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서점, 단골을 붙잡아라

나는 모 인터넷 서점의 매우 충실한 고객이다. 일단 3개월 통산 책과 DVD로만 50만원 넘게 썼다. 비단 인터넷 서점만 그러겠냐만 단골이 되면 포인트라던가 그런게 좀 후해진다. 경쟁이라는게 심해서 일단위로 경쟁하다보니 거의 담합수준으로 최저가가 유지되고, 신간도서는 할인폭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솔직히 가격비교라는게 무의미해서 사실 옮길 필요를 느끼진 않지만, 생각해보면 옮기자면 못옮기는것도 아니다. 다만 회원 등급이라는게 조금 걸리는게 사실이다. 같은 책을 사더라도 늘 사던데서 사는게 마일리지를 한푼이라도 더 받으니까. ‘안옮기는 것’에 가깝다. 하지만, 가격은 그렇다 치더라도 세부적인 서비스는 조금씩 다르기 마련이다보니, 가끔은 옮기는것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된다. 예를들어 예스24와 알라딘의 당일배송을 보면 경쟁적으로 지역을 늘려가더니 이제는 시간으로 경쟁하고 있다. 원래 예스24는 10시까지 주문을 당일 배송했는데, 알라딘이 12시까지 연장하니 부랴부랴 11시까지 늘렸다.

옛날 일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워드는 한국에선 완전히 찬밥신세였다. 한국에서는 아래아 한글이라는 터죽지감이 있었기 때문에 개인 사용자는 거의 워드를 쓸일이 없었다고 보아도 무방했다. 이때 MS가 시도한게 경쟁 업그레이드라는 방식이었다. (Competitive Upgrade) 뭔 얘기냐면, 원래는 업그레이드 혜택이라는것이 기존버전의 자사 제품을 사용하던 사람에게만 할인을 제공했다면, 경쟁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경쟁제품의 이전 혹은 현행버전을 가지고 있다는 증빙을 하면 할인가격으로 제공하는 것이었다.

다음이 Q&A 서비스를 시작했을때, 지식인 사용자를 흡수하기 위해서 지식인의 등급을 그대로 옮겨오는 서비스를 한적이 있다. 결과적으로 크게 성공을 하지는 못한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디어 자체는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만약, 인터넷서점에서도 이런 방식이 도입이 된다면, 아마 인터넷 서점 업계에 일대 파란이 생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기존에 이용하던 서점에서 받는 어드밴티지를 비슷하게  받을 수 있다면 아무래도 서비스가 좋은쪽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후발주자가 이런 방법을 쓸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객단가가 높은 충성도 있는 고객을 빼오기 위한 유인책인것이다.  당장 생각해보면 ‘잠재 고객’일 뿐이고, 아직 매출을 일으키는 고객은 아니더라도, 적립금 추가 지급이라는 ‘당근’을 흔들며 서비스나 가격을 어필하면, 어중간한 고객을 몇명 그러모으는 것보다 매출 효과는 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런 마케팅을 안하는 이유에는 어떤 암묵의 카르텔도 있겠지만, 어쩌면 체리피커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매출증대를 기대하고 혜택을 줬는데 완전히 이동하지 않으면 낭패이니까. 하지만 그걸 타파하는게 마케팅능력이다. 예를들어 생각해보면, ‘충성도를 시험’하기 위해서 당장은 같은 혜택을 주지 않더라도, 경쟁업체에서 ‘이동’한 고객에게 좀더 쉽게 그 혜택에 도달하도록 허들을 낮춰주면(예를들어 몇회 이상, 얼마 이상 구매하면 등급을 상승시켜준다거나),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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