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d의 음질을 논하는 글이 나오면 나는 일단 그 글을 읽을 가치가 있는지를 논하기 위해서 두가지를 따진다. 첫째는 자기 CD를 립(rip)한것인가, 둘째는 이어폰은 어떤것을 물려놓고 들었느냐이다. 이유는 우선 자신이 립한것이 가장 품질이 좋고, 또 비트레이트나 코덱 등을 제대로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P2P에서 굴러다니는 MP3 받아다 쓴 리뷰를 읽을 여유는 별로 없다. 윤리적인 얘기 하기전에 P2P에서 굴러다니는 음악은 제대로 인코딩 안된게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둘째로 이어폰을 기본(stock) 이어폰을 쓴다면 이것도 제외다. 전세계 어느 사이트를 보아도 애플의 기본 이어폰이 좋다는 쪽은 오로지 애플 뿐이고, 그나마도 요즘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사진은 권력이다로 유명하신 썬도그님께서 아이팟의 음질에 대해서 컴플레인하시기에 한번 다른 이어폰을 시도해보시라고 했더니 훨씬 나아졌다고 하신다. 아마 좀 더 투자를 하신다면 더 만족하실 수 있으실 것이다. 따라서 다른 전문적인 리뷰어들도 대개 자기가 쓰던 이어폰을 쓰고 번들 좀 좋은걸로 바꿀수 없는지 불만을 늘어놓는게 일반적이다.
해서, 애플이 이번에 고급 이어폰을 내놨다. 미국에서는 $79불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9만원이 넘는 녀석을 한번 사봤다. 이유는 솔직히 말해서 iPod 5세대에서 touch 2세대로 바꾸면서 2003년부터 여태껏 써왔던 A8 대신에 써볼 녀석을 찾다가 Etymotic Research나 Shure, Ultimate Ears 등의 가격표를 보면서 고민하다가 10만원을 안넘는 듀얼 발란스드 아마츄어 드라이버(트위터,우퍼)를 채택한 이어폰을 애플브랜드로 판매한다는것에 끌려서 구매하게 됐다. 그 성능이야 비교해보지 않았으므로 모르겠지만 Apple 스토어의 리뷰란에는 Superfi 5나 다른 녀석들과 비교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이지만 좀 오버라고 치고(그치만 그 오버가 내가 본 것만 두번째다), 그냥 스펙으로 봐도 사실 10만원안짝으로는 싱글드라이버를 구하는게 고작이니 시도해볼만 했다.
결론은 아주 만족한다. 조그마한 리모트도 만족스럽고 저음도 단단하고, 그러면서도 역시 다른 영역도 좋다. 아무래도 커널형으로 오픈형인 A8보다 훨씬 차음성이 높은 까닭에 성향이 다른 느낌이다.
흰색 이어폰은 아이팟의 심볼과도 같은데 뭐랄까 음질도 좋고 아이팟에 기능도 지원한다. 해볼만한 투자인것같다.
ER이나 Shure, UE와 비교하라면 못하겠지만 적어도 괜찮은 이어폰인것 같다.
2009.1.3 추가 : 미국이나 일본쪽을 보면 전반적으로 고음에 대한 평가는 고르게 좋지만, 저음에 대한 코멘트는 취향이나 전에 사용하던 리시버에 따라 호불호가 조금씩 다른 모양이다. 대체적으로 쿵쿵 울리는 수준은 아니지만 충분하다고 느끼는 듯하다(나도 동의한다). 중역은 BA 특성상 A8에 비해 치밀하지 못한것같다. 어찌됐던 중요한건 가격이다. 어딜 봐도 10만원 안쪽 치고는 충분히 좋다는 반응이다. 보통 리뷰에서는 현지에서 2~3배 이상 하는 제품들과 비교되고 있는게 대부분이었다.
iPod을 조금만 더 사랑해주세요 – Apple In-ear headphones with remote and m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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