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대통령의 서거가 남기는 유지를 이어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 마저 돌아가시고 말았다. 이렇게 해서 석달만에 5명의 전직 대통령 중 두명을 보내버리고 말았다. 너무나 애석하고 비통한 노릇이지만 우리 사회의 큰 어른을 두명이나 여읜것이다. 오늘 김 대통령은 입관식을 거쳤고 머잖아 영면에 들 것이다. 지금의 시점에서 김 대통령에 대한 추모 열기는 매우 뜨겁다. 슬퍼하는 이도 많이 있다. 솔직히 이렇게 쉽게 보내기에는 두 대통령의 영향력이 적지 않다는 점을 시인해야겠다.

하지만 추모 열기 속에서 우리는 명심해야한다. 돌아간 분들의 유지를 말이다. 민주화는 후퇴하고 지역감정은 여전히 동서남북으로 한국을 가르고 있고 수도권일극화는 극을 달하고 있으며 북한과는 여전히 사이가 서먹서먹하다. 통일은 근미래에 가능할까? 이런 생각마저 드는것은 무리일까? 납치와 사형판결과 망명과 가택연금을 거쳐서 4수끝에 대통령이 된 김 대통령이나 고졸의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거의 맨손이나 다름없는 정치기반을 다져서 대통령이 된 노 대통령…

두 사람은 한국 정치의 정점인 대통령에 올라섰지만 지역감정이나 남북통일 같은 해묵은 문제를 완벽히 근절하지는 못했다. 한국의 대통령은 이따금 ‘제왕적’이라고 불리움에도 불구하고 그 문제를 뿌리까지 캐내는것은 불가능했다. 그리고 두 대통령은 돌아가시고 말았다.

추모를 하는 가운데에서 우리는 그분들이 꿈꾸었던 세상에 대한 유지를 물려받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이루어 나가려고 조금씩이라도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씩 조금씩 조금씩 노력을 하고 그 성과를 후세에 전해주자. 대통령의 의지와 우리의 의지를 하나 모아서. 그렇게 하나하나 염원이 행동이 되고 유지가 현실이 되면 고인이 뜻했던 바는 조금더 가까워져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불가능할 것이라고 보였던 것이 조금은 더 현실이 되어 있을지 모르는 것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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