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거탑… 이름부터가 뭔가 묵직해보이는 제목이다. ‘거탑’이라잖나. 하얀색을 하면 무엇을 생각나는가? 뭐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병원’과 의료계 그자체를 연상시키는 하얀색에 ‘거탑’이라는 단어를 붙였다. 나중에 드라마를 보고 나서 아시겠지만 제목 선정이 탁월하다 싶은 것이, 한명 두명의 개미로써는 흔들래야 흔들수가 없는 거대한 옹성. 그게 바로 의료계, 즉 다시 말해 ‘하얀 거탑’ 이라는 것이다.
이 드라마는 의료 드라마라고 봐야 무방할 듯하다. 다시 말해서, House M.D. 나 Grey’s Anatomy 같은 ‘의학’ 드라마 가 아니라는 뜻이다. 즉,
하얀 거탑은 자이젠과 사토미라는 국립나니와대학병원의 동기이자 각각 외과와 내과 조교수를 주인공으로 하고있다. 자이젠은 지독한 성공지향성 인물로써, 성공을 하기 위해서 부자에게 데릴사위가 되고 그의 도움을 십시일반으로 받아, 출세를 꿈꾸는 인물이다. “교수가 되겠다”라는 것을 숨기지 않는 야심과, 카리스마 거기에 엄청난 실력을 자랑하는 그를 상사인 아즈마 교수는 불편하게 여긴다.
한편으로 사토미라는 내과 조교수는 자이젠과 전혀 상반되는 인물이다. 교수가 되기 위해서 갖은 술수와 뒷구멍을 활용하는 자이젠과는 달리 ‘연구 성과로써 평가받아’ 교수가 된다고 믿는 인물이다. 그는 대단한 원칙주의자이고 대학내의 권력 구도와는 상관없이 의사는 그저 의사로써 평가받는다고 생각하여 자이젠을 여러차례 난감하게 – 그게 결과적으로는 또 옳다 – 한다.
이 드라마는 2부로 나뉘어 처음 10화는 자이젠이라는 사람이 오만가지 권모술수를 통해서 교수라는 자리에 오르는 것 그리고 자이젠의 의료사고를 두고 일어나는 법정 공방이 그 후반을 다룬다.
물론 도덕적으로보나 원칙론적으로 보나 대체로 사토미가 하는 행동이 옳지만, 또 한편으로 자이젠의 행동 또한 완전히 뿌리칠 수 없는 것이, 또 한계요 딜레마인듯 싶다….
이 드라마, 꽤 묵직하고, 버거운 내용이다. 거기에 일본드라마 치고는 꽤 긴 22부작(특별 1회 포함)이라 일본드라마의 보통 템포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는 마치 사극을 보는 느낌이다. 하지만 한번 보실만한 가치가 있다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