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요금이 비싼 이유
휴대폰 요금이 비싼 이유를 한번 생각해보았다. 이동통신사들이 현재 문자메시지나 전화통화 요금을 사활을 걸고 내리지 않으려고 하는 변명중 하나가 ‘네트워크 구축 비용’이다. 실제로 근년 들어 한국은 HSDPA 기반으로 망을 새로 정비하고 있으며 거의 대부분의 가입자들이 3G(정확하게는 3.5G)에 가입하고 있는 추세이다. 근년까지만하더라도 3G망은 기존의 2G 망에 비해 커버리지 등에 있어서 열위라고 알려져 있었고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서 부던히 노력하고 있으며, 또 가입자가 늘고 있는 만큼 시설 투자는 필요하다.
그러나 정말 비싼 이유를 생각해보자면 사실 끝도 없지만 그중 한가지 이유를 꼽자면 단순한 수익 구조 및 데이터 수익의 고르지 못한 분포를 들수 있지 않을까? 바꾸어 말하면 휴대폰 업체가 수익을 내는 것이 음성통화나 문자 메시지에 그친다는 얘기이다. 이동전화회사가 전화요금으로 수익을 충당한다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말해서 전파의 효율성에 따른 이익을 제외하자면 솔직히 말해서 단순히 전화 통화와 메시지만 한다면 3G 망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CDMA-1x는 물론이고 훨씬 더 구식인 IS-95B(14.4kbps) 정도만 되어도 충분할지 모른다. 케이티가 바라는데로 온 국민이 영상통화를 하자고 3G 망을 깐 것이라는 주장도 있겠지만, 솔직히 영상통화라는것이 굳이 우리나라에서만 망가진 서비스가 아니라는건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결국은 데이터 통신을 위해서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UMTS가 그렇고 여기에 다운로드 속도를 개선한 HSDPA가 그렇고 결국은 비동기 통신인 GSM에서 데이터 통신 속도를 향상시킨 GPRS나 EDGE 에서 데이터 통신 능력을 극대화하고 주파수 대역을 2.1GHz대로 맞춘것에 다름아니다. 결국은 핵심은 데이터 통신(무선 인터넷)인 셈이다. 사실 전세계적인 추세는 음성통화 요금을 낮추고 데이터 매출을 늘리는데 핵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른것이 아니라, 음성이야 10년된 플립형 핸드폰도 잘 터지지만, 데이터 통신은 불과 몇년전 휴대폰만 하더라도 애로점이 꽃피거니와, 할 수 있는 일도 천양지차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주고받는것이 주가 되어야 할 통신망에서 재래적인 통신만 하니 그 통신망을 구축하는 비용을 애꿎은 음성 통화료와 문자메시지 요금, 기본료로 전가하는게 피할래야 피할 수가 없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데이터 통신이 활성화 되어야 가격 인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세계 최고의 3.5G 커버리지를 가진 한국 그러나.
도쿄에 가서 놀란 사실은 은근히 많은 사람들이 무선 인터넷을 사용하더라는 사실이다. 전철에서 사람들은 메일을 주고 받으며(일본에서 메일은 보내고 받는데도 데이터 수신료가 든다고 한다) 무선 인터넷을 검색한다. 반면 한국의 지하철에서 휴대폰은 DMB를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전화통화를 하거나 문자를 주고받는 수준이다. 일본에서는 주력 서비스가 WCDMA로 일반적으로 3세대로 보는 서비스이다. WCDMA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384kbps 내외의 속도가 나온다. 결코 빠르다고 볼수는 없는 속도이다. 현재 주요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일부 신형단말기를 시작으로 HSDA 서비스가 전개되고 있는 현실로, 사실상 거의 대부분의 망을 HSDPA로 구축한 한국에 비해서는 결코 우세하다고 볼수많은 없다. 전세계를 둘러보아도 전국적인 HSDPA 커버리지를 갖춘 국가는 드물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하지만 인프라가 어찌됐던간에 무선 인터넷 이용은 주춤하다. 주변을 살펴보아도 벨을 바꾸거나 게임을 다운로드 받는 정도의 사용을 하지 적극적으로 컨텐츠를 읽고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나 자신도 잘 하지 않는 편이다. 그 이유에 대해서 흔히 통하는 미신이 ‘한국이 전국 어디나 최고급의 유선 인터넷이 제공되므로 무선 인터넷의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라는 사실이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것은 궤변이다. 스마트폰이나 iPod touch 등 본격적인 무선 브라우징이 지원되는 단말기를 사용해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무선 인터넷이 생활을 바꾸어 놓았다. 고 요컨데 요즘 인기가 있는 트위터를 예를 들어서 생각해보자, 서울 한복판에 있어도 트위터를 하기위해서는 컴퓨터를 찾아서 PC방을 찾아야한다. 메일을 읽거나 블로그를 한다고 생각해보자 역시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서 달리는 전차에서 갑자기 중요한 정보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예를들어 행선지에 관한 정보가 될 수도 있고 목적지에 가서 필요한 정보일 수도 있다. 도처에 FTTH가 깔려있어도 전차에서 내려서 어딘가 인터넷이 되는 PC를 찾아 해메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무선 인터넷은 이제 막 태동하고 있는 셈이다. 무선 인터넷의 필요성에 대해 막 사용자들이 각성을 하기 시작했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본다.
