이었고, 얼마전까지는 호스팅비까지 냈었죠.  하물며, 언론사는 어떻겠습니까? 이는 자칭 진보 언론이라는 곳도 마찬가지라고 생각 됩니다.

당장 밥이 고픕니다. 근데 돈다발을 흔듭니다. 인심 후하게 말이죠. 그럼 사람은 마음이 기울지 않을래야 않을수가 없습니다. 비판적인 날은 무뎌질수밖에 없고, 호의적인 시각은 따스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광고를 싣지 않고, 스폰서링을 하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제가 쓰는 리뷰의 신뢰도(integrity)에 흠결이 오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신문은요? 저는 그런 분들을 그닥 좋게 보지 않습니다) 우리가 온라인으로 삼성을 ‘핥는’ 기사를 눌러서 보고 댓글로 까봐야 우리는 그냥 공짜로 본 기사를 가지고 우리끼리 물고 뜯고 할퀴는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미 광고료는 집행되었고 기자는 월급을, 신문사는 운영자금을 유용하고 있습니다. 백날 ‘무슨무슨 언론사 무슨무슨 기자’ 씹어봐야 달라질게 없는 이유입니다.

물론, 포털에 게시되는 기사는 공짜가 아닙니다. 언론사에 일정금액이 제공되는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그 금액과 항상 알력다툼이 있어왔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문제가 아닙니다. 그 까닭에 수많은 저질 언론사가 양산되어 왔고, TV 베껴쓰기 연예 기사만 양산하는 언론사라고 부르기도 뭐한 회사들이 수두룩해져서 전반적으로 연예 기사의 수준이 하향 평준화 되는것을 우리는 목도해왔습니다.

제가 닛케이를 보기 위해서 내는 돈은 월 4000엔입니다. FT는 33불입니다. WSJ는 아이패드까지 17불입니다. 미/영/일 물가를 감안하더라도 우리나라 신문은 너무 싼 셈이지요. 포털이 아무리 지불한다지만 한마디로 덤핑입니다. 공짜로 본 기사의 질은 떨어질 수 밖에 없고,  삼성같은 ‘빅 브라더’ 광고주가 돈다발을 흔들면 넘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 와중에 뭐 언론의 질이 어쩌네 저쩌네 해봐야 공염불에 지나지 않습니다. 토론장에서 트위터에서, 블로그에서  황색 언론이라고, 쓰레기 언론이라고 욕을 합니다. 네 황색 언론이죠. 황색 언론의 최대 고객은 사실 돈을 주고 사는 독자인데 우리는 심지어 돈을 주고 사보긴 하나요?

그럼 솔직히, 말해서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 신문을 돈주고 사봐야 하느냐? 그건 또 아닙니다. 솔직히 말해서 돈내고 만약에 뉴스 웹사이트를 보라고 한다면 도대체 뭘 보아야 할지 깝깝한게 사실입니다. 그만한 질을 갖춘게 없기 때문이지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말하겠지만 닛케이나 WSJ,  FT등은 정말 ‘돈값’하는 기사를 쏟아냅니다.  반면 만약 우리나라에서 돈을 받는다면 다른 사이트를 찾게 될것입니다. 루퍼트 머독은 WSJ를 완전히 유료화 했을때 ‘공짜 언론은 없다’라고 선언했는데, 다들 미친거 아냐 했지만 나름 성공스럽게 정착시켰죠(루퍼트 머독은 태블로이드지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다음과 스포츠 신문이 돈 문제로 기사 공급을 끊자 스포츠 신문을 안본게 아니라 싼 연예/스포츠 신문사가 들어왔고, 조중동이 다음에 기사를 끊자 다른 신문사들이 치고 들어왔죠. 다시 말해서 언론 자체도 신뢰도와 가치를 엄청나게 잃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스스로 덤핑을 하면서 광고에 영혼을 팔고 저널리즘을 포기한 댓가가 이것입니다.

아무튼, 보수당 데이빗 캐머런 당수의 ‘중요한 건 돈이 아니라 메시지다’라는 것은 결국 어느 정도 먹고 사는 사람의 논리를 대변합니다. 저널리즘의 정신이 어쩌구저쩌구는 우리에게는 통하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언론의 현재 입지는 롤링의 말처럼 아무것도 없어서 자물쇠를 살 돈이 없고 베이컨 콩을 살 여력이 없는 그런 빈곤한 저널리즘입니다. 그 와중에서는 중요한 건 ‘돈’에 기울어질 수밖에 없지요. 어떻게서든 이 악의 고리를 끊어야 하는데, 문제는 정작 언론사가 ‘쉽게 돈벌기’에 익숙해졌고, ‘저널리즘’의 길에는 헤이해졌으며, 종편을 비롯한 방송에 ‘외도’를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2 thoughts on “공짜 점심은 없다. 공짜 언론에서 무엇을 바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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