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께 엽서 한장 써보시지요?

엊그제 우체국에서 엽서를 몇장 사왔습니다. 엽서값도 제가 마지막에 샀을때는 190원이었던가 했는데 이젠 220원하더군요. 뭐든 다오르니까요…

제가 엽서를 산 이유는 다름이 아니고 제 iPod 셔플을 찾아준 외국인 교수에서 감사를 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아이팟 셔플은 아시다시피 클립이 달려있어서 옷 따위에 매달수 있잖아요? 솔직히 번들 이어폰이 다른 iPod에 있는것에 비하여 좀 짧은게 아닌가 싶어서, 다른 주머니에 넣자니 꼭 선이 짧더군요. 그래서 옷에 달고 다니는데, 하필이면 빠진 모양입니다. 뭐 음악을 듣고 있을때는 워낙 작고 가벼우니 떨어지더라도 귀에 매달린 이어폰에 대롱대롱 매달립니다만. 문제는 이어폰을 빼고 있을때입니다. 그때는 주머니에 넣는게 좋았을텐데 그게 귀찮다고 옷에 넣다가 그만 잊어버린겁니다.

흔하디 흔하고 사실 몇만원 안하는 물건이니 만큼(이제 5만원도 안하죠) 누가 가져갔을법하지 않아서 찾아봤지만 없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다니던 곳마다 물어봤는데 마지막으로 새로 하나 사야하나 싶을때 물어보니 아. 혹시 작은 액정 안달린 물건이냐 해서 색이랑 특징(떨어뜨려서 이가 약간 나갔다는)을 얘기해주니 iPod을 주더군요…

그래서 겸사겸사해서 어떤 분이 제가 수업을 듣는 교실에서 발견했다고 하시더군요. 직접 인사는 못드리겠고… 그렇다고 편지를 쓰긴 또 그래서 사무실로 엽서를 썼습니다. 그래서 생각나는김에 몇장 더사서 아는 분들께 간단한 인사를 드렸습니다.

요즘 편지 많이 않쓰시죠? 미국에서는 전자형태로만 바뀌었지 이메일이 일상적으로 쓰이고 실제로 이메일을 바깥에서 쓸수 있는 기계가 널리 쓰이고 있고, 일본에서도 역시 휴대폰이라는 전달 장치만 달라졌지 결국 편지가 쓰이는데, 우리나라만 그놈의 ‘단문 메시지(short-message service)’ 때문에 편지는 둘째치고 음성 통화조차도 줄어들어버렸죠. 감사하고, 사랑하고, 미안하고, 기쁘고, 슬프고… 모든 것들이 우리 한국인들에게는 40자로 제한되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뭐 요새는 MMS라 해서 장문도 보낼 수 있게 되었지만, 이제는 40자의 테두리가 너무 익숙해져서 제 주위의 아무도 MMS를 쓰지 않죠. ‘핑’하고 치면 ‘퐁’하고 대답이 오는 것에만 익숙해져서 그런가 봅니다. 좀더 우러나는 문장을 쓰고 좀더 음미하고 대답할 수 있는 문장은 오고갈 수 없는 것일까요… 마치 채팅방에서 채팅하듯이… 문자를 주고 받는 것 같아서… 너무 즉흥적이고 인스턴트 같아서… 쩝.

옆에 나라에서는 연하장 겸해서 매년 엽서를 ‘공해’수준으로 찍어내고, 애가 태어나거나 이사를 하거나 하면 지인에게 엽서를 보내는 것이 일상적이라지요? 뭐 요것도 디지털이 되면서 예전만은 못하다지만.

아무튼 제가 이걸 내일 학교 우체국에서 부치면 교수는 2박 3일이 지나야 받을 수 있겠지요. 몇십년전부터 속달이란게 있었고, 십수년 전부터는 빠른우편이라해서 1박 2일이면 됐었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젠 등기가 아니라면 무조건 2박 3일이라지요? 마치 콩코드가 사라진 대서양 노선 같은 느낌이군요. 다른건 점점 빨라지는데 이것만 느려지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이번에 엽서를 쓰면서 느낀것이지만. 엽서라는게 쓰기에 따라 생각보다 공간이 많습니다. 손바닥 만한 종이에 의외로 많은 내용이 들어가죠. 하지만 또 쓰다보면 금방 채워지는게 또 엽서입니다. 우리 모두 사랑하던 사람에게 혹은 지인에게 장문의 편지를 쓰던 옛날로 돌아가자는건 아닙니다. 짧게나마 연락이 뜸했던 분들이라던지, 항상 연락을 했더라도 문자로 단편적인 이야기만 하시지 말고 엽서 한장 써보시는것 어떻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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