그런 태동하는 싹을 막고 있는 것은 크게 두가지이다. 첫째는 데이터 요금이고 둘째는 폐쇄된 인터넷이다. 우선 데이터 요금을 한번 살펴보자. 현재 별다른 요금제에 가입하지 않고 무선인터넷을 사용하게 되면 1KB에 9.1원이 든다. 페이지만을 살펴보고 약간의 멀티미디어 컨텐츠를 살펴보기만해도 어마어마한 요금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사실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퍼져있고 ‘무선인터넷=비싸다’라는 공식을 심고 있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무선인터넷을 단순히 컨텐츠를 다운로드 받는 수단 정도로만 전락시킨것이 사실이다. 물론 이러한 경우를 막기 위해서 갖가지 요금제가 마련되어 있지만 상당한 기본료를 내야해 본전을 뽑기 위해선 상당히 많이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이러나 저러나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늘어나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또, 대개 사용자들은 한정된 예산의 고정비 형식으로 이동통신료를 포함한 통신료를 지출하는데, 데이터 통신을 사용하기 위해서 추가로 요금이 들면 당연히 대개 사용자들에게는 어울리지 않기 마련이다. 데이터 통신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앞서도 밝혔다시피 당연히 비데이터 통신의 요금을 낮추어 데이터 통신을 사용할 여지를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는데, 데이터 통신 매출은 데이터 통신 매출 대로 올리고 싶고, 그렇다고 음성통신이나 메시지, 기본료는 그대로 건드리고 있지 않으니 결국 데이터 통신은 사용하면 곧 통신료의 인상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음성이나 메시지, 기본료 만으로도 먹고 살만하니까 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IT 강국이라고 하는데(실상 그렇고 말고를 떠나서) 참 빈약한 현실이라 할수 있다.
이미 갈라파고스섬이 되어 버린 모바일 웹
두번째 문제는 폐쇄된 웹 환경이다. 일본의 갈라파고스 화를 조장한 폐쇄형 모바일 웹 모델(이른바 ‘아이모드’ 모델)이 아이모드의 일본내의 인기에 힘입어 우리나라에서도 자리잡고 있지만, 이 자체가 상당히 돌연변이적인 모델이라는데 있다. 일단 수익구조 상당수가 이동통신사에 얽매이는것은 물론이요, 이동통신사의 사이트 내에서 유료로 판매되는 컨텐츠 모델이 주가 되어 있다는것이 문제가 있다. 이동통신사 주도의 이러한 구조는 커다란 기술적인 폐해를 낳고 말았는데. 일단 지난 글(휴대폰의 스펙다운 – 갈라파고스는 만들어진다)에 달린 을(아마 휴대폰 관련 개발자로 짐작된다) 댓글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휴대전화의 데이터 요금제를 개선하기만 하더라도 웹과 왑은 점차 아름답게 표준화 되어갈 것이며, 그 기반에 있는 IT개발자들은 시장이 넓어질텐데 말이죠… 지금처럼 이통사에 맞물려 120, 176, 240, 320, 터치, 윈도우미디어. 하나도 놓치지 않고 개발해야 하는 을의 입장은 정말 미쳐돌아가기 일보직전입니다.
