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d의 딜레마

iPod은 잘 디자인되었다. 여태껏 iPod에 대한 많은 비판은 들어봤지만 iPod이 디자인적으로 추하다는 소리를 들어본적은 없는 것 같다. 문제는 그 망할 디자인 때문이다. 많은 아이팟은 정말 설탕같이 스크래치에 약하기 때문이다. 떨구거나 부딪히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가방이나 주머니에만 넣고 다녀도 스크래치 투성이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아이팟 사용자들은 액세서리 회사에 돈을 지불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이제 시작이다. 아이팟은 뭔가를 씌우지 않은 상태가 가장 예쁘기 때문이다. 요컨데 요즈음 아이팟의 유리 액정이나 아이팟의 고전적인 스테인레스 경면(鏡面)의 촉감이나 곡선(contour)의 느낌은 정말 훌륭하다. 근년 경쟁사에서도 디자인에 신경을 쓰고 있는데, 보는 것의 측면은 물론 만지는 것의 측면에서도 고민을 해야할 것 같다. 이런 노력을 기울이는 회사가 하나 더 있는데. 소니의 경우가 그러하다. 플레이스테이션 패드의 촉감을 개선하기 위해서 출시 직전까지 원재료 배합부터 제로베이스에서 뒤집었던 적이 있다.

… 해서 결국 액정에 보호 필름 한장 달랑 냅두고 모든 보호 장치들을 벗겨냈다. 마치 스무살의 젊음처럼, 영원하지는 못할지언정 화려한 편을 택하기로 한것이다.  스위스 군용칼을 어릴때부터 좋아해서 몇개 모아두고 있는데 보면 알겠지만 빨간 수지로 만들어진 핸들부분의 멋들어진 광택은 점점 스크래치에 의해서 사라진다. 하지만 그 녀석과 함께 ‘굴렀던’ 추억의 흔적이 된다. 언제까지나 새것같은 아이팟보다는 시간의 때를 풍미하고 싶다. 그렇게 내 손을 거쳐간 아이팟이 세개째가 되는데, 아마도 이 녀석들도 같은 생각이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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