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시오 전자사전 EW-A6400

전자사전은 이미 중요한 학습의 도구가 되었습니다. 많은 학생은 전자사전을 하나쯤 휴대하고 다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느새부터인가 전자사전의 트렌드가 사전이라기보다는 종합 멀티미디어 디바이스로 변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가령, 인터넷 강의를 같이 듣는다거나, 동영상을 같이 듣는다거나 말이죠. 아이리버의 딕플은 그러한 트렌드를 불러 일으킨 선두주자라고 할만합니다. 저도 한때는 딕플의 신기종에 열광했었습니다. 저는 그래서 D10, D20, D25, D30, D5 이렇게 여러대의 딕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신기종은 금새 뒤쳐지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가령 제가 2008년인가 구입한 D30을 살펴볼까요? 이 기종으로 현재 유행하는 동영상을 돌리기 위해선 상당한 궁리가 필요합니다. 현재 유행하는 MP3의 성능을 따라가기도 벅차죠. 그렇다고 인터넷 강의를 제대로 지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전자사전의 기능으로써는 어떨런지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겨우 2년밖에 되지 않은 기기가 구식이 되어 버린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영어 혹은 기타 언어 학습자로써 아마 전자사전을 구매하게 되면 최소한 몇년을 사용하게 됩니다. 가령 고등학생때 구입한 전자사전은 고장만 나지 않는다면 대학생때도 사용하고 대학원을 가면 대학원에서도 사용하고 직장생활하면서도 사용할 수 있는게 전자사전입니다.
 
반면 MP3나 멀티미디어 기기는 그때그때 시류에 따라서 바뀝니다. 가령 저는 iPod 5세대를 쓰다가 터치를 쓰고 지금은 iPhone을 쓰지요. 여러분은 아마 다를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저는 그렇습니다. 따라서, 전자사전이라는 기계는 단순하면 단순할수록 좋다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별도로 카시오 전자사전을 2007년에 하나 구입했었는데 이 녀석은 동생에게 물려주었습니다. 이 녀석은 아무리 험하게 썼는데도 불구하고 아주 멀쩡하게 튼튼합니다. 기능이 하도 단순하기 때문에 뒤쳐져 보일 기능이랄게 없는 그런 녀석입니다. 마치 스위스 군용칼이 칼과 캔따개만 있는 단순한 모델이라 할지라도 칼날만 서있으면 쓸 수 있는것과 같은 이치지요. 오래오래 쓸 수 있다. 라는 면에서 단순한 전자사전이 괜찮다는 것입니다. 

허나, 카시오 제품에도 엄연히 단점이 존재했습니다. 현재까지 계속 흑백 LCD를 고집했다는 점이 바로 가장 대표적인 점입니다. 물론 이 점은 카시오 제품을 좋아하시는 분에게는 좋은 점이기도 했습니다. 배터리를 넣으면 몇십시간을 쓸 수 있었으니까요. Ni-MH 충전지가 있으면 배터리 값도 안들고 말이죠. 

이번년도에 카시오에서는 컬러 액정을 탑재한 제품들로 모델 체인지를 했습니다. 반투과형 액정이라는 요즘에는 잘사용하지 않는 액정입니다. 덕분에 전력을 줄이면서도 컬러 백라이트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어난 전력소모는 AAA 건전지에서 AA 건전지 사용으로 벌충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은 결국 어느 정도 줄었지만, 여전히 상당한 수준의 배터리 시간이 되었습니다. 

액정은 상당히 밝고 선명합니다. 글씨를 읽기에 충분합니다. 전술한바와 같이 투과형 액정이라 밝은 곳이나 어두운 곳이나 어디서든 선명하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커다란 장점입니다. 사전기능 자체는 카시오 제품의 오소독스한 기능 그 자체입니다. 브리태니커 백과가 전부 내장되어 있다거나, Oxford Dictionary of English라는 녀석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 특기사항입니다. 

카시오 제품은 모두 반응속도가 발군입니다. 바로바로 켜지고 어떠한 지연 없이 작동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외에 검색과 관련된 키가 편리하게 위치해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가령 QWERTY 자판을 내장한 기종의 경우 컴퓨터와 동일한 자판 구성이라 검색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지만 카시오 제품은 문자키는 QWERTY 배열이지만 화살표키와 ESC키 엔터키는 별도로 아래에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쉽게 편리하게 작동할 수 있습니다. 

사전 기능은 이미 어느정도 상향평준화 되었습니다. 카시오 제품은 가격이 좀 비쌉니다. 카시오 제품은 튼튼하고 신뢰성이 높은 기종이지만 멀티미디어 기능이 많은 다른 제품을 생각하면 생각하는 관점에 따라서는 손해를 본다. 라는 느낌을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멀티미디어 기능은 일체 아이폰을 사용하므로, 굳이 기기를 늘릴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새 카시오 전자사전이 괜찮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이 저말고 또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전자사전으로 인터넷 강의나 동영상 MP3를 쓸 필요가 없는 대학생이나 직장인이시라면 고려해보실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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