이 글에서 댓글을 쓴분의 말 대로 현재 모바일웹은 WAP이라는 구세대적인 플랫폼에 기대여 있으며, 또 이 표준 규격이라는 것 또한 이동통신사가 제멋대로 정한것에 불과하다. 그것도 한두가지가 아니어서 전화기 종류에 따라 해상도나 레이아웃이 다르다. 보통은 표준이 만들어지고 그것에 맞춰서 휴대전화의 브라우저가 지원하는게 순서일듯 한데, 휴대전화가 지원하면 서비스가 따라가는 식으로 이렇다할 표준이 없다보니 개발자만 죽어나가는 것이다. 이미 해외의 휴대전화는 스마트폰이 아니어도 크기만 제외하면 데스크톱에 들어가는 브라우저와 크게 차이가 없어, 모바일에 특화된 웹페이지는 물론이고, 데스크톱 웹 또한 액세스 하는 것이 가능한것이 현상이다.
그러면 그 표준이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궁극적으로 말해서는 HTML 기반의 데스크톱 홈페이지를 하면 좋겠지만 더많은 모바일 웹사이트를 만들어야 합니다.에서 밝힌데로 해상도와 이동성의 문제, 그리고 점차 rich해지는 데스크톱 사이트의 추세를 감안하여, 모바일 버전의 HTML 홈페이지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가끔 우리나라 인터넷을 들어 거대한 ‘인트라넷’이라고 하지만, 모바일 웹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우리나라 휴대폰의 브라우저로는 현재 우리나라 이외 정확히 말하면 우리나라 이동통신사 브라우저 용으로 설계되지 않은 홈페이지는 접속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인터넷 폰이라면서도 트위터 하나를 할수가 없고, 메일을 하나 읽을 수 없으며, 구글 검색 하나가 할 수 없는것이 현실이다.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갈라파고스 섬이다.
폐쇄성이 낳는 문제는 하나 더 있다. 바로 컨텐츠 유료화 문제이다. 물론 징수와 부과가 간편한 모바일 시장 구조가 나름대로 컨텐츠를 육성하는데 공을 세웠는지 모르지만, 당연히 이동통신업체와의 제휴와 수익 배분이라는 절차를 걸치게 만들었고 당연히 서비스의 폐쇄성을 만들었다. 다음이나 네이버 정도나 되는 포털도 무선인터넷에서는 을의 입장이며 유선에서는 깽소리도 못하는 에스케이나 케이티에 깨갱거리는게 무선의 현실이다. 이러한 서비스 구조는 사실상 원조인 일본과 한국에 거의 국한되다시피 한 구조이다. 만약 데스크톱의 네이버나 다음에서 컨텐츠 하나 하나 검색할때마다 돈이 들었다면, 아마 FTTH로 도배가 되었더래도 지금만큼의 성공은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자그마한 화면에 느린 속도의 무선웹이 성공하는게 오히려 신기한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앞서 이러한 구조가 일본과 한국에만 국한되고 있다고 말했는데, 무선웹의 갈라파고스 현상에 있어서는 한국이 오히려 일본보다 심각하다. 통신사의 홈페이지내에서 거의 가두리 식으로 돌아다니는데 비해, 적어도 일본의 경우 다양한 통신사 외부에 휴대폰용 웹 서비스(모바게 타운, 그리 등)가 존재하고 있고 나름대로 성황이기 때문이다.
아이폰 떡밥 현상은 탈 갈라파고스의 열망이다.
아이폰 떡밥이 뜰때마다 넷상이 부글부글 끓는 까닭은 지금까지의 무선 인터넷에 그만큼 불만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이나 아이팟 기능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역시 풀 브라우즈 기능을 지원하는 인터넷 단말기로써 기대를 부풀어 오르게 한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끼리 무선 인터넷 – 갈라파고스는 만들어진다 (2)
오픈된 웹에 대한 환상과 갈증이 아이폰을 거의 우리 통신계의 자유의 여신이자 구세주로까지 믿어버리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폰이 들어오더라도 회의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는 우리나라의 유/무선 웹의 현실을 나름대로 잘 고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의 모바일 업계와 이동통신 시장 자체가 진일보 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폐쇄적인 모바일 웹과 데이터 요금 구조를 비롯한 요금 체계 전반이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