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ure사의 SE530 이어폰은 Ultimate Ears Triple.fi 10pro와 Westone 3 등과 함께 대표적인 3 밸런스 아마추어 드라이버 이어폰이라고 할 수 있고, 출시된 이래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이어폰입니다. 미국에서는 300불이 넘는 가격이고 우리나라에서도 5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습니다(그나마 환율이 치솟던 시절에는 60만원이 넘기도…).
흔히 멀티 드라이버의 사용 이유로써 넓은 주파수 대역을 소화하기 위함이라는 경우도 있지만 이 이어폰의 특징은 충실한 중역대의 재현에 있습니다. 여러 해외 리뷰를 살펴보면 초저음과 초고음은 약간씩 들어가있다(rolled off)고 합니다. 특히 고음역은 실측결과에도 약간의 위축이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얼마전에 골든이어스라는 사이트에서 Westone 3의 실측치와 함께 상당한 비평이 있었는데 과연 SE530의 경우에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여차하면 운영하시는 토미님께 제 SE530을 보내고 싶어지기도 할정도로). 물론 저의 경우에는 저음이나 고음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어찌되었던 간에, 실제로 들어보게 되면 보컬이 상당히 매력적이고, 트리플파이 만큼은 아니지만 꽤 괜찮은 공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상당히 탄성이 있는 폼 슬리브가 제공되는데 이 슬리브는 상당히 편하고 꽤 좋은 밀폐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작다고 할 수는 없는 크기지만(상대적으로) 그래도 트리플 파이에 비해서 상당히 착용하기 편하다는 느낌입니다.
SE530 자체는 상당히 짧은 길이라서 단독으로는 거의 사용할 수 없고 제공되는 20cm와 90cm의 연장 케이블을 사용해야 사용할 수 있을 만한 길이가 됩니다. 슈어사에서는 이를 ‘모듈러 케이블’이라고 부르는데, 흔히 단선이 일어나는 커넥터 부분과 선부분을 분리할 수 있어서 내구도를 높였다라고 주장하는데 트리플 파이가 이어폰 유닛서부터 교체되는 선인 반면 SE530은 유닛에서 Y 스플리터(분기점)까지 일체형이네요. 덕분에 유닛쪽 디자인은 미려하고 작아졌지만 후술할 선굳음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Y스플리터가 상당히 크고 연장선의 커넥터에도 연결해야하는만큼 크고 무거워 쳐지는 문제도 있습니다.
SE530은 꽤나 다양한 액세서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두개의 연장케이블과, 레벨 감쇄기 겸 볼륨 조절기, 항공기용 커넥터와 고정기기용 1/4″ 플러그, 귀지 청소 툴과 대중소 크기의 폼 슬리브와 실리콘 슬리브, 그리고 트리플 플렌지 슬리브와 휴대용 케이스가 제공됩니다.
선재문제는 SE530에서 항상 거론되는 문제입니다. 선이 딱딱해져서 굳는다는 것입니다. 급기야는 선이 터지기도 한다는군요. 하지만 구입한지 넉달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굳음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사용한 이후에는 천 등으로 케이블을 닦아 두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구입하는 곳에서 문의해본 결과 시청용으로 준비해놓은 제품도 1년 반 넘게 사용중이지만 선재문제는 없다라고 하더군요. 슈어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차가운 실외와 따뜻한 실내를 드나들면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겨울이 공포의 계절로 불리우는데 과연 어떨런지 두고볼일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트리플 파이의 케이블이 먼저 굳어서 선을 교체해야 했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꼼짝없이 A/S를 받아야하는데, A/S방식이 일정금액을 내고 새 제품과 교환하는 방식이라(그나마 2년이 지나면 꼼짝없이 새걸 사야 합니다) 조금 불안한 감도 없잖아 있습니다.
이 제품은 탁월한 밀폐감과 소리를 제공해줍니다. 사실 밀폐감은 트리플 파이만 하더라도 괜찮은 수준입니다. 제트비행기의 엔진 옆자리 안에서도 음악을 켜면 엔진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SE530은 그 이상의 밀폐감과 착용의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보컬이 들어간 대중음악 위주인 제 듣기 성향에서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녀석입니다. 먼저 구입한 트리플 파이와 함께 번갈아 들어보면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