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드라마에서 휴대폰 벨소리의 비밀 – 우리나라도 진동 내지는 단음으로 해야

어떤 분들이던 일본을 여행해보면서 전철이나 지하철을 이용해본 분들은 일본인들이 휴대전화 매너를 상당히 잘 지키고 있다는 것을 알것이다. 그런데 일본드라마나 영화에서 나는 묘~한 공통점을 발견해냈다.

“멜로디 벨소리가 없다.”

라는 것이다. 물론 딱 한번, 예외를 보았다, ‘꽃보다 남자(2005)’에서 도묘지가 츠쿠시에게 줬던 휴대폰의 착신음이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 테마였던 점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휴대전화가 두가지 패턴이다. 진동이거나 아니면 띠리리리 하는 90년대 틱 한 벨소리라는 것이다.

이게 무슨 개뿔 뜯어먹는 소린가 하겠지마는, 이상하게만큼 멜로디 벨소릴 듣기 힘들다. 뭐 담합이라도 하는건가 싶을정도로 말이다. 그러다가 오늘 텔레비전을 보다가 그런 이유를 짐작 하게 됐다.

갑자기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다가 갑자기 귀에 익은 소릴 들었다. 내 전화 벨소린것 같았다. 죽어라 뛰어가니 뚝하고 끊기더라, 그래서 확인해보니 전화기에는 아무런 착신의 흔적이 없고, 내 방의 TV속 드라마 주인공이 히스테릭한 목소리로 조잘대며 휴대폰으로 떠드는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넨장맞을.

내가 한번은 휴대폰을 잊어버려서 임대폰을 빌려서 잠시 들고 다닌적이 있는데 그 녀석이 요즘 세상엔 구경도 힘들다는 단음 부저가 달린 녀석이었다. 매너모드로 하는 것을 까먹고 버스에 올랐다가 갑자기 울리는 ‘띠리리리’ 소리에 시선이 모조리 이쪽으로 모이는 통에 차마 받지는 못하고 전원을 분리해버렸던 기억이 있다.

흐음…. 그 기억과 이 해프닝이 머리에서 조합이되면서, “아 맞다, 만약 ‘띠리리리’나 진동을 사용하는 것은 어쩌면 시청자들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교차했다. 좀 비약같은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미국에서는 프로젝션TV등 일부 TV에서 방송국 로고 같이 장시간 나오는 영상의 잔상이 맺히는 것을 막기 위해서 로고의 애니메이션을 강제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굳이 어려운 생각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적어도, 어떤 특정 벨소리를 사용함으로써 생기는 간접홍보를 막기위해서라는 생각도 든다. 예를들어서 어떤 드라마에서 남자 혹은 여자 주인공이 사용하는 벨소리가 당장 인기를 끌었던 적이 몇번 있었기 때문이리라.

흐음…. 암튼 왜 일본애들이 그렇게 욕먹으면서도 잘사는지는 알면 알수록 깊어지는 미궁과도 같구나